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공급노하우 강점 … 세계적 업체 할란과 합작, 중국·일본시장 공략

요즘 바이오업계에선 볼멘 소리가 많이 터져 나온다. 이들의 불만은 한마디로 “우리도 바이오 기업”이라는 것. 최근 증권가에서 “국내 기업중엔 바이오칩다운 곳이 적다”며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한 항변이다.이중 대한바이오링크는 회사의 미래 가치가 3백억원 밖에 안된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흘러나오자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애널리스트가 기업을 평가할 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을 수도 있지만 미래 가치를 한정시키는 것은 월권 행위”라는 것이 대한바이오링크측의 입장. 하지만 일부 증권사에선 여전히 “대한바이오는 내년부터 성장이 점차 줄어들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업체는 성장할 수 있을까.대한바이오링크는 국내 최대의 실험용 쥐를 생산하는 업체다. 무균 무병의 흰쥐를 생산, 전국 1천여개의 연구소와 실험실에 공급한다. 최근 바이오 산업이 미래 산업으로 부각되면서 돈줄이 이 분야로 몰리자 자연스럽게 실험용 쥐의 수요도 늘고 있다.경쟁업체 등장, 시장수성 ‘과제’지난 4년 동안 이 회사의 매출액 성장률이 30%를 유지하는 것도 이런 수요 때문이다. 김태호 대한바이오링크 기획실장은 “우리가 공급하는 쥐는 외국에서 들여오는 쥐보다 가격면에서 5분의1 정도로 싸고 유통경로가 안전하고 빨라 바로 실험실에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장을 선점했다”고 말했다.이 회사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경쟁업체의 출현이고 둘째는 이 업체가 실험용 동물 생산업에서 첨단 바이오테크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는지 여부다.대한바이오링크는 국내 최대 실험용 쥐 생산업체다.대한바이오의 경쟁업체가 될 바이오제노믹스는 세계 1위의 실험동물 공급업체인 찰스리버(Charles River)와 손잡고 지난해 11월부터 실험용 동물을 생산했다. 반면 대한바이오는 세계 2위의 실험동물 공급업체인 할란(Harlan)과 손잡고 이 업체로부터 실험용 쥐의 모체를 공급받고 있다. 대한바이오와 할란은 조만간 지분을 각각 50%씩 출자, 할란아시아를 설립하고 중국,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임진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바이오는 이미 10여년간 실험용 동물을 생산하면서 얻은 생산시설, 관리 노하우가 있어 바이오제노믹스가 이런 갭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대한바이오의 시장을 위협할 것”으로 분석했다.의약품 개발분야 진출 성과는 미지수둘째, 대한바이오가 실험용 쥐를 공급하는 업체에서 첨단 바이오테크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가 하는 논란이 있다. 예컨대 앞으로 간염에 걸린 쥐, 비만 형질을 갖고 있는 쥐 등을 생산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런 쥐는 한 마리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하는 고가. 이 회사 김태호(35) 기획실장은 “신약개발연구센터인 BMP(바이오 메드 파크)를 설립해 대학 연구소와 공동으로 유전자 변형 쥐를 생산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이 회사는 또 의약품 개발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가들을 국내외에서 모으고 있으며 외국 유명 바이오업체와의 제휴도 추진중이다. 지금까지 일본과 스웨덴에서 당과 단백질 분야를 전공한 전문가들과 연구결과 공유 계약을 마쳤고 국내는 단백질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5팀의 연구진과 계약을 마쳤다.이에 대해 황호성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확실한 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대한바이오링크가 있어 BMP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하태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업체에 투자할 때는 단순히 미국 바이오주의 등락에 연동되지 말아야 한다”며 “무엇을 개발하고 있는지, 언제쯤 상업화가 가능한지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대한바이오링크의 지분은 고영수 사장과 특수 관계인이 46.24%, 그리고 KTB네트워크 현대기술투자 현대창투 등 8개 창투사들이 22.93%를 보유하고 있다.애널리스트 시각올해 매출액 전년대비 44% 성장 전망대한바이오링크는 현재 코스닥에 등록된 바이오기업 중 성장성과 수익성의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유일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실험동물용 쥐를 주로 생산하고 부수적으로 항체 진단시약의 수입 판매, 실험동물용 장비 판매를 병행한다.수익성 측면에서 이 업체는 지난해 29%의 높은 순이익률(매출액 1백46억원, 순이익 42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성 측면에서 올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44% 성장한 2백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국내 실험동물 시장은 지난해 4백억원에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6백억원, 7백2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실험동물용 쥐 시장은 고가 시장과 중저가 시장이 각각 2백억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업체는 이중 중저가 시장의 73%를 석권했으며 이미 상당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계속 이런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실험동물에 대한 선택 기준이 엄격해지는 추세여서 2003년까지는 설비의 전면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이럴 경우 제조원가의 상승이 불가피해 수익성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임돌이·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CEO 인터뷰고영수 사장“품종 다양화·고급화로 1위 수성”고영수 사장의 경영철학은 직원들이 열정과 활기를 갖고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물 샤워를 하고 실험실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고통은 적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과 싸움을 벌여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지만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이같은 희생을 자진해서 하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고사장은 어떻게 하면 화목하게 회사를 꾸려나갈 것인지 고민한다.다른 바이오업체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 증가율과 순이익 증가율이 높은 편인데.최근 4년 동안 30%씩 증가했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그만큼 준비기간이 철저했다는 것이다. 실험용 동물은 한번 채택하면 웬만해서는 바꿀 수 없는 특성이 있다. 연구결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쥐를 생산하지 않았다면 매출이 늘지 않았을 것이다.올해 역시 3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자체 조사를 해보니 연구소별로 할당된 예산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공급하고 있는 연구소들이 올해 예정된 예산의 반만 집행해도 우리 매출은 30% 증가할 것이다. 또 쥐의 품종수를 현재의 40종에서 1백여종으로 늘려 사용자들을 다양화할 계획이다.회사의 강점을 든다면.실험용 쥐를 생산하는 데는 첫째, 정확한 수요를 예측해서 생산 계획을 잡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쥐는 재고가 없다. 따라서 10여년간 수요를 예측한 데이터베이스가 우리의 장점이다. 둘째는 품질 관리 시스템이 중요하다. 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실험용 쥐의 품질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유명 대학과 연구소에서 우리가 생산한 쥐를 줄곧 사용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57년생. 83년 경희대 건축공학과 졸업. 89년 한양대 기계공학과 석사. 84년 세림설계 엔지니어링. 92년 청우종합건설 건설부장. 93년 대한실험동물센터 기계책임 이사. 96년 대한실험동물센터 대표. 2000년 대한바이오링크로 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