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매각·신규사업 박차·구조조정 한창 …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과제

◆ 약력이상철 사장은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71년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76년 미국 듀크대학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했다.그후 미국 웨스턴 유니온 스페이스컴 선임연구원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통신위성 설계를 담당했다. 88년 재외과학자 유치계획에 의해 귀국, 91년까지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군통신 현대화에 참여했다.91년5월 한국통신에 특채돼 통신망연구소장, 사업개발단장, 무선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96년말부터 2000년2월까지 한국통신프리텔 초대사장으로 재직했다.이사장은 2000년2월부터 새천년민주당 분당을지구당위원장, 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통신은 신규사업 전개, 민영화, 구조조정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각오가 남다를 것으로 생각되는데요.지금은 민영화 길목입니다. 올해 민영화 기반을 닦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개혁을 해야 하며 개혁이 곧 구조조정입니다. 인력, 자산, 변화가능성 등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변화에 익숙하지 않을 뿐입니다. 변화에 익숙해지는 것이 개선해야 할 과제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과제들에 도전하는 것이 의미 있으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IMT-2000 서비스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고 정보통신부도 2세대(2G)와 3세대(3G) 이동전화간 로밍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비스가 연기되는 것인가요.서비스 시기는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2G 사업에 5개 회사가 15조원을 투자했습니다. 이를 폐기하고 IMT서비스를 시작한다면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장비국산화, 속도, 서비스 수요, 단말기 성능, 가격, 경쟁사 동향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해 서비스 시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단말기, 시스템 등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고 고객확보, 서비스 내용 등도 준비가 안된 상태입니다. 단말기는 내년 5월에나 가야 될 것입니다. 특히 복합단말기는 내년 5월까지도 벅찬 상황입니다.▶ IMT-2000 상용화 서비스에 따른 기술개발이 급선무입니다. 대책은 세워져 있습니까.지난 4년간 IMT 상용화를 위해 많은 연구 개발을 해왔습니다. 특히 IMT서비스를 위해 유선 콘텐츠를 무선으로 구현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한국통신은 기존 인프라와 인적자원 등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비부문은 시스템,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준비해야 합니다.▶ IMT-2000 법인 설립, 출연금 확보와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 그리고 한국통신IMT와의 통합 문제 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지난 2월1일 IMT법인설립위원회가 설립됐고 출연금 분할납부 등에 관한 사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IMT법인은 3월중 설립될 것이며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은 5월중에 합병할 계획입니다. 한국통신IMT와의 합병은 그룹차원에서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판단될 때 결정할 것입니다. IMT-2000 가입자는 2세대 가입자가 될 것입니다. 기존 2천7백만 가입자를 이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 추세는 2세대에서 2.5세대를 거쳐 IMT-2000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유선에 날개를 달아주는 확장개념’이 될 것입니다.▶ 민영화와 관련, 정부의 1차 지분 매각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공모 결과 대기업 등 참여율이 저조해 민영화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됩니까.지분 매각은 정부가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할 입장이 못됩니다. 어쨌든 국내 매각 지분 14.7%는 잘 될 것으로 봅니다. 현재 주가(7만원선)로 보면 매입금액이 만만치 않지만 미래가치를 보면 충분한 장점이 있습니다. 지분을 매각하지 못하면 추가 공모를 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한국통신 소유구조를 놓고 정부가 다원체제, 국민주주, 1인 최대주주 등 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1인 최대주주(지배주주)를 허용할 경우에도 한국통신의 독점적 지위와 공익성을 감안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것입니다.▶ 지난 2일 한국통신 IR에서 해외 유수업체와의 제휴가 거의 확정단계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상황을 알려주십시오.