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완료뒤 M&A 전문법인 대표 맡을 듯 … ‘부활’ 여부는 미지수

현대투신증권 매각 협상은 이익치 전현대증권 회장이 막후에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전회장은 현재 미국 LA에 거주하면서 정몽헌 현대회장에게 매각 협상과 관련된 상황을 수시로 보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AIG 외자유치를 추진하다가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이후 자취를 감춘 그의 최근 거취를 알려주는 대목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이전회장의 최근 행보를 추측케 하는 또 다른 단서는 정회장이 매각협상 파트너인 AIG사와 공동출자로 미국에 M&A 전문법인을 설립할 계획인데 이전회장이 이 법인의 대표를 맡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대투신 매각을 포함해 국내외 기업의 인수합병 프로젝트를 전담할 이 M&A 법인은 정회장과 AIG사가 합의한 사항으로, 현대 금융계열사의 매각협상이 종료되는 오는 5월 세워질 예정이다.이를 두고 금융계에서는 “현대가 투신증권, 투신운용, 증권 등 3개 현대 금융계열사를 매각하면서 다국적 금융재벌 그룹인 AIG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투자은행에 진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현대측은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AIG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신치용 현대증권 M&A팀 이사는 “M&A법인 설립은 정회장과 외국파트너 그리고 AIG사가 합의한 사항으로 현대투신 출자 계약이 끝난 뒤 세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법인은 AIG가 대주주로, 현대증권을 투자파트너로 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이사는 이전회장 관련설에 대해서는 “현대 투신 매각 협상에 이전회장은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M&A법인 설립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인했다.M&A법인, AIG가 대주주로 참여그러나 현대 고위 임원은 “이전회장이 이 법인의 대표를 맡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습을 감췄지만 현대투신 매각협상을 막후에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사실상 금융가에서 물러난 이전회장이 다시 재기한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이전회장은 지난해 재계 인물중 가장 부침이 심한 인사로 지목됐다. 그는 정몽헌 현대회장의 최측근으로 신임을 받았고, 바이코리아 붐으로 현대 금융계열사의 약진을 진두지휘했지만 주가조작 사건으로 쓸쓸히 금융가에서 사라졌다.측근들에 따르면 이전회장은 현재 미국 LA에 거주하는 두 아들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주위 이목 때문에 외부활동을 중단한 채 집에서 쉬고 있다는 것. “현대투신 매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측근의 부인에도 이전회장의 현대투신증권 매각 관여설이 제기된데는 그의 왕성한 활동성과도 무관치 않다. 전성기때 전국을 누비며 투자붐을 일으켰던 장본인으로서 현대 금융계열사 문제에 대한 ‘결자해지’ 차원에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금융계 관계자들은 “이전회장만큼 현대증권과 투신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매각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어쨌든 만일 그가 이번 매각건에 관련됐다면 현대투신 매각성공에 따른 성공보수를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금융가에서 완전히 은퇴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