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투자성향 감안 저평가 우량주 인기끌 듯 ··· 미국 추자금리 인하 기대속 2차 랠리 예상
“더 이상 떨어질 수는 없다.”증시를 이렇게 전망하면서도 선뜻 투자에 나서기는 꺼리는 것이 지금 증시의 분위기이다. 지난 1월 2조7천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 유입됐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은 2천억원에 불과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실한 기대감이 없어서다.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저금리 시대가 시작됐고, 각국의 정부가 경기하락에 대비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어 더 이상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저금리를 못견딘 개인투자자들의 여유자금이 일정 부분 증시로 흘러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렇다면 언제 어떤 종목에 투자할까.일단 저금리 때문에 유입되는 자금의 성격은 비교적 보수적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다시 말해 보수적인 투자성향에 부합되는 우량종목을 우선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허남권 신영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올해 증시는 “시장체질이 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저금리 상황에서 유입되는 자금은 투기종목보다 저평가된 우량주식에 몰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컨대 “연기금 등의 거대자금은 팔기 위해 주식을 매입하기 보다 보유하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에 우량주 중심의 투자패턴이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시장을 리드할 종목으로는 “한국통신 한전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화재 SK 등 업종 대표주와 롯데제과 농심 등 내재가치 우량주 그리고 금리인하로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계열 증권주”를 꼽았다.그는 또 “상승세를 확인하고 들어가면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많아 미리 움직여야 한다”며 “이는 아직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장기보유해도 문제가 없는 종목중 저가라고 판단되는 시점에 사두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허팀장은 “올해 1/4분기 거래소 지수는 650포인트까지 올라가겠지만 코스닥 지수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유는 “코스닥의 경우 투자패턴이 기업의 내재가치를 보고 투자하기 보다는 눈치성 유동성 매수가 극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박문광 현대증권 투자전략팀 수석연구원은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증시 상승에 발목을 잡는 요인은 경기 상승의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지만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면 지금이 저점”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은 1/4분기 거래소 지수를 650~670포인트, 코스닥은 1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박연구원은 “투자유망 종목군으로 저금리의 혜택을 보는 증권주에 관심을 가질 것”과 “무선인터넷, 전자화폐, 엔터테인먼트, 게임, 바이오산업”도 눈여겨보라고 말했다.이들 종목은 현대증권이 예상하는 올해 증시를 리드할 테마종목들. 관련업체를 보면 무선인터넷 분야는 삼성전자, 전자화폐는 IC카드를 생산하는 에이엠에스, 케이비씨 그리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씨엔씨엔터 등이다. 또 바이오 분야에선 마크로젠, 대한바이오링크 그리고 환경분야엔 삼영열기, 성광엔비텍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는 추천했다.특히 환경분야는 정부가 세계적인 기준에 맞게 환경 기준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대기오염방지, 다이옥신제거장치, 폐기물처리 등 관련업체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통신, 반도체 장비와 보안 업종의 대표주로 다산인터네트, 퓨처시스템, 휴맥스, 이오테크닉스를 추천했다.시중 부동자금들이 증시에 유입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미국의 추가 금리인하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2차 유동성 장세가 연출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한동욱 현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금리하락사이클 장세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상대적 선호도는 최소 1/4분기까기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외국인들이 추가 매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원도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추가적인 유동성 보강으로 연초 이후의 상승세가 연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연구원은 “다음 FOMC회의가 3월 후반에 예정되어 있으나 그 중간에 연초와 같이 기습적으로 금리추가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외국인들이 금리인하 재료노출과 경기 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제 유동성 보강과 국내 여건의 호전에 더욱 중점을 둔다는 것. 다만 연초와 같은 공격적인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없겠으나 순매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박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매수자금은 시장내 자금 선순환의 기초 고리로 작용할 것이고, 2차 랠리를 연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경기하락 국면 … 자산가치주가 부각될 것”경기 하락과 금리인하로 증권주의 부각을 점치는 분위기에서 대우증권은 자산가치가 좋은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병수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애널리스트는 “경기하락 국면에서는 기업의 성장가치보다 자산가치가 좋은 종목이 부각된다”며 “자산주(표2 참조)는 아직 테마가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에 선취매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또 자산주는 최근 정부가 M&A사모펀드를 허용할 조짐을 보이고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증가돼 부각될 가능성이 많다.특히 요즘처럼 소형주 장세가 증시를 주도하는 상황에선 시세흐름이 연속적이지 못하고 큰 폭의 등락을 보여 투자 위험이 증대된다. 이런 때 자산주는 기업수익 악화라는 환경에서도 높은 자산가치로 완충요소를 갖고 있으며 M&A가치주로 부상될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지금처럼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지 않고 박스권을 형성할 때 투자전략으로는 증시의 흐름을 잘 타야한다고 증권 전문가들은 전한다.윤용선 삼성증권 시황팀 애널리스트는 “금리인하로 종합주가지수는 2/4분기 670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의 등락폭이 심할 것”이라며 “흐름만 잘 타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수가 하락하면 공포감을 갖지 말고 ‘매수’하고, 지수가 올라가면 막연한 기대감을 버리고 ‘매도’할 것을 주문했다. 유의할 점은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지 체크하고 외국인 매매 동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