외국인 매도세따라 소폭 조정 … 건설·증권주 중심 저가매수 전략 바람직

설 연휴가 지나면서 주식시장이 또 한차례 고비를 맞고 있다.연초 이후 2조5천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돌변했기 때문이다.통상 유동성 장세하에서는 유동성 보강속도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장세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연초 이후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이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와 정부의 적극적인 안정책에 힘입은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 기대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식시장의 상승지속 여부도 이 두 변수의 향후 추이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지난주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경기둔화와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0.5% 포인트의 대폭적인 인하를 투자자들이 고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금리인하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 국내 증시에 투자했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도세를 좀더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그러나 연초 이후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중 80% 이상이 중장기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외국인 매수우위 기조가 마무리됐다고 보기 어렵다. 설 연휴를 전후로 한 엔화강세 반전과 미국 금리인하 폭이 적을 것이라는 우려감에 따라 매도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이라면 단기자금의 이익실현용 매물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하와 그로 인한 세계 유동성의 증가, 경기 연착륙 가능성 증가 등을 기대한 중장기 외국인 주식매수자금 유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세 회복조짐국내 금융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나쁘지 않다. 정부의 강도높은 금융시장 안정책으로 신용경색이 해소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월에만 4천2백30억원 규모의 BBB+등급 이하 회사채가 발행됐거나 발행될 계획이며 전체 회사채(무보증) 발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로 지난해 4분기 5% 내외에 비해서 급증세를 기록하고 있다.회사채 신속인수와 공적자금 투입 등으로 투신권 유동성 보강도 1/4분기 중에 10조원 가량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 실세금리 하락으로 자산운용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금융기관들도 회사채 시장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자금시장의 선순환 조짐은 기업의 부도 리스크를 크게 완화시켜주고 주식투자 메리트도 높여주는 요인이 될 것이다.단기적으로 2월 초까지의 주식시장 흐름은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폭과 외국인 매매패턴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유동성 장세를 이끌어 왔던 미국 금리인하 추세와 그로 인한 세계 유동성 증대 기대감,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세 회복 조짐 등이 급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2월 초까지 증시는 외국인 매매패턴에 따라 다소간의 조정을 받을 수 있겠으나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당분간 외국인 보다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주요 매수주체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인선호주인 증권, 건설과 중저가 개별 종목 중심의 저가 매수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 약화로 탄력적인 지수 상승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종목별 단기 매매로 대응하면서 향후 장세변화에도 대비하는 탄력적인 매매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주식시장이 현 유동성 장세의 연장여부를 타진해보는 중요한 분기점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