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 속 한부신 부도, 대세상승 난기류 ···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 '수익 톡톡'

‘계절적 반등인가, 대세상승 조짐인가.’아파트 값이 반등세로 돌아서고 중소형 빌딩 거래가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부동산경기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와 금리 하향조정에 타격을 받은 뭉칫돈들이 부동산을 ‘피난처’로 삼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대세상승 낙관론’에 불을 지핀 상태.실제로 5%대까지 떨어진 정기예금 이자율에 속이 타는 중산층 중 상당수가 부동산상품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서울부동산컨설팅 정승섭 이사는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진 후부터 투자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트로컨설팅 윤재호 사장도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으로 경매 등 실속 투자를 검토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부동산전문가들은 ‘관심 증가가 곧 대세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경기의 척도로 통하는 아파트 값의 경우 최근의 상승세가 ‘이사철 반짝 장세’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1월 들면서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하며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지난 주 조사에선 다시 상승폭이 둔화되었다.이 회사 김병욱 이사는 “호가 기준으로 가격상승이 일어나고 있지만 계절 요인을 제거하면 실제로는 가격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부동산경기와 실물경기간의 동행성이 커지고 있어 금년도 아파트시장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한국부동산신탁 부도 사태도 낙관론에 제동을 거는 요인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건설업계 위기가 한부신 부도로 정점에 달했기 때문. ‘믿을 곳이 없다’는 수요자 심리가 신규 분양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이는 건설사 경영 악화로 직결되는 상태다.그렇다면 어떤 부동산상품에 돈을 묻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경기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도 투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게 관건이라고 말한다.즉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과 향후 가격상승 가치를 내포한 상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동산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던 시대가 지났고 과거같은 활황도 기대할 수 없지만, 안정성과 환금성을 갖춘 투자상품으로 ‘역시 부동산만한 것이 없다’는 의견이다.부동산전문가들은 저금리시대 유망 투자대상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첫 손 꼽고 있다. 고정적인 현금수입에 가격 상승 기대까지 만족시키는 주택 임대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 잠실·청담·도곡지구가 잇따라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재건축 시기가 임박했다는게 가장 큰 근거. 빠르면 올 연말부터 이들 단지에 살고 있는 2만9천8백여 가구가 이주를 해야 함에 따라 강남, 서초, 송파권 전세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재건축 이사 수요가 아니라도 갈수록 전세·월세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평이다. 이사철마다 재연되는 전세품귀 현상은 서울·수도권에서 이미 전국 대도시로 확산된 상태다. 소형 중심의 임대제도가 발달한 일본처럼 당분간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6%대 까지 떨어진 정기예금 이자율에 속이 타는 중산층 중 상당수가 부동산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노후주택 리모델링, 임대수요 노릴 만LMS컨설팅 이문숙 사장은 “강남권 이면도로의 10년 이상된 3~4층 주택을 매입해 임대용 주택으로 개조, 임대수요를 흡수하라”고 권했다. 10년 이상된 주택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매입부담을 덜 수 있고, 리모델링을 통해 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렬 부동산써브 대표도 “임대주택사업 외엔 딱히 부각되는 상품이 없다”고 전제하고 “지하철역과 가까운 노후 주택을 매입, 임대용 주택으로 재활용하는 전략을 세울 때”라고 말했다.원룸형 아파트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리얼리치 이창수 사장은 “강남권 원룸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하고 “독신자, 신혼부부 등이 작은 집을 찾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원룸형 아파트의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분양된 서초구 서초동의 원룸형 아파트 대우아이빌은 19평형 경쟁률이 1백대 1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중소형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이나 원룸형 아파트에는 월세방식이 정착되고 있어 매달 현금 수입을 기대할 수도 있다.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은 2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어 초기 투자비를 절감한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부동산컨설팅 정승섭 이사는 “외국인용 빌라는 보통 연 15%대의 수익률을 기록, 금융상품보다 월등한 투자가치를 자랑한다”고 밝혔다. 또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투자도 글로벌화해야 성공한다는 주장이다. 서울 한남동, 이태원동 등지에서 60평 이상 빌라를 매입,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을 하려면 보통 5억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하다.입주가 임박한 중소형 아파트 분양권과 도심 재개발구역의 조합원 지분도 ‘임대수요 증가’를 근거로 추천상품 대열에 올랐다. 내외주건 김신조 대표는 “저금리 시대에는 수익성을 좇다 안정성과 환금성을 놓치기 쉽다”며 “입주가 임박한 중소형 아파트 분양권은 금융·기회비용을 절약하고 안정적이어서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중소형 새 아파트는 전세수요도 꾸준해 임대용으로도 적격이다.