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은 동부가 거의 20년전부터 착실히 준비해온 미래사업이다.” 반도체사업 추진이유에 대한 한신혁(56) 동부전자 사장의 거침없는 일성이다. 한사장은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는 김회장이 반도체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치는 대목이다.동부가 반도체사업에 뛰어든 이유는.동부그룹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금융, 철강·금속, 화학·생명공학, 건설·유통, 반도체사업 등 5개 사업을 그룹 주요사업으로 확정지었다. 이중 반도체사업과 생명공학은 동부의 미래를 결정짓는 첨단사업이다. 특히 반도체사업은 김회장이 미래사업으로 염두에 두고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의지가 담긴 사업이다. 진작 이 사업을 추진했어야 했지만 동부 각 계열사가 알찬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김회장의 ‘실상의 경영’ 원칙에 따라 틈틈이 준비만 해왔다. 지금은 반도체사업 참여가 적기라고 판단, 뛰어든 것이다.현재 생산개시에 들어간 비메모리 사업의 전망은 어떠한가.97년 당시만 해도 메모리사업은 반도체회사들에 떼돈을 안겨다 줬다. 이같은 메모리사업의 대박행진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당시 동부가 무리해서 메모리사업을 강행했더라도 크게 손해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메모리시장보다 비메모리시장의 사업성이 밝다. 더욱 국내 반도체회사들은 이미 포화상태인 메모리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반면 비메모리시장은 점유율이 1%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특히 비메모리시장은 매년 성장률이 30%를 넘는 고속성장을 보이고 있다. 동부로선 충분히 승산이 있는 사업이다.자금조달엔 문제가 없는지.반도체사업은 영업에 따른 자체자금만으로도 충분히 지속시킬 수 있는 사업이다. 자체 자금조달이 일정 수준에 오를 때까지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본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한국의 반도체사업 여건이 좋아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이미 몇 군데서 대규모 투자를 문의해오고 있다.기술인력 확보도 중요한데.동부전자의 반도체 기술자는 4월 현재 6백61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중 77명(11.7%)은 10년 이상된 고급인력들이고 5∼10년 사이의 기술자들도 2백14명(32.4%)에 달한다. 이로써 필요한 고급 기술인력은 모두 확보됐다. 기술인력들은 요즘 기술제휴선인 일본 도시바 공장에 연차적으로 연수를 다녀오고 있다.정부에 하고 싶은 얘기는.비메모리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대만이나 최근 무섭게 신장하고 있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정부가 자금을 출연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해 정부가 나서서 자금을 지원할 수는 없지만 동남아국가들과의 경쟁을 위해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