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수준의 국내 조선업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조선업계가 공동으로 추진중인 e마켓플레이스 사장으로 내정된 구본룡(51) 온앤오프 회장은 ‘이제야 제길을 찾아 신이 난 듯’ 표정이 밝았다. 그리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구회장이 현대·삼성·대우중공업 등 조선업계가 공동으로 추진중인 e마켓플레이스 사장으로 내정된 것은 올해초. 아직 회사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구회장은 산업자원부 근무 당시 자동차조선과장·산업기술국장 등을 역임한 탓에 조선업에 관한한 꿰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회장으로선 현재 꾸려나가고 있는 인터넷 광고사업 보다 조선업종 e마켓플레이스가 적격인 셈이다.구회장은 조선업계에 인터넷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하면 기자재 재고부담을 줄이는 JIT(Just In Time)방식이 확립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당분간 이영희 온앤오프 사장에게 광고사업 전반을 맡기고 자신은 조선 e마켓플레이스에 주력할 계획이다.그렇다고 해서 아예 인터넷광고 회사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구회장은 온앤오프의 최대주주(20% 보유)이다.“지난해 초 관직을 떠나 인터넷광고 회사에 올 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지분을 참여하는 등 용기를 주었지요. 주주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조선관련 e마켓플레이스설립에 전념하더라도 관료시절 확보한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온앤오프의 광고 마케팅을 측면지원할 생각이다.구회장은 지난 1년간 인터넷 광고회사를 이끌어오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메이저급 광고주였던 세진컴퓨터랜드가 부도를 내면서 온앤오프가 한때 부도위기에 직면했다. 8억~9억원에 달하는 세진의 광고대금을 고스란히 온앤오프가 물어줘야 하는 지경에 처했던 것이다. 하지만 신용을 생명으로 여기는 구회장이 직접 나서 부도위기를 면했다고 한다.“부도위기에 몰렸던 것도 힘들었지만 경쟁사들이 이를 악용해 ‘곧 망한다’는 식의 악성루머들을 퍼트려 더욱 난처했습니다. 상식적으로 (경쟁사들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않더군요.”사실 구회장은 지난해 쌍용자동차 등 굵직한 회사들의 광고대행을 유치하면서 경쟁사들로부터 적지않은 시샘을 받았다.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사업 첫해인 지난해 매출 30억원(광고유치규모 1백50억원)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4/4분기에는 흑자를 기록해 그동안의 경영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는게 구회장의 설명이다.지난해 회사의 적자가 지속되자 인원감축 및 조직개편 등 구조조정을 펼쳤다. 1백20명까지 달했던 직원을 40명으로 대폭 줄였고 회사내 중역의 직급을 없애고 이들의 이름을 딴 ‘유재하 컴퍼니’와 ‘김광헌 컴퍼니’ 등 소사장제를 도입했다. 이들 조직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했다.그는 또 광고기획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금강기획에서 이영희사장을 영입했다. 이사장은 최근 광고대행사로선 처음으로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CEO와 광고’라는 시리즈 광고를 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구회장은 “아직 온라인 시장이 정착하기엔 이른 시기인 것 같다”면서도 “올해 4백50억원 규모의 광고유치는 자신있다”고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