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만대 시장 예상, 삼성·LG 등 시장선점 잰걸음… 외국업체, 브랜드파워·가격할인 내세워 공략
올해 DVDP 시장은 전년도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지난해 6만대, 올해 20만대’. DVD플레이어(이하 DVDP) 국내 시장 규모다. 올해 DVDP 시장은 전년도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규모는 세계 시장(1천7백만대 예상)과 비교하면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이 시장이 뜨겁다. DVD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DVDP 수요가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DVDP 시장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영화, 뮤직비디오 등 볼만한 DVD타이틀이 부쩍 늘어나면서부터. 99년 50여종에 불과하던 DVD 타이틀은 지난해 6백여종을 넘어섰다. 또 DVDP 제조업체와 타이틀 업체들의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DVD 대여점, DVD방 등의 등장도 한 몫 거들었다. 여기에 가격인하가 시장 확대에 주효한 역할을 했다. 기존 60만∼80만원대에서 절반 정도인 30만∼40만원대로 내려오면서 수요를 부추긴 것이다. 이 정도면 20만∼30만원대의 VCR 가격과 엇비슷해 소비자의 지갑을 유혹하기 수월해졌다는 것.하지만 DVDP만으로는 고화질, 고음질의 ‘DVD 효과’를 즐길 수 없다. DVDP에 음향을 증폭하는 앰프, 채널 리시버, 5개의 서라운드 스피커 등이 필요하기 때문. 여기에 대형 TV까지 포함하면 DVD 시스템의 가격은 수백만원을 넘어 ‘장난’이 아니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최근 들어 AV전문업체를 중심으로 1백만원대 홈 시어터(Home Theater) 시스템들이 나오면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DVDP는 삼성전자 LG전자 이트로닉스 태광산업 아남전자 등 국내 제품과 소니 필립스 파이오니아 파나소닉 도시바 등 10여종이 넘는다.지난해 국내 DVDP 시장은 약 6만∼8만대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근까지 누적 10만대는 공급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체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이트로닉스 태광 아남 등 AV전문업체들이 10%, 소니 필립스 등 외국업체들이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시장구도도 지난해와 비슷한 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보급대수는 3배 이상 늘어난 15만∼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각 제조업체의 판매량도 늘어나는 추세다.수출에 집중하던 LG전자의 경우 내수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지난해 10, 11월에 1천5백대씩 판매되던 것이 올해 1, 2월 들어서는 각각 3천대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는 삼성전자나 AV전문업체, 외국업체도 마찬가지다. 세계 시장규모는 국내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IDC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99년 6백50만대에서 2000년 1천3백만대, 2001년 1천7백만대, 2002년 3천만대로 늘어나고 2004년에는 4천2백만대를 돌파해 VCR와 ‘세대 교체’할 것으로 전망됐다.시장이 점차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DVDP 제조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수출에 전념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면서 내수 시장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영상 음향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태광산업, 이트로닉스, 아남전자 등 AV전문업체들은 DVDP 단품 판매보다 DVDP가 포함된 오디오시스템, 앰프와 스피커를 포함한 홈시어터 패키지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DVDP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소니, 필립스, 도시바 등 외국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와 함께 30만∼40만원대 중저가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용산전자상가 등 유통시장에 JNC 등 20만원대 중국제품들이 대량 유입되면서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바야흐로 DVDP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삼성·LG, 수출·내수 우뚝 선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출에 집중하면서 내수 시장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두 업체가 올해 수출할 목표량은 모두 1천만대로 IDC가 전망한 세계 시장 규모의 30%가 넘는다. 이것이 달성될 경우 DVDP 종주국인 소니, 필립스와 함께 DVDP 3대 생산국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지난해는 삼성전자가 3백만대, LG전자가 2백50만대를 수출해 99년에 비해 각각 3배와 5배 급증했다.국내의 업체들이 중저가 DVDP를 출시하면서 마케팅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삼성전자는 올해 수출 목표를 5백만대로 잡았다. DVD와 VCR가 결합된 콤보제품 등으로 세계 시장점유율을 20%대로 올려 3대 메이커로 부상한다는 목표다. 수출시장과 함께 국내 시장은 올해를 판매확대 원년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비디오사업부 유연웅 부장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4만대를 팔았다. 올해는 10만대 이상을 팔아 시장 50%를 점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가라오케 겸용 DVDP를 시작으로 11월 DVD와 VCR 복합제품 ‘DVD 콤보’를 내놓았다. DVD콤보는 올 1, 2월 두달 동안 1만여대 이상이 판매됐다. 현재 삼성전자의 DVDP는 수원공장에서 월 30만∼40만대씩 생산되고 있다.LG전자도 지난해 2백50만대를 수출하면서 99년 대비 5배 이상 성장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일본, 중남미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LG전자는 올해 수출 목표를 5백만대로 잡았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가격중심의 경쟁에서 탈피해 리시버(Receiver), 복합형DVD, 휴대형DVD 등 고부가 신제품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또 국내 시장에도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LG전자 디지털AV사업부 DAV한국마케팅팀 구성훈 대리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선 1만4천대를 판매했다”며 “올해는 신제품 출시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5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오는 5월 DVD와 오디오 리시버를 합친 복합제품을 80만원대에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6월께 휴대형 DVD도 출시할 예정이다.