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8년 8월1일 넬슨 제독이 이끄는 영국 해군 뱅가드 함대는 이집트 연안에서 나폴레옹 함대를 전멸시켰다. 존 보글(John Bogle, 사진)은 당시 넬슨 함대의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뱅가드(Vanguard)그룹이라 짓고 주로 저비용 인덱스펀드 판매를 통해 미국 뮤추얼펀드 업계의 정상에 올려놓았다. 현재 뱅가드그룹에서 운용, 판매하는 뮤추얼펀드 수는 1백여개에 달하며 총 운용금액은 5천억달러, 총 가입자수는 1천4백만명에 이르고 있다. 올해 73세인 그는 현재 보글금융시장센터 회장으로 있으면서 인덱스펀드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보글은 경제학을 전공하던 프린스턴대학 시절 졸업논문의 주제로 삼을 새로운 분야를 찾던 중 포천지에 실린 초창기 뮤추얼펀드 산업에 관한 기사를 읽고 이에 관해 논문을 쓰기로 했다. 완성된 논문에서 그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뮤추얼펀드는 마케팅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운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효율적이고 정직하게, 또 경제적으로 운용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래 및 운용비용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 보글은 논문을 쓰고 나서 뮤추얼펀드야말로 자기가 평생을 바쳐 일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했다.그는 졸업 후 웰링턴투자관리회사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 67년에는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74년에 수익률 부진을 이유로 해임됐다. 보글은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고 아예 뱅가드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차렸다.창업 2년후인 76년에 뱅가드 인덱스 트러스트를 출범시켰다. 이 펀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된 최초의 인덱스펀드였다. 그의 취지는 이랬다. “뮤추얼펀드는 시장을 이기기 어렵다. 즉 채권 펀드는 이자율을 상회하기 어려우며 주식펀드는 비용을 제외하면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 어렵다. 시장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수만큼의 수익률을 내는 인덱스펀드가 최선의 투자방법이다.” 이 펀드는 1천1백만달러밖에 팔리지 않았고 업계에서는 보글이 실패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그들의 예측은 틀렸다. 저비용, 상대적인 고수익을 장점으로 내세운 인덱스펀드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단일 펀드로서는 최초로 지난해 1천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뮤추얼펀드 업계에서 운용비용 가장 낮아뱅가드의 인덱스펀드는 운용비용이 뮤추얼펀드 업계에서 가장 낮다. 인덱스펀드의 1년간 평균 비용은 0.28%에 불과하나 업계 평균은 1.25%에 달한다. 반면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85년부터 99년까지 미국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18.4%였다. 같은 기간 뮤추얼펀드의 비용공제전 평균 수익률은 17.3%였다. 그러나 모든 비용과 세금을 제한 후의 평균 수익률은 겨우 13%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인덱스펀드는 제반 비용이 낮고 세금도 적어 최종 수익률이 17%에 달했다. 85년에 뱅가드의 인덱스펀드에 1만달러를 넣었다면 99년에 21만7백74달러로 늘었겠지만 일반 뮤추얼펀드에 넣었다면 고작 12만5천85달러에 그쳤을 것이다.보글에 의하면 뮤추얼펀드는 평균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시장수익률의 75% 수익을 가져다준다. 예를 들어, 마켓지수가 10% 상승했다면 2.5%는 비용으로 공제돼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7.5%이다. 그러나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면 시장수익률 10%의 98~99%를 가져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덱스펀드는 수익률면에서 적어도 다른 뮤추얼펀드의 70%를 앞선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존 보글이 권하는 투자원칙1. 주식을 사되 분산투자하라(Diversify)2. 우량 채권도 포함시켜라(Balance)3. 단기적인 주가변동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라 (Accept reality)4. 장기 투자하라(Invest for the long term)5. 위와 같은 전략을 고수하라(Stay the cou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