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있는 친구들이 모두 말렸어요. 컴퓨터도 모르고 나이도 적지 않는데 그것도 한국에서 인터넷 사업을 한다는 것에 다들 우려했죠. 하지만 앞으로 인터넷이 아니면 비즈니스 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4월10일 한중 무역 컨설팅 사이트를 오픈한 (주)도움글로벌 이계화(45) 사장이 e비즈니스 시장에 뛰어든 배경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사장이 e비즈니스 시장에 발을 담근 것은 그만한 자신감이 있어서다.이사장은 국내에선 보기 드문 조선족 출신 사업가다. 또한 소수민족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중국 안에서도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힌다.지난 75년 옌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사장이 사업가로 변신하게 된 것은 83년 옌볜식품공사 공무원이 되면서부터다. 특히 식품수급 담당과장으로 있으면서 시장경제의 실험 무대였던 선전 광저우 등 경제특구로의 출장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만난 것이다.“출장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이때 만났던 홍콩 등의 기업인 친구들에게 사업 아이템도 얘기하고 정보도 들으면서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할 수 있었죠.” 이사장은 그때 만난 휴먼 네트워크를 이용해 88년 식품 무역회사인 고려식품유한공사를 세우고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사업가로 수완을 발휘하던 이사장은 93년에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고려식품유한공사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한국행을 택한 것이다. 당시 동북아 수출 물량의 대부분이 한국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무역 비즈니스 경험을 더 쌓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호주 무역회사 홍비무역 해외무역파트 부장으로 들어와서도 그의 사업적 야망은 멈추지 않았다. 97년8월 한국인과의 합작회사 송천트레이딩을 설립하기 전까지 중국에 두 개의 공장을 자력으로 설립했다. 95년 베이징에 송천방적품유한공사를 중국철도부 산하 창철태철가공공장과 50대50 합작으로 세웠고 96년에는 훈춘에 옌볜자치주 주사(농협)와 합작으로 송천방적품유한공사를 만들었다. 송천트레이딩 시절에는 중국 난창에 PPC파이프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대부분 한국에서 생산되는 1차 원료나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기 위한 것이었다.중국에서도 성공한 기업인이처럼 철저하게 오프라인 인생을 살아온 이사장이 e비즈니스에 눈을 돌린 것은 중국 공장 등 그 동안 닦아온 오프라인 네트워크가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그때가 1년6개월 전입니다. 송천트레이딩이 갖고 있는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인터넷과 연결하면 새로운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사장은 매일 밤늦게까지 인터넷과 씨름하면서 비즈니스 플랜을 짜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국내 24개 지사와 6백90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본격적인 e비즈니스에 나서기 위해 지난해말 상호도 송천트레이딩에서 도움글로벌로 바꿨다. 도움글로벌은 서비스 요금을 선불, 후불로 구분했지만 회원에게 후불을 권유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를 받아보고 만족하지 못했다면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사장의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