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조직, 관료화, 느린 의사결정, 시장감각 결핍, 기업내 커뮤니케이션 단절.’대기업병의 대표적 증상들이다. 대기업병을 피하면서 이런 복잡성을 경영하는 노하우는 없을까.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성공적인 글로벌 거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전략을 소개했다.우선 20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불리는 GE의 잭웰치 회장. 그는 덩치가 클수록 시장지배가 쉬운 업종에 주력했다. 반면 대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사업은 과감히 포기했다.전직원에게 정기적으로 e-메일 메시지를 보내고 직접 피드백을 받는다는 보잉의 필립 콘디트 회장겸 CEO. “CEO는 고립되기 쉽기 때문에 가능한 한 모든 데이터를 활용해 조직의 위치, 나의 위치, 기업의 위치가 어딘지를 파악하는데 최선을 기울여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챔버스 CEO역시 “정보시스템을 다룰 줄 모르는 경영자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하이테크 경영의 신봉자다. 그는 정보시스템을 통해 매출, 직원 숫자, 수익 마진 등을 하루도 빠짐없이 모니터한다. 노텔의 존 로스 CEO는 “정기적인 청소를 통해 대기업화에 수반되는 복잡성을 줄이는 게 대기업 경영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상황변화로 경쟁력을 잃는 자산을 끊임없이 팔아치워야 한다는 얘기다.기업성장과 함께 폭증하는 CEO업무를 어떻게 감당하느냐도 CEO들의 고민이다.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은 2개의 부회장직을 만들어 경영권을 분담했으며 킴벌리클라크의 웨인 샌더스 회장겸 CEO도 부회장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했다.미국 기업 / 두달새 27만명 감원계획 발표미국 기업들의 감원이 가속화되면서 작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2개월간 발표된 감원계획수가 27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 컨설팅업체인 챌린저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S)는 최근 미 기업들의 감원계획 규모가 작년 12월 13만3천7백13명, 올 1월 14만2천2백8명에 달했다고 밝혔다.1월중 발표된 업종별 감원계획수는 자동차(3만4천9백59명) 통신(2만2천60명) 소매(1만5천3백44명) 인터넷·전자상거래(1만1천8백87명) 컴퓨터(1만94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업체별로는 다임러크라이슬러가 2만6천명으로 가장 많았다.일본 / 기업생산 후퇴, 감산 불가피일본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후퇴국면으로 접어든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수요 둔화로 재고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출하는 전기 등 수출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증가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는 재고조정을 위한 감산활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해지고 있다.광공업품 재고지수는 지난해 4/4분기중 전년동기 대비 2.2%가 상승하면서 98년 2/4분기 이후 2년 반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달리 출하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3.9% 높아졌으나 직전인 3/4분기의 5.8%보다는 상승폭이 둔화됐다.e토이즈 / 경영난 극심 … 폐업 초읽기세계 최대 온라인 장난감 판매업체인 e토이즈가 문을 닫게 됐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 회사는 최근 남아 있던 직원들의 대부분인 2백93명을 해고했다. 현재 e토이즈가 확보하고 있는 현금은 다음달 말이면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이 회사는 나스닥 상장 후 큰 인기를 끌면서 한때 시가총액이 77억달러에 달하기도 했지만 갈수록 적자가 쌓이며 매출마저 부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월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온라인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된 것도 이 회사의 몰락을 재촉했다.★ 핫코너 / 미국 은행 대출 경쟁여성 기업인, 황금고객으로 부상미국에서 여성 기업인이 은행의 ‘황금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여성 기업인들이 은행에서 대출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그러나 지금은 웰스파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원 퍼스트유니언 프릿보스턴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등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여성전용 대출 상품을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대출을 받고 있는 여성 기업인의 비율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로 급증, 남성 기업인(59%)과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은행들의 여성 기업 고객 확보전이 치열해진 것은 여성 기업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 지난 87∼99년에 여성이 소유한 기업(고용인원 1백명 이상)은 전체 기업수 평균보다 6배나 빠르게 늘었다. 이 기간에 여성 기업수는 1백3% 늘었지만 고용인원은 3백20%, 매출은 4백36% 급증했다.지난 99년 현재 여성 기업수는 9백11만개로 전체 기업의 38%에 이른다. 여성 기업인 대출 시장의 잠재력을 맨 먼저 포착한 은행은 웰스파고였다. 이 은행은 95년9월 3년간 10억달러 대출목표를 세우고 여성대출프로그램(WLP)을 시작했다. 미국 은행 최초였다. 그러나 불과 1년만에 10억달러가 동이 났다. 이듬해인 96년 웰스파고는 대출기금을 10년간 1백억달러로 대폭 늘렸다. 95년 이 상품을 출시한 이후 2000년 상반기까지 웰스파고는 총 21만8천명의 여성 기업인들에게 78억달러를 대출하면서 마켓리더 자리를 굳혔다.포천이 발행하는 중소기업 경영전문지 FSB는 “여성 기업인 대출시장을 무시하는 은행은 시장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며 웰스파고의 성공비결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