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MBA 스쿨은 어디일까. 명성이나 졸업생들의 초임으로 보면 단연 하버드MBA이다. 그러나 실제 미국 기업들이 하버드 출신을 선호할까. 그건 아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해리스 인터액티브라는 회사와 공동으로 MBA 출신들을 채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기존의 랭킹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조사에서 1위를 한 학교는 다트머스(Dartmouth)칼리지. MBA과정의 학생수가 3백75명에 불과한 이 대학은 하버드 스탠퍼드 펜실베이니아대학(와튼스쿨) 등 쟁쟁한 엘리트 양성소들을 큰 점수차로 가볍게 제쳤다. 조사대상자들은 다트머스의 MBA코스가 진정한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관리자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평가했다. 2, 3위도 학생수 5백명 이하인 카네기멜론의 산업행정대학원과 예일대학의 경영대학원이 차지했다. 이 두 학교 역시 팀워크와 문제해결능력 부문에서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았다. ‘5백명 이하의 적은 학생들을 놓고 팀워크와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하는 교육방법을 기업들이 선호하는 셈이다.4, 5위는 제법 큰 학교들이 차지했다. 아주 인상적인 제조업관리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미시간대학이 4위, ‘중서부의 윤리관과 아이비리그 학문의 조화’라는 평가를 듣는 노스웨스턴대학의 켈로그경영대학원이 5위였다.이번 조사는 유명학교의 MBA출신들을 뽑는 회사에 근무하는 1천6백명의 채용담당자들이 그들의 직접체험을 바탕으로 27개 항목별로 나눠 평가한 결과이다. MBA코스랭킹을 수요자입장에서 분석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조사결과의 큰 특징중 하나는 전통적으로 권위있는 학교들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 것이다. 하버드 노스웨스턴 시카고대학 등이 겨우 톱10 안에 들었을뿐 나머지는 대부분 저조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와튼스쿨이 18위를 차지했고 컬럼비아와 MIT 스탠퍼드 등은 이보다 훨씬 낮았다. 채용자들은 유명 MBA스쿨 졸업생들이 처음부터 너무 많은 급여와 좋은 직위를 바라기만 하고 한 곳에 오래 근무하지 않는 경향이 큰 게 문제라고 말한다.퍼듀 텍사스대학 등 공립대학들이 두각을 나타난 것도 주요 흐름이다. 톱 25위권안에 10개의 공립학교들이 포함됐는데 이는 이들이 훌륭한 자질을 갖췄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시간주에 있는 미국 최대 자동차부품회사인 델피의 제임스 드와이트 재무분석가는 “노스웨스턴 등 명문 사립보다 미시간주립대학 졸업생들이 훨씬 일을 잘한다”며 “미시간주립대학 출신들은 상당히 적극적이고 커뮤니케이션과 분석기술이 강하다”고 말한다.지역적으로 보면 동부 중서부 남부의 학교들이 톱 20위권안에 균등하게 배분돼 있다. 그러나 서부지역에서는 단 한 학교도 20위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서부에서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된 학교는 21위에 랭크된 UC버클리의 하스경영대학원이었다.캘리포니아주의 대학들은 채용자들로부터 가장 인기가 없다. 특히 스탠퍼드대학이 그렇다. 이곳 출신들이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를 떠나려하지 않기 때문이다.미국 밖에 있는 MBA프로그램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특이한 현상중 하나다. 상위권 대학의 20%선이 미국밖의 대학이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MBA학위수여자가 다른 나라에서 더 많이 탄생하고 있고 그곳의 졸업생들이 국제적인 시각을 중시하는 다국적기업들의 선호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캐나다의 웨스턴온타리오대학이 22위로 외국학교중 수위에 오르는 등 톱 50위안에 유럽 5개, 멕시코 1개, 캐나다 2개 학교가 포함돼 있다.문제해결능력·전략적 사고 등서 앞서톱10안에 드는 학교가 다른 학교와 차이가 나는 것은 무엇일까. 다음 다섯가지 항목이 두드러진 차이로 나타난다. △분석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졸업생들의 사회적응도 △신경제교육을 위한 학교측의 배려 △전략적인 사고 △일반적으로 학교에 대한 좋은 느낌 등이다.규모가 작은 것도 좋은 경영대학의 한 덕목이 되고 있다. 톱10의 절반 학교의 정규학생수가 5백명 미만이다. 채용자들은 규모가 작은 학교 출신들이 훨씬 협동적이고 인간적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9위에 랭크된 서던메소디스트대학은 학생수가 2백36명이며 1위인 다트머스는 3백75명이다. 이들 학교의 학생 대 교수 비율은 7대1 수준. 때문에 팀프로젝트가 강조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학교의 하키팀이나 스키그룹에서 함께 활동하므로 동급생들은 물론 졸업생간의 네트워크가 매우 잘 짜여져 있다.1위 ‘다트머스칼리지’1백년 전통 … 겸손·협동심 ‘으뜸’미국 북동부의 뉴햄프셔주 하노버에 있는 조그마한 대학. 1900년 4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세계 최초 MBA코스를 자랑한다. Tuck란 이름은 당시 학교에 1천7백주의 그레이트노던레일웨이주식을 기증한 Tuck 집안에서 따왔다.학생수가 적고 학교가 시골에 있어 학생들이 겸손하며 협동정신이 강한 게 전통이다. 이 학교 출신들은 다른 명문학교출신들로부터 흔히 볼 수 있는 교만함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남학생이 68%, 여학생 32%이며 미국학생과 외국학생의 비율도 68대32이다. 졸업생은 주로 매니지먼트컨설팅(46%)과 금융투자은행(32%)쪽에 진출하고 있다. 이 학교 출신들의 첫해 연봉은 평균 9만1천2백23달러다. 전체 MBA스쿨중 8위권으로 1위인 하버드(9만9천2백47달러)에 조금 못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