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인치 모니터를 눈에 달고 다닌다.”안경처럼 끼는 형태의 개인용 표시장치가 개발됐다. 실리콘밸리의 중심부 서니베일 시에 위치한 인비조(www.inviso.com)가 1월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 출품한 이셰이드(eShade)가 바로 그것.이 제품의 모습은 3차원 입체영상을 볼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안경과 비슷하다. 이 제품을 노트북 컴퓨터에 연결하면 안경을 통해 컴퓨터 화면을 볼 수 있다. 물론 함께 연결된 헤드폰을 통해 소리를 듣는 것도 가능하다. 이셰이드를 사용하면 약 75cm 떨어진 곳에 있는 19인치 모니터를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해상도는 800×600픽셀로 15인치 일반 모니터의 해상도와 비슷하다.이셰이드의 안경 렌즈 부분에는 우표만한 표시장치가 부착돼 있다. 이 장치는 ‘실리콘 표면 위의 액정’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이용해 만든다. 이 우표딱지 만한 스크린에 19인치 모니터 크기의 화면을 표시할 수 있는 비결은 이 회사가 개발한 ‘옵티케이프(OptiScape)’란 이름의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에 있다. 이 기술은 가상의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 회사 창업자인 알프레드 힐드브란트 회장은 이 제품을 ‘인간공학적인 확대경’이라고 부른다.이셰이드의 안경 렌즈 부분에는 '실리콘 표면 위의 액정'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이용해 만든 우표만한 표시장치가 부착돼 있다.인비조는 이 제품을 올해 1/4분기중 시판에 나설 계획이다. 가격은 6백달러선으로 잡고 있다. CES에서 만난 이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은 이동중에 보안이 필요한 작업을 하는 전문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노트북컴퓨터의 배터리를 오래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셰이드는 기존 노트북에 비해 전력소모가 4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이 회사는 앞으로 이 제품을 휴대형 정보기기의 표시장치로도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미 개인정보단말(PDA)이나 휴대폰용 모니터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또 이 제품은 차세대 영상이동전화(IMT-2000)용 표시장치로 가장 적합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PDA·IMT-2000 등에 장착, 시장전망 밝아이 제품은 발상을 뒤바꿔 완전한 컴퓨터 화면을 조그만 제품에 나타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제품에 대해 ‘괴짜가 만든 환상’으로 실용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한두 사람이 재미삼아 쓸 수는 있겠지만 대규모 시장이 형성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힐드브란트 회장은 “이미 고객이 줄을 섰다”고 응수한다. 그는 “이 제품을 사용해본 사람의 90%가 ‘베타 테스트에 참가해 이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볼 수 있겠는가’라고 물어온다”고 주장한다. 또 지난해 6월 1천6백6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할 때 퀄컴 사이프레스세미콘덕터 미쓰이 셰브론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선뜻 참여한 것은 이 제품의 상품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의 하나로 손꼽았다.힐드브란트 회장은 장기적으로 기존의 모든 디스플레이가 이 제품으로 대체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앞으로 정보 보안이 더욱 중요해진다. 따라서 비행기 같은 공공장소에서는 물론 사무실 안에서조차 자신이 하는 일을 회사 내의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도록 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셰이드 같은 개인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아직 이 제품은 무게가 다소 무겁고 눈에 착 달라붙지 않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또 가격도 다소 비싼 편이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국계 인큐베이터인 얼리엑시트(www.earlyexit.com) 박승진 사장은 “3백달러 정도라면 선뜻 사겠다”며 가격이 비싼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