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1월동남아발 위기, 미국 경제가 구조97년 말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촉발된 외환위기는 한국으로 확대됐다. 아시아지역의 주가폭락 환율급등 성장둔화는 지금과 비슷했다. 다른 게 있다면 그때는 지독한 고금리상태였다는 점이다.현재 국제유가는 98년보다 2배이상 오른 2달러선이다.당시 일본경제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장기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경기지표는 최악의 정점을 향하고 있었다. 97년12월 대형 제조업체들의 경기동행 지수는 마이너스 11이었다. 이것은 98년 초에 마이너스 31로 더욱 악화됐다.일본은행이 3개월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경기동행지수는 경기상태를 좋게 보는 기업비율과 나쁘게 보는 기업비율의 차이로 산정된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 31이라는 것은 나쁘게 보는 기업비율이 좋게 보는 기업비율에 비해 31%포인트 더 높다는 뜻이다. 97년 엔화 환율은 8월까지만 해도 달러당 1백10엔대에서 움직였다. 그러던 것이 9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1백20엔대를 넘어섰고 12월에는 1백30엔대까지 올라섰다.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엔환율은 오르는)상황이었다. 닛케이평균주가도 떨어지고 있었다. 당시 닛케이주가는 1만5천∼1만6천엔선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보다 2천엔 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98년 3월말에 끝난 일본의 97회계연도(97년4월에 시작)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7%였다. 74년 이후 24년만의 첫 경기침체였다.당시 일본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은 지금 못지 않게 나빴다. 그러나 그때는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받쳐주고 있었다. 동남아시아 경제가 외환위기로 파탄지경에 빠지고 일본경제도 크게 흔들리고 있었지만 미국 경제는 그런대로 건재했다.미국의 97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3%였는데 98년 1분기에는 5.4%로 크게 높아졌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의 경제불안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는 IT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고용이 늘면서 실업률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였다. 2분기(4∼6월)에는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97년 말부터 주가도 오르기 시작해 연초에 잠시 떨어졌다가 3∼4월 들어 다시 강하게 오르고 있었다.바로 이런 미국경제가 있었기에 그해 세계 경제는 동시불황의 늪에 빠지지 않았다.동생들(일본과 동남아 신흥국)이 시름시름 앓고 있었지만 큰 형(미국)이 건강했기에 집안(세계경제)이 완전히 기울지 않았던 셈이다. 당시 미국금리는 5.5%수준으로 거의 1년째 변동이 없었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를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98년9월 러시아 모라토리엄사태와 미국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의 도산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98년말에는 금리를 세차례 인하했다. 이 금리인하 조치는 세계경제 불안을 잠재웠으며 결과적으로 미국경제가 98년에 4.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또 그 당시는 국제유가가 매우 낮았다. 겨울철 난방용 석유수요에도 유가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세계경제는 인플레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98년 3월 한때 배럴당 1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유가는 1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2001년 4월미 성장률 ‘급락’… 유가도 폭등여러면에서 3년전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다. 무엇보다 미국경제가 흔들리 는 게 최대 악재다. 연간 4%를 웃돌던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현재 거의 제로(0)근처로까지 떨어졌다. 2000년 4분기(10∼12월)에 1.0%로 크게 떨어진 GDP성장률은 올해 1분기에는 0.5∼0.7%수준으로 더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2분기(4∼6월)에 미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악화돼 경기침체로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다. 악화일로에 있는 미국기업들의 실적으로 볼 때 미국경제가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연간 4%를 웃돌던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현제 거의 제로 근처로까지 떨어졌다.이같은 미국 성장률의 급락 이상으로 무서운 경제현실은 미국증시가 폭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 3월 5천선을 웃돌았던 나스닥지수는 지금 1천6백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98년 10월과 같은 수준이다. 미국증시가 거의 3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현실은 세계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최대 악재이다.일본경제는 97년보다 더 나빠져일본경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극히 좋지 않다. 아니 더 나빠졌다고 하는 게 정확한 분석일 것이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 3월 중순 1만2천엔선 밑으로 빠졌다. 최근 약간 회복됐지만 여전히 3년전보다 크게 낮은 1만3천엔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1분기 성장률은 오는 6월초에 발표된다. 작년 3분기(7∼9월)에 마이너스 0.6%를 기록, 침체에 빠졌던 일본경제는 작년 4분기에는 플러스 0.8%로 회복됐다. 그러나 올들어 증시 약세가 이어지고 수출과 산업생산이 감소하고 있어 다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일본경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경제악화로 엔화가치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연초에 달러당 1백15엔선이던 엔화는 현재 1백26엔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주가하락,엔저는 3년전과 똑같다. 여기에 더해 금융권의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기업도산도 속출해 사태는 더 나빠진 셈이다.국제유가도 크게 올라 있다. 두바이유의 경우 비수기로 접어들었는데도 현재 배럴당 22∼23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3년전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물가가 들먹이고 있다.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세계경제의 동시불황 가능성은 3년전보다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