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의 달인이라고 하면 미국에서는 워렌 버펫이나 피터 린치를 꼽는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작년 9월 93세로 영면한 헝가리 태생의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가 가장 유명하다.앙드레 코스톨라니는 1924년 18세에 파리로 유학해 증권투자를 시작한 이래 거의 80년 동안 전세계를 대상으로 주식, 채권, 외환, 원자재 등에 투자해 거부가 됐다. 그는 투자에 몰두하면서도 잡지에 컬럼을 연재한다든가 책을 쓴다든가, 강연을 통해 자신의 투자철학을 알리는데 노력해 독일에서는 ‘미스터 주식’으로 알려져 있다.코스톨라니는 “단 하룻밤도 주식을 생각하지 않은 밤이 없었다”고 고백하면서 투자를 매일 매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지적 행위 또는 정신 체조로 생각했다. 그의 첫번째 투자는 프랑스 주식의 공매도였다. 1920년대 후반 유럽의 돈이 미국으로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폭락함으로써 큰 돈을 벌었다.2차 세계대전후 독일의 국채를 사서 투자원금을 1백40배로 불렸다. 당시 투자자들은 패전국인 독일이 지불능력이 없어 부채를 상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으나 코스톨라니는 독일이 부채를 갚을 것이라고 믿었다. 89년에는 제정 러시아가 1백년 전에 발행한 액면가 5백프랑짜리 채권을 5프랑에 사들여 7년만에 3백프랑을 상환받아 60배를 남겼다. 고르바초프와 레이건이 만나기 시작했을 때 앞으로 러시아가 유럽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제정 러시아 시절에 발행한 채권을 상환할 것이라는 확신이 적중한 것이다.그러나 코스톨라니가 가장 오랜기간 관심을 갖고 투자한 것은 주식이다. 주식은 장기적으로 항상 상승하기 때문에 다른 투자보다 성공하기가 쉽고, 특히 튼튼한 대형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2차 대전 직후 파산지경에 이른 이탈리아의 고급승용차 생산업체인 이소타의 주식을 주당 1백50리라에 사서 1년후에 1천5백리라 이상에 팔았다. 또 70년대말에는 역시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의 크라이슬러 주식을 주당 3달러에 사서 엄청난 수익률을 올렸다.“부화뇌동 말고 소신파 투자자 되라”다른 사람 같으면 두 세대에 걸쳐 경험할 장장 80년에 걸친 투자인생에서 코스톨라니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부화뇌동 투자자가 되지 말고 소신파 투자자가 되라.” 왜냐하면 장기적으로 보면 소신파 투자자들이 부화뇌동파의 희생으로 승자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소신파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돈, 생각, 인내, 행운, 이 네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절대 빚을 내서 투자해서는 안되고 충분히 생각한 다음 투자해야 하며 폭풍과 악천후를 견뎌낼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고 여기에 운도 따라야 한다.일생을 통해 진정으로 투자를 즐긴 코스톨라니도 두번이나 파산상태에 이른 적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실패에 대한 진지한 분석만이 성공 투자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었으며 “주식투자를 통해 최소 두번 이상 빈털터리가 되어 본 사람이 아니라면 투자자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코스톨라니의 투자 금기 조언1. 추천종목을 따르지 말며 비밀스런 소문에 귀기울이지 말라.2. 파는(사는) 사람이 왜 파는지(사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 말라.3. 손실을 다시 회복하려고 하지 말라.4. 과거 시세에 연연해하지 말라.5. 언젠가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희망으로 그 주식을 잊고 지내지 말라.6. 시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7. 어디서 이익 또는 손실이 났는지 매일 결산하지 말라.8. 단기 수익을 얻기 위해 팔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