홈 시어터 시스템 집중 공략국내 시장의 1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AV전문업체들은 DVDP보다 리시버, 앰프, 스피커를 포함한 홈 시어터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올 1월 초 이트로닉스로 이름을 바꾼 해태전자는 인켈, 셔우드 등의 브랜드로 DVDP를 판매하고 있다. 2000년1월 첫 제품을 출시한 이트로닉스는 5월에 보급형인 슬림형 제품을 내놓았고 8월에는 60만원대 고급형 제품도 선보였다. 30만원대 보급형 제품은 LG전자로부터 ODM(주문자 디자인 생산) 생산하고 있고 고급형은 자체 개발했다. 이 회사 남상문 대리는 “고급형은 5.1출력단자와 돌비 디지털, DTS 디코더를 지원한다”며 “DVDP 단품보다 홈 시어터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DVDP를 6천대 판매한 이트로닉스는 올해 단품으로만 2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이트로닉스는 오는 4월 DVD 타이틀을 5개까지 넣을 수 있는 ‘DVD 5 체인저’도 출시할 예정이다.(주)태광산업 전자사업부도 지난 99년11월 DVDP 전용 브랜드 뮤테크(Mutech)를 만들고 시장 개척에 나섰다. 뮤테크는 일본 이와사키 디자인연구소에서 디자인하고 제조 생산, 판매는 태광에서 직접 한다. 태광산업은 1백만원 이하의 홈 시어터 제품을 태광 브랜드로 올 상반기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출시한 DVD 홈 시어터 시스템은 월 2백∼3백대씩 판매돼 연말까지 1천5백 세트가 판매됐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외 아남전자는 지난해 4월 첫 제품을 출시한 후 올 상반기 안에 5∼6개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고 혼수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기술력과 명성으로 승부한다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자랑하는 외국제품의 세력도 만만찮다. 이미 시장에는 소니, 파이오니아, 필립스, 히타치, 도시바, 파나소닉, 나까미찌, JVC 등 10여종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수입품이 집중돼 있는 용산전자랜드에는 소니와 파이오니아 제품이 가장 인기다. 가격도 30만∼40만원대에서 1백만원이 넘는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용산전자랜드 노희덕 동아전자 사장은 “DVDP는 한달에 10여대 정도 판매되고 있다. 수지를 맞추기가 충분하지 않지만 꾸준히 팔리고 있다”며 “주로 소니, 파이오니아, 필립스 등의 제품이 가장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외국제품 가운데 국내에 지사가 있는 소니, 필립스, JVC 등은 국내 DVDP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DVDP 판매 전략을 세우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소니코리아는 최근 신제품 라인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갔다. 필립스도 중저가 보급형 DVDP를 출시한데 이어 2∼3종의 신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JVC코리아도 4, 5월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JVC코리아 홍보실 손근영씨는 “몇년 전 DVDP를 소개했지만 시장성이 없어 단종했다가 최근 DVDP 판매 전략을 다시 세우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업계에서는 DVDP가 기존 VCR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를 보급 대수와 타이틀의 부족도 있지만 기능상 녹화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꼽는다. 일부 외국제품 가운데 녹화 기능이 있는 것이 나왔지만 가격이 2천달러가 넘어 대중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DVDP에 녹화가 가능한 제품이 30만∼40만원대로 내려오는 2004년부터 VCR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인터뷰김기완 LG전자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 AV수출담당 상무“수출 효자품목, 올해 5백만대 예상”“DVDP가 수출 주력 품목으로 확실히 자리잡았습니다.” LG전자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 AV수출 담당 김기완(45) 상무는 수출품목 가운데 DVDP의 포션이 가장 높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LG전자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가 수출한 전체 물량 가운데 40%를 DVDP가 차지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2백50만대의 DVDP를 수출했고 올해 5백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에서 수출하는 제품은 오디오, 비디오, VHS테이프, CD롬, PC카메라, DVDP 등이다. 올해 수출 물량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잡은 것은 DVDP 수요에 대한 기대와 함께 성능과 기술면에서 자신 있어서다.“LG전자의 핵심부품개발 능력때문입니다. DVDP의 핵심 기술은 DSP칩과 픽업(Pick-up) 메커니즘입니다. 음성처리 칩인 DSP칩을 하나의 칩(One-chip)으로 구현해 제조원가를 줄였습니다. 이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죠. 음원이나 영상데이터를 레이저로 읽는 픽업 기술은 이미 CD롬 드라이버 제조기술에서 검증돼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미국 유럽 일본 중남미 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LG전자가 최근 집중하는 지역은 중국이다. 김상무는 “중국은 VCR단계 없이 바로 VCD로 넘어간 특이한 케이스다. 현재 VCD는 DVD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중국시장은 시장 규모가 엄청나 대부분의 DVDP업체들이 진출해 시장 정지작업이 한창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상하이에 기존 VCR 공장을 DVDP 공장으로 다시 셋업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올해부터 LG전자 현지 유통망을 통해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상무는 “지난 1월에 1만대를 판매했고 이대로 가면 올해 30만대 판매는 무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또 DVDP 종주국 중 하나인 일본시장에도 진출해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내 업체로는 처음 진출한 LG전자는 현지 언론으로부터 파나소닉, 도시바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