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로 요시노리 지음/미네르바 쇼보/2000년/292쪽/¥3,600

일본에는 평생고용제도와 독특한 직장문화가 존재했지만 경제 거품이 걷히면서 이런 제도들도 같이 붕괴돼버렸다. 이 제도를 운영하면서 기업이 살아남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충격과 피해를 본 것은 직원들이었다. 평소 기업에 바랬던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업의 경영윤리가 사회적 문제로 제시되기 시작했다.미국에서는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기업의 경영윤리와 관계된 연구 활동이 활기를 띠었다. 현재 경영윤리에 대한 관심은 영국과 유럽 각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일본도 여기에 가세했다. <기업과 경영윤리 designtimesp=20951>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해 온 저자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해 경영윤리의 본질을 재검토하고 기업과 경영자의 윤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기업에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서술한 것이다. 저자는 경영윤리를 크게 의무론적 접근과 공리주의적 접근으로 나눠 살펴보고 있으며 또한 사회적 책임론에서 도덕적 발전 단계론을 통해 경영기술, 전통적 가치, 사회적 가치, 경영윤리 코드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사실 기업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과 비용의 차익을 이윤으로 획득하는 경제 제도다. 여태까지는 기업의 영리 추구 활동을 기업 활동의 본질로 여겼었다. 그러나 영리추구의 강화로 인해 사회적 폐단들이 야기되자 기업 활동을 단순히 이익만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일고 있다. 예를 들어 피터 드러커는 기업을 경제적 기능, 통치적 기능,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제도로서 파악하고 현대에는 사회적 기능에 더욱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경제적 기능이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지만 사회적 기능 또한 경제적 기능과 더불어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기업을 평가할 때 단순히 수익 관점이 아니라 기업이 그 사회에 끼치는 영향, 즉 사회적 기능의 관점이 더욱 고려될 것이다.다시로 요시노리는 이런 경영윤리가 인간 사회뿐만 아니라 자연의 생물과 환경을 포함해 상생하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말한다. 경영윤리가 잘 지켜지면 경영활동이 보다 고차원적인 것이 되고 문화와 사회를 향상시키고, 나아가 생활의 질을 더욱더 높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