입주 임박 중소형 아파트 리스크 적어반도컨설팅 정종철 대표는 한강변 재개발구역 조합원지분을 추천했다. 서울 금호동, 옥수동, 한남동 등지는 강남권 재건축 이사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입지인데다 단기투자용으로 손색이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 옥수12구역과 금호11구역의 경우 갓 구역지정이 되었거나 임박한 곳으로 1억원 미만의 자금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상태다. 정대표는 “계속 보유해 한강변 아파트 로열층에 당첨받을 경우 희소가치로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투자일 경우에도 연 10% 이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게 정대표의 설명이다.한편 요즘이 ‘임대사업 적기’라는 주장에 반대 의견도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는 “임대사업이 이론상으로는 괜찮지만, 정기예금 금리이상 수익을 내려면 월 1% 이상 월세를 낼 수 있는 수요자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월세 수요가 많지 않아 다시 전세로 시장이 전환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이사는 임대사업 대신 무릎선 가격에 살 수 있는 아파트를 고르는 ‘저점 매수전략’을 펴길 권했다.코리츠 김우진 대표도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다면 임대사업은 다소 부담스런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여유자금을 단기로 운용할 수 있는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다면 7월 발매 예정인 부동산투자신탁 상품 ‘리츠’를 준비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전문가들은 주로 주거용 부동산을 추천한 반면, 상업시설이나 오피스 빌딩은 ‘피해야 할 대상’으로 꼽았다. 실물경기가 침체한 상황이어서 같은 수익형 부동산이라도 상업용 부동산은 경쟁력이 약하다는 이유에서다.반면 올 7월 발매 예정인 리츠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외국계 부동산회사와 국내 금융기관 등이 리츠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어 수익률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리츠 발매를 계기로 전통적인 ‘부동산 가치’에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리츠(REITs) 발매 카운트다운 / 운용자 자질·사업내용 살펴야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주식발행을 통해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전문가들이 개별 투자자를 대신해 부동산을 취득·처분·개발·개량하고, 여기서 매년 발생되는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는 선진국형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이다.리츠는 주식형태로 거래되기 때문에 1백만원으로도 대형 빌딩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언제든지 필요한 만큼의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직접투자에 비해 환금성이 높다. 리츠를 운용하는 부동산투자회사는 개별 투자자를 대신해 부동산에 투자하고, 이에 따라 발생되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되돌려 준다. 단 손실이 발생하면 개인 투자자가 감수해야 한다. 리츠사는 일종의 중간 매개체이므로 외국에선 리츠사가 부동산을 취득·처분할 때 취득세·등록세 감면 등과 같은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부동산투자회사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법인세법이나 조세특례제한법 등의 개정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리츠사의 상장규정이 마련되어야 하고, 리츠사에 대한 별도의 기업회계준칙이 마련되어야 하는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주관하고 있는 건설교통부는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고 계획하고 있다.리츠사는 단순히 부동산을 사고 파는 회사가 아니다. 또한 개발사업을 하는 개발업체나 리모델링 업체도 아니고, 단순한 임대사업자도 아니다. 리츠사는 부동산을 기초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좋은 부동산을 값싸게 구입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부동산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최고의 임대료를 받고, 최소의 비용으로 관리해야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레몬을 레모네이드로 전환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듯, 리츠는 그러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문가들이 자본과 연계되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곧 리츠인 셈이다.따라서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단지 리츠를 통해 부동산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리츠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동시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리츠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떠한가를 살피는 것도 무척 중요한 투자행위인 셈이다.리츠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 투자손실이 발생하면 개인 투자자가 감수해야 한다. 부동산투자회사법(안)에서는 투자자의 이해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설명의무와 자료공시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투자자가 투자와 관련한 정보에 대해서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며, 아울러 건교부나 금융감독위원회의 공고명령제도, 시정조치제도를 명문화하고 있다.이러한 내용을 주지하고 부동산투자회사가 내놓은 서류들을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떤 회사인지, 무엇을 하고 있으며, 향후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야 한다. 투자에 앞서 회사와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절차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