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상대 탄탄한 MRO 1백50만 DB구축 '강자' 등극…실무경험 풍부한 맨파워 고속성장 비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있다. 그러나 구슬을 꿸 끈이 있고 엮는 방법을 알고 있어도 정작 ‘구슬’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또 구슬이 아무리 많아도 각양각색의 구슬들이 마구 뒤섞여 있으면 시간은 시간대로 들이고도 원하는 모양의 목걸이를 만들 수가 없다.기업간(B2B) 전자상거래를 위한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할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훌륭한 솔루션과 거래선을 확보했다 해도 담을 ‘콘텐츠’가 부족하거나 업체별·분야별·아이템별로 잘 분류돼 있지 않으면 실패하기 딱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실제 거래가 일어나도록 최적의 콘텐츠를 확보해야만 성공 비즈니스를 약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B2B 콘텐츠 개발업체 인터케이엠(주)(www.interkm.com)은 B2B e마켓플레이스 구축에 꼭 필요한 ‘주옥’ 같은 콘텐츠들을 적시적소에 꽉꽉 채워놓고 의뢰기업들에 ‘보석목걸이’를 만들어 걸어주는 벤처기업이다.기업소모성자재(MRO) 분야만 보더라도 인터케이엠이 확보한 콘텐츠는 아주 방대하다. 현재 구축이 완료된 MRO 관련 데이터베이스만 1백50만건이 넘는다. 콘텐츠 분류 역시 알짜들만으로 깔끔하게 돼 있다. 먼저 믿을만한 제조·공급사의 주요 아이템을 우선적으로 선별해 e카탈로그를 구성했다. 제조사를 선정할 때부터 기업분석에 버금가는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친다. 공인기관의 인증여부는 물론 기술수준과 매출액까지 상세하게 파악한다.이와 함께 구매기업들이 어느 업체를 주로 찾는지, 어떤 제품을 얼마나 많이 구입하는지 등 구매 빈도와 물량 그리고 선호도 역시 필수적인 평가기준이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현재 상위 4백개 주요 제조·공급사의 25만개의 핵심자재를 우선 순위로 완벽하게 선별해 놓았다.인터케이엠이 완성한 표준분류체계를 따르면 각 업종의 특성에 맞춰 회사별로 상이한 물품분류체계를 단일화할 수 있다. 또 기능과 특성을 중심으로 품목을 식별하고 검색할 수 있도록 속성을 정의해 놓았다. 서로 다른 물품의 명칭, 사양 표기 방법을 표준화하고 전품목의 데이터와 이미지를 보강, 정비할 뿐 아니라 중복 자재를 통합할 수도 있다.인터케이엠 분류체계의 또 다른 장점은 뛰어난 범용성에 있다. 대표적인 e카탈로그 분류체계로 4단계 8자리 코드를 사용하는 UN/SPSC(Standard Product & Services Classification) HS코드 등 국제 산업 표준과도 자연스럽게 호환된다. 이는 산업별, 기업별 업무형태나 특성을 다각도로 분석해 하나의 표준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카테고리별로 3~5단계의 트리(Tree)구조를 갖추고 1천여개의 주요 분류 항목도 빠짐없이 정의해 놓았다.또 콘텐츠 관리에 대한 방법까지 새롭게 정의해 집중관리 항목과 분산 관리항목으로 설정했다. 여기에 한글은 물론 영문과 약어 등 다중 용어까지 지원하고 있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인터케이엠에 표준화 작업을 의뢰하는 기업들은 전문 콘텐츠 프로바이더에게 e카탈로그 제작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참여 기업의 콘텐츠 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고객사 확보와 안정적인 고객사간 거래가 보장된다.인터케이엠이 B2B 콘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한 건 지난 99년부터다. 91년 설립된 설비관리 전산시스템(CMMS : Computerized Maintenance Management System) 구축 전문업체인 ‘케이엠(Korea Mainte-nance)(주)’이 인터케이엠의 전신이다.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CMMS를 공급해오던 케이엠은 이 분야에서 국내 시장의 약 70% 이상을 점유하는 설비관리시스템 전문회사로 성장했다.한화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중공업 코오롱 동양시멘트 한국전기초자 등 케이엠이 CMMS 패키지를 공급한 대기업만도 30개 업체가 넘는다. 이처럼 석유·화학·기계·금속·섬유·전자·식품 등 각종 분야에 걸쳐 설비전산화를 진행하면서 꾸준히 관련 콘텐츠를 확보하고 거래선을 터왔던 것이다. 