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앞다퉈 선보인 맞춤형 정기예금이 시중 부동자금을 부지런히 끌어모으고 있다. 맞춤형 정기예금이란 수시로 예금을 꺼내 쓸 수 있고 중도에 해지를 해도 이자를 제대로 받을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농협이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상품 ‘행운 대 사은예금’은 만기 전에 돈을 찾아도 정기예금의 기본 이자를 지급한다. 새로 가입한 고객 중에서 50%를 추첨해 기본이자 (1년 연 5.5%)에 0.7∼2.0%포인트의 특별이자를 더 준다. 개인이나 법인에 관계 없이 3백만원 이상 5천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기간은 6개월∼1년. 농협은 이 상품을 6월말까지 2개월간 한시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2일 처음 나왔는데 발매 8일만인 10일까지 수신고가 1천2백80억원에 이른다.국민은행의 맞춤형 정기예금인 ‘수퍼정기예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판 한달만에 수신고가 3조5천6백억원을 기록했으며 10일까지 모두 9조9천6백65억원이 몰렸다. 이 상품은 만기 전에 인출해도 그때까지의 정기예금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추가 입금도 가능하다.한빛은행의 ‘한빛모아정기예금’은 여유자금이 생긴 봉급자나 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정기예금 상품이다. 통장 하나로 수시 입금과 분할 인출이 가능하고 고객이 직접 가입금액과 만기일, 이자수령 방법 등을 선택할 수 있다.상품의 가입금액은 최저 5백만원이지만 가입 후에도 1백만원 이상 만원 단위로 최고 24회까지 수시로 추가 입금할 수 있다. 추가 입금하는 금액에 대한 금리는 당일 고시이율이 적용된다. 특히 예금만기 전에 자금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만기이전이라도 2번까지 일부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가입대상은 개인, 법인, 단체 등으로 제한이 없고 가입기간은 1∼36개월. 일 단위로 신규가 가능해 고객 편의에 따라 만기를 정할 수 있다.‘한빛모아정기예금’ 봉급생활자 등에 제격이자지급 방법도 연이자지급식, 월이자지급식, 만기일시지급식 등으로 세분했으며 이자수령방식을 만기지급식에서 월이자 및 연이자지급식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변경시 이율은 신규 가입 당시의 금리가 적용된다. 예금금리는 매일 고시하는 기간별 최고 금리가 적용된다. 만기일시 지급식의 경우 현재 1개월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5.0%, 3개월은 5.6%, 6개월은 5.7%, 1년 이상 6.0% 등이다.이처럼 은행들이 고객의 편의에 맞춘 정기예금을 내놓는 것은 투신권의 MMF에서 빠져나온 단기부동자금을 흡수하려는 목적과 함께 소액 수시입출식 예금의 푸대접에 대한 일종의 보완장치로도 이해되고 있다.이제까지 대표적인 수시입출식 상품은 자유저축예금으로 예치기간에 따라 2.0∼4.0%의 금리가 적용돼왔다. 그러나 최근 은행들은 잦은 소액 입출금의 이자 계산을 위한 전산 비용·비교적 높은 금리 등을 이유로 자유저축예금을 사실상 폐지하고 있다. 최근 국민 외환 조흥 하나 주택 서울은행 등이 기존의 자유저축예금을 1.0∼2.0%의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저축 예금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