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산업사회의 근본적인 특징이 남아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에너지다. 자동차나 비행기부터 발전소의 터빈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아직까지 내연기관을 통해 삶을 유지하는 기본적인 에너지를 얻고 있다. 내연기관은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를 엔진 내부에서 태워 동력을 얻는 기관이다.내연기관은 인류에게 처음으로 기계적인 동력을 제공함으로써 통신기술과 함께 산업문명을 건설하는데 필요한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여기서 우리는 아주 단순한 추론을 해낼 수 있다. 산업사회를 형성한 두 축이 통신과 에너지였다면 지식정보사회의 두 축도 통신과 에너지일 것이다. 따라서 정보기술(IT)에 의한 통신혁명이 진행중이라면 에너지기술(ET)에 의한 에너지 혁명도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내연기관을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가장 유력한 에너지 발생원은 연료전지다. 화석연료를 태워 그 열을 이용해 동력을 얻던 내연기관과 달리 연료전지는 연료를 태우지 않고 곧바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태우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기를 만드는 만큼 열효율이 높다.일반적으로 내연기관의 열효율은 15%에 불과한데 아무리 성능이 떨어지는 연료전지라 해도 최소한 30%는 된다. 전문가들은 기술이 보완되면 연료전지의 효율이 80%까지 향상될 수 있다고 한다.연료전지를 자동차에 적용할 경우 내연기관을 이용한 차의 구조보다 훨씬 단순해진다. 연료에서 곧바로 회전력을 얻기 때문에 기어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연료전지가 보급되면 거대한 발전소와 송전설비가 필요 없게 된다. 각 사무실이나 가정마다 소규모 연료전지를 설치해 소형발전기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연료전지는 여러 종류가 개발됐지만 무게나 크기면에서 가장 앞선 것은 프로톤교환막(Proton Exchange Membrane)방식이다. 즉 수소와 산소가 이온상태(프로톤)로 만나도록 해 폭발하지 않고 전기만 생산하도록 하는 연료전지다.현대차, 무공해연료전지차량 개발즉 연료전지는 물에 직류전기를 흘려주면 물이 분해돼 수소와 산소가 되는 원리를 거꾸로 적용해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와 물이 나오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수소와 산소를 직접 만나게 하면 급격한 반응이 일어나 폭발하면서 물과 열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연료전지는 프로톤 교환막을 이용해 수소와 산소를 이온상태로만 만나게 한다. 수소와 산소가 이온상태로 만나면 급격한 반응없이 전기를 만들어 내며 물이 된다.연료전지는 오랜 실험을 통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현대 1kw생산하는데 2천5백달러에서 5천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양산체제로 들어가면 kw당 단가를 1백달러에서 3백달러로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연료전지는 IFC(미국 코네티컷)와 밸러드파워시스템(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플러그파워(미국 뉴욕) DAC(미국 플로리다)등과 같은 전문기업이 다임러크라이슬러, 포드, 도요다, GE 등과 같은 거대기업과 제휴관계를 맺고 주도하고 있다.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가 IFC의 연료전지(75kw)를 이용해 완전무공해 연료전지 차량을 개발, 시험운행했다. LG칼텍스 정유는 DAC와 공동 개발한 가정용 연료전지 시제품을 발표하고 연료전지 전문 벤처기업 세티를 설립했다.최근에는 세계 주식시장에서도 에너지기술 기업이 정보통신주의 거품 뒤를 이어갈 주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최근호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투자은행들은 에너지기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폴 알렌과 빌 게이츠가 투자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투자를 시작했다. 최근 들어 영국의 임팩스캐피탈, 미국의 엔스파워, 메릴린치, JP모건 등 거대 투자 펀드들이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