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고비 미 증시 안정세 되찾을 듯 … 경기하락 속도 둔화 등 지표 추이 눈여겨봐야

요즘 주식시장의 화두는 단연 미국 나스닥 시장의 향배일 것이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3월 사상 최고치 대비 60%가 넘게 하락했다. 올해 1월 고점에 비해서도 30%나 떨어졌다.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그 만큼 어두워지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특히 10년간 침체의 늪을 헤매고 있는 일본경제가 위기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미국 주식시장의 폭락세는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우리 주식시장도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약화돼 특별한 모티브가 없는 한 주가의 큰 폭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새로운 상승추세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단순한 유동성이 아닌 펀더멘털 측면의 변화가 필수적일 것이다.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37.5%에 달해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경기가 좌우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게다가 2000년 기준으로 총수출 중에서 대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2%로 미국 경기의 호·불황은 우리나라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따라서 향후 미국 경기상황은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 주식시장에도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미국 나스닥 시장의 최근 상황을 보면 투자자들의 극심한 불안심리를 읽을 수 있다. 경기둔화나 기업실적 악화, 혹은 금리인하 등의 재료에 따라 투자심리와 주가가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3월 12일)에서는 투자자들이 비이성적 비관(Irrational Pessimism)에 가까운 투자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비관은 통상 주가 하락기 말미에 흔히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징후만 뚜렷해진다면 언제든지 심리가 바뀌기도 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비이성적인 심리로 인해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고 적정수준 이상의 주가 급락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는 시장에 순응하는 자세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문제는 결국 투자자들의 비관을 낳게 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언제 떨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언제 경기둔화 우려 떨칠까’가 문제현재 미국 경제는 경기호전을 예고하는 지표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 12월 극도로 악화되던 경기지표들은 1월 들어 눈에 띄게 달라졌다.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지표 중 국내 총생산과 노동 생산성 등 분기자료를 제외하고 월 단위로 발표되는 20개 지표 중 10개 지표가 호전됐다. 특히 2월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은 호전추세가 더 강해지는 분위기이다.즉 현재의 미국경제는 건설부문과 소비부문의 호조가 급속한 경기침체를 막는 역할을 하는 가운데 생산부문의 약화가 아직 진행중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월 NAPM(전미 구매관리자 협회지수)과 같은 심리적 지표가 미약하나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낙관적인 관측을 가능케 해준다.최근의 경기지표 호전 추세가 실제 경기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는지는 불투명하지만 경기하락 속도는 상당히 둔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해준다. 4월 초까지 발표될 경기지표에 대한 확인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3월 말을 고비로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주식시장도 이 시기를 전후해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당분간은 대외여건의 불안을 감안해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종합지수 500∼520선의 지지력을 확인하는 가운데 대외여건의 변화조짐과 향후 장세 방향성을 타진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단기매매도 실적호전 중소형주 중에서 차트 우량주 중심으로 압축된 매매가 바람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