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 정보로 신약 개발 가속도 붙을 듯 … 질병 퇴치·수명연장 꿈 실현 멀잖아
인류는 지금 역사상 세번째 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산업혁명과 정보혁명을 지나서 새천년과 함께 시작된 바이오 혁명이 그것이다.기술에 의한 창조적 파괴가 바로 바이오테크 혁명의 핵심이다. 바이오 혁명은 인간 게놈 분석의 성공으로부터 시작된다. 최근 생명의 설계도인 DNA의 모든 서열이 분석되어 전체의 3%에 해당하는 3~4만개의 유전자가 밝혀지게 된 것은 생명의 신비를 벗기는 가장 중요한 첫 단계가 완성된 것이다. 이번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완성은 나중에 이집트 문명의 해석을 가능하게 했던 나폴레옹 군대의 로제타 석비 발견에 비유될 수 있다.이제 세번째 혁명인 생명공학시대를 맞아 미래사회는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가. 생명공학기술은 보건의료산업의 모든 도구들을 바꿀 것이며 그 중에서도 제약산업에서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게놈학(Genomics)의 완성은 인간 30억개 염기의 의미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개인 게놈의 특성을 분석하고 질병을 개인별로 예측하게 해 줄 것이다.게놈의학은 개인별 맞춤의학시대를 개막해 21세기 의학의 새 지평을 열게 할 것이다. 결국 사람은 게놈의학을 도구로 생명의 신비에 도전하여 질병퇴치와 수명연장의 꿈을 실현시키게 될 것이다.바이오혁명에서 이미 선보이고 있는 중요 선도기술들이 게놈의학의 핵심 도구들이다. 게놈의 플랫폼 기술(Platform Technology)들로는 DNA칩기술, 유전자이식기술(Transgenic technique), SNP지도, 게놈DB(Genome database)구축기술, 끝으로 이 모든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기술이 있다.질병 유전자 알면 이미 신약 개발된 것현재 바이오산업에서 사용되는 몇가지 도구들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다.DNA칩기술은 마이크로어레이(Microarray)라고도 불리는 기술로서개인별 유전정보 또는 질환별 유전자군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 DNA칩에는 cDNA칩과 Oligo칩이 있다. cDNA칩은 병든세포내의 유전자발현 패턴을 알게 해주고 Oligo칩은 특정유전자의 돌연변이 상황을 알려준다. 최근 MIT대의 E. 랜더박사팀이 기존의 임파종 분류법에 DNA칩으로 찾아낸 유전자패턴에 의한 새로운 형을 추가하여 항암치료 등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단일염기 다형성(SNP)은 인간 게놈에 평균 1천bp마다 하나씩 발견되는 개인별 염기서열 변이로 빈도가 전체의 20% 이하인 것들은 질병과 연계될 경우 질병후보 유전자를 찾는데 매우 유용하다. 최근의 ‘Genaissance’라는 바이오테크사가 개발한 SNP 해플로타입(Haplotype)은 질병발생 예측에 매우 유용한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최근연구로 천식관련 유전자로서 β2-아드레너직 수용체의 haplotype을 조사해 질병검색에 사용할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SNP지도와 동시에 민족별 게놈DB구축사업도 미래 의학의 기본 인프라이며 국내에서도 이미 개발 중에 있다.바이오 혁명으로 제공되는 인간 게놈 정보는 신약개발에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신약개발의 상황을 보면 향후 5년 이내에 최고 판매약(top-selling drug) 15개중 11개가 특허가 완료되며 매년 새로 시장에 도입되는 신약의 수는 감소하고 있다. 게놈정보로 질병유전자를 먼저 찾고 신약을 검색하면 20배 이상 신약타깃 물질을 찾을 수 있다. 현재 기존의 방법으로는 매년 5백개의 타깃밖에 찾지 못하고 있으나 게놈정보의 이용으로 5천에서 만개의 새로운 타깃이 얻어지게 된다.신약개발에서 관련 질병유전자를 알고 있다는 것은 신약이 이미 개발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검색할 후보 화합물을 바로 유전자 활성측정시험에 사용해 짧은 기간에 후보물질을 검색하게 된다. 기간은 12.5년에서 5년으로 단축되고 화합물 검색수가 감소하고 후에 전체적인 후보물질의 수가 10~20배 늘게 되어 20분의 1에서 30분의1로 경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신약개발 기간의 단축과 경비절감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게놈의학은 이제 수많은 질병의 원인적 치료약을 값싸게 공급시켜 줄 것이다.신약개발과 함께 약물게놈학(Pharmacogenomics)이 실용화된다. 약물게놈학은 약과 개인별 유전형을 맞춰주는 학문분야이다. 특히 미국자료보고에 따르면 대부분 병원에서 전체 3%의 환자에서 약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한 바 있다고 한다.약물게놈학도 실용화따라서 제약회사들은 기존의 약과 신약 모두에 있어서 심각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하여 게놈분석을 약마다 시행할 수밖에 없다. 과민성체질이라는 것도 기존의 집단적 기존의학에서는 환자의 책임으로 미룰 수 있었으나 게놈의학에서는 회사의 책임이 되므로 모든 제약사들이 초기부터 게놈분석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게놈의학시대에서 제약회사들은 서로 합병을 통해 크기를 대형화하고 새로운 게놈분석을 통한 신약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의약분업 등의 잘못된 의료제도의 고통으로 한국의학계는 미래변화에 대처할 모든 준비가 소홀히 되고 있다. 지난 50년간 대학원 교육의 부실로 겉모양만 그럴듯한 한국의 의과대학이 내실을 갖추지 않는다면 미래 게놈의학의 대비는 불가능하다. 의료개혁이 미래의학 내용 면에서는 검토되지 않고 외부제도면에서만 검토되어서는 안된다. 현재 게놈연구는 황무지와 다름이 없으며 기존의 의사들이 기본적 지식조차도 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미래 게놈의학을 제대로 도입할 수 없다.의학 혁명이 거대한 물결로 다가오고 있다. 혁명의 모든 도구들이 준비되고 있다. 보건의료산업이 차세대의 산업으로 등장하면서 급격한 의료환경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새로운 게놈의학으로의 변신을 위해서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응용을 시작해야 한다.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겠다는 과감한 의지 없이 우리에게 게놈의학의 새 지평이 과연 열릴 것인지 우리 모두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