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 12일 ‘1998년 산업연관표’를 발표했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구조의 대외의존도가 높아지고 정보통신산업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 등이 그 내용이다.산업연관표(Inter Industry Relations Table)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민경제내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어디에서 어디로, 어떤 규모로 이뤄졌는가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통계표다. 즉 각 산업간의 거래는 물론 공급자인 산업부문과 최종 수요자간의 거래까지를 망라해 일정한 형식과 원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기록해 놓은 것이다.산업연관표를 보면 우선 산업구조가 과거에 비해 어떤 식으로 변하고 있는지 등 국민경제 구조의 변화를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각종 경제분석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정부의 경제정책 파급효과를 측정하는 기본 데이터로서의 의미도 크다.산업연관표는 한국은행이 작성 발표하는 것으로 지난 60년 처음 작성된 이래 5년을 주기로 발표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것으로는 지난 95년을 기준으로 한 산업연관표다. 작업량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5년에 한번씩 작성하는데 대내외 경제환경이 급변하는 현실에서는 이를 참고하는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5년이 되기 전에 중간에 한번씩 이전의 연관표를 간이로 수정하는 작업과정을 거친다. 한국은행은 5년마다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실측표’, 중간에 작성하는 것을 ‘연장표’라고 부른다. 이번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것은 지난 95년을 기준으로 작성한 산업연관표에 그간의 국내외 환경변화를 감안해 수정해 본 연장표다. 이 작업은 지난 99년3월에 시작해 2001년3월에 완료된 것이다.특히 이번에 연장표를 만들게 된 것은 지난 97년말 밀어닥친 외환위기 이후 우리경제 구조가 어떤 식으로 변모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한은이 발표한 산업연관표의 주요 특징을 보면 우선 외환위기 이후 우리경제의 대외의존도가 크게 높아졌고 서비스산업의 약진, 정보통신산업 비중의 증가 등이 꼽힌다.경제에서 수출입의 비중이 얼마나 차지하는가를 나타내는 대외의존도는 95년 24.9%에서 98년 30.7%로 높아졌다. 이는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출의 수입유발도가 더욱 높아지고 수입원자재의 투입비율도 함께 높아졌다는 데 문제가 있다. 수출을 많이 하면 할수록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는 국내의 소재 부품산업의 발전이 상대적으로 뒤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서비스업 비중이 95년 34.1%에서 98년 35.8%로 높아진 것은 경제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제조업의 위축 등에도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보면 염려되는 바가 없지 않다.이밖에 정보통신산업의 비중 증가는 지식정보화사회의 진전에 따른 당연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가계부문에서 휘발유 등 연료류와 전력·가스·수도 등 에너지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전체 에너지소비 가운데 가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95년에는 4.3%, 98년에는 6.1%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는 산업구조도 에너지 다소비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매우 염려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