몇몇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맺은 상태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싱가포르텔레콤 등 5개사가 거론됐지만 확인해줄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통신의 미래가치입니다.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2월중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지분(15%) 매각을 포함한 사업제휴 방식으로 협상중입니다.▶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한국통신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글로벌경쟁 측면에서 보면 기업문화나 경영시스템 등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탄탄한 재무구조, 4만5천명의 훈련된 인력, 방대한 통신인프라 그리고 2천만 가입자 등이 강점입니다. 앞으로 수익중시 경영과 미래가치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그동안 경쟁의식, 위기의식이 없었고 변화의 필요성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 이대로는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 조직, 수익구조, 기업문화를 정비할 것입니다. 특히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영성과 평가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평가시스템은 서비스별로 경영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투명 경영이 실현될 것입니다.▶ 업계에선 방대한 자회사 정리와 거대 노조, 백화점식 사업 확장 등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앞으로 구조조정은 어떻게 추진해나갈 계획입니까.서비스 재분류 작업을 할 것입니다. 매출, 수익 등을 검토하고 서비스별 코드를 붙여 검토한 후 정리할 것은 정리할 방침입니다. 주요 투자사업에 대해서도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사장을 포함한 임원이 참석해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측면에서 추진할 것입니다. 노조문제도 그렇습니다. 인력감축만이 구조조정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감축보다 배분이 중요합니다. 노조도 직원으로 경영 실적을 올려야한다는 인식을 갖는다면 구조조정은 쉬울 것입니다. 인력재배치, 재교육 등 인력 리소스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고 그렇게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기존 공중파와 CATV와 차별화해야 합니다. 차별화의 하나가 양방향 서비스인데, 한국통신은 방송과 통신을 융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ADSL망을 이용한 새로운 셋톱박스 개발 등을 올해 안에 선보일 것입니다.▶ 최근 LG텔레콤 인수설이 나돌고 있는데요.016(한통프리텔)과 018(한솔엠닷컴)은 로밍, 교환기 시스템 등 하나가 될 수 있는 화학적 요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LG텔레콤은 로밍 교환기시스템 단말기 업그레이드 등 화학적 요건면에서 016과 018처럼 매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딜(deal)은 가치가 있죠. 협상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한솔만큼 시너지 효과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 10조원에 순이익이 1조원이 넘었습니다. 올해 매출과 이익 목표는 얼마인가요.매출액은 11조5천억원, 당기순익 1조8백40억원으로 잡았다. 부분별로 그룹차원의 무선사업 역량강화, 중소기업 대상 B2B 토털솔루션 사업추진, 수익성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등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지난해 경영이 상당히 호전됐으나 30조원 자산에 비해 내실이 부족했습니다. 올해 수익 위주 경영에 치중할 것입니다.▶ 어떤 철학을 갖고 거대기업을 경영하고 있습니까.모든 직장인은 잠자는 시간 빼고 90% 이상을 회사에서 생활합니다. 이 많은 시간을 즐겁게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인생도 즐겁고 회사도 잘 될 수 있습니다. 프리텔의 성공은 회사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일치됐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런 한마음이 모아져야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고 결국 수익경영을 할 수 있습니다.★ Profile in Mirror<펄떡이는 물고기처럼(원제 Fish) designtimesp=20716>. 이상철 사장이 최근 읽고 있는 책이다. 활력이 넘치는 시애틀의 어(魚)시장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는 얘기다. 이사장의 통신 인생도 ‘펄떡이는 물고기’ 같다. ‘엘리트 엔지니어 경영인’, ‘통신전문가’, ‘물불 가리지 않는 스타일’ 등. 그를 지칭하는 말들은 생생하다. 이런 말들의 공통적인 점은 추진력이 강하고 통신에 관해 국내 최고라는 것. 통신전문가로서만이 아니라 경영수완도 뛰어나다. PCS 사업자중 꼴찌였던 한국통신프리텔을 1년만에 2백만명 가입자를 유치해 업계 1위로 올려놓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업계에서는 10여년 간의 한통생활로 한통의 내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IMT-2000, 디지털위성방송, 민영화, 구조조정 등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한통호’를 누구보다 안전하게 지휘할 인물로 적격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