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늦가을 막을 내린 드라마 <가을동화 designtimesp=20945>는 강원도 곳곳에 젊은이들의 구미에 딱 맞는 여행지들을 만들어 놓았다. 삼양대관령목장, 용평스키장, 속초시 청호동, 낙산해변, 양양의 상운폐교 등. 이에 따라 일부 여행사들은 ‘시네마 허니문 상품’이나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서’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그 중에서도 속초시 청호동은 갯마을 특유의 아담하고 향수어린 분위기 덕분에 여행자들이 부쩍 늘었다. 마을 사람들은 바닷가에 대형 주차장까지 마련해 놓고 여행객 맞기에 바쁘다. 조용한 갯마을 분위기가 온통 활기로 가득 차 있다고나 할까. 한 슈퍼마켓은 ‘은서네집’이라는 현수막과 출연 탤런트들의 사진까지 내걸고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넓은 주차장과 맞붙은 청호동 바닷가 백사장은 태석이 은서의 병을 고치게 해달라고 기원했던 곳이라 젊은 연인들의 단골 코스가 됐다.청호동에 가려면 속초해수욕장 위쪽으로 난 길을 곧게 따라 간다. 좁은 골목을 끼고 들어선 나즈막한 집들은 세월을 거슬러 간 듯한 느낌을 준다. 마침내 철교가 하나 나오고 그 다리를 건너면 길은 끝나고 청호동 갯배 선착장이 나타난다. 여기서 갯배를 타면 호수를 따라 10리 거리에 있는 중앙동 동명동 방면으로 가는 데도 1∼2분이면 충분하다 .청호동 갯배는 사공이 따로 없다. 배를 탄 승객들은 저마다 쇠갈쿠리를 들고 호수바닥에 가라앉은 쇠줄을 끌어당긴다. 배가 지나간 뒤 쇠줄은 다시 바닷물 속에 잠수한다. 속초항으로 드나드는 다른 배들의 통행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청호동 갯배는 이상국 시인이 쓴 ‘청호동 갯배’라는 시로도 유명한데 시의 내용은 서정적이라기보다 자못 서사적이다.‘우리는 뱃길 북쪽으로 돌릴 수 없어/우리 힘으로는 이 무거운 청호동 끌고 갈 수 없어/와이어로프에 복장 꿰인 채 더러운 청초호를 헤맬 뿐/가로막은 철조망 넘어 동해에서…’. 그러나 젊은 연인들에겐 드라마속의 주인공을 떠올릴 수 있는 낭만적인 여행 코스일 뿐이다. 청호동 주변을 한바퀴 돌고 난 뒤 출출할 때 찾아가 볼 만한 곳이 바로 북한음식 전문점이다. 갯배 선착장 주변에 함흥 회냉면, 가자미식해, 오징어 순대 등 북한 음식을 파는 식당이 두어 곳 있다. 대포동은 속초의 대표적 별미타운이지만 주말이면 너무 붐비는 것이 흠이다. 대안은 바로 대포항 바로 위편의 외옹치항이나 중앙시장을 찾아가는 것. 비교적 한적하고 값도 싼 편이다. 외옹치항에는 청이횟집(033-635-3318), 바다로(636-3983), 외옹치(635-7525) 등이 추천할 만하고 영금정 주변에는 부두식당(632-2988), 청정건어물 유통프라자(637-0990) 등이 가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