머지않아 설비·자재 시장이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시장으로 옮겨갈 것을 일찍부터 내다보고 기존의 설비·자재 콘텐츠를 인터넷에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케이엠이 쌓아온 노하우가 튼튼한 밑거름이 된 것이다. 특히 MRO 분야를 중심으로 한 B2B 콘텐츠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사업방향을 전환하고 사명도 ‘인터케이엠’으로 바꿨다.대기업 연합 ‘GT 웹 코리아’ 표준화사실 e마켓플레이스에 방대한 콘텐츠를 구축하는 것은 대단히 번거로운 작업이다. 인터케이엠은 케이엠 시절부터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풍부한 실무경험을 갖춘 전문인력 보유하고 있어 이것이 가능했다.그동안 인터케이엠은 실제 거래가 확실한 대기업 연합 마켓플레이스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해왔다. 지난해 코오롱 SK 현대산업개발 삼보컴퓨터 이수세라믹 경방 등 11개 그룹 16개 대기업이 연합한 e마켓플레이스인 ‘코리아 e-플랫폼(KeP)’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사업자로 선정됐다. (주)효성에도 ERP 도입에 맞춰 내부코드를 정비하고 섬유·화학, 중공업 PG 등 20만여건의 자재와 제품 데이터를 모두 표준화했다. 이것으로 전자조달시스템에 의한 공급망관리(SCM)와 고객관계관리(CRM) 구축에 일조했다.지난 2월엔 자동차공업협회(KAMA)의 MR자재와 부품 데이터를 분류해 각각의 특성에 맞게 설명하고 국제표준에 기초한 물품등급, 물품명, 사양 등을 표준화했다.데이콤 컴팩 커머스원 MOBIS LG상사 삼양사 금호 등 국내외 대기업이 연합해 만든 B2B e마켓플레이스 지티웹코리아(www.gtwebkorea.com)와 B2B 콘텐츠 사업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 지티웹코리아 회원사들의 물품명, 물품 속성, 사양 등 약 1만 건의 데이터를 오는 4월까지 표준화한다.일본 기계·전기·공구 유통업체로서 매출 4천6백20억원, 특약점 1천90곳, 거래처 3천8백30개사를 보유한 네이토(Naito)사도 인터케이엠으로부터 데이터 표준화 서비스를 받았다.인터뷰 - 박명진 사장“아·태 콘텐츠 비즈니스 주도할 것”“승객과 화물을 다 태워야 열차가 출발 기적을 힘차게 울리지 않겠습니까?”박명진(미국명 Mardi Park, 39) 인터케이엠 사장은 B2B e마켓플레이스가 제대로 구축되고 거래가 활기를 띠려면 무엇보다 풍부한 콘텐츠 확보와 표준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B2B 콘텐츠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것만으로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와 공급자 모두에 대한 물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통합자재 표준분류체계에 의한 e비즈니스의 기반을 마련하면 통합재고관리를 통한 재고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e마켓플레이스들과 자유자재로 거래가 이뤄지기 위해선 국내 B2B 콘텐츠 데이터의 분류기준을 국제표준에 맞춰야 한다는게 박사장의 생각이다.미 육사 출신인 박사장은 89년 미국 오클라호마대 MBA를 졸업하면서 사업을 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듬해 한국으로 건너와 세운 회사가 ‘케이엠’이다. 국내 유수 대기업들의 설비관리 전산화를 진행하면서 온라인으로 사업을 전환하기 위한 노하우를 쌓아 99년 B2B 콘텐츠 개발에 성공적으로 뛰어들 수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물류를 명확하게 파악한 것이 제조사와 공급사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박사장은 콘텐츠 확보만큼 중요한 것이 현재의 콘텐츠를 관리하고 보수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이미 확보한 콘텐츠 데이터베이스를 환경변화에 맞춰 신속하게 발전시키는데 주력해야 합니다.”박사장은 국내 B2B 콘텐츠 표준을 만들어낸 것을 기반으로 해외의 유수 콘텐츠 공급업체와도 제휴해 통합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콘텐츠 비즈니스 개척자로 기업에 최상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확히 파악해 산업 품목 상품에 대한 전문지식과 IT기술을 계속 접목시켜 나갈 작정이다.“최고의 능력을 갖춘 콘텐츠 공급자로 B2B 전자상거래 콘텐츠의 표준을 마련해 전세계 e마켓플레이스 콘텐츠 시장에서 선도기업이 되겠습니다.”성공을 예감한 ‘B2B 콘텐츠 프로바이더’ 박사장의 당찬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