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의사에 결정적 영향미쳐...2분기 기업 실적 감소,미 증시 큰 부담

주식시장에 여름장세가 있을 것인가 아니면 이쯤해서 미련을 버려야 하는가. 반도체 가격하락과 정보통신 업체들의 수익악화로 최근 각국 증시에서 기술주들의 낙폭이 커졌다. 이제는 주식시장의 모든 관심이 경기회복에 쏠려 있다. 사실 미국 경기가 본격적 하강 모습을 보인 지 불과 2분기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또 최근 경기변동 주체인 신경제 기업들의 영업수익이 단기간내 개선되기 어려워 세계 증시의 항로가 향후 순탄하다고 믿기에는 미심쩍은 요소들이 많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발표된 국내외 경제지표나 제반 현상을 보면 세계경제가 극단적 침체 위험으로부터는 한발 벗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구조적인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기에는 각국 경제의 누출현상(Leakage)이 너무 낮다. 이는 세계경제를 이끄는 미국 경제의 건전성과 최근 외환위기를 경험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비효율성 제거 노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가상승 압력이 약하고 기업의 생산성이 뒷받침된다는 것은 금융시장에 효율성이 존재한다는 증거이며 이는 곧 금융기관의 부실화도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과잉투자와 과소비의 후유증이 지금 경기를 억누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절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결국 우려되는 것은 심각한 경기침체와 그로 인한 금융시스템의 붕괴인데 아직까지는 그 확률이 매우 낮다. 물론 통화팽창으로 물가부담이 커지고 투자와 산출감소, 소비둔화가 이어질 수 있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재고조정을 완료한 기업들이 자본지출을 늘리고 고용을 확대, 경기는 정상적인 회복 사이클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다.이번 여름장세는 경제의 구조적 건전성과 중장기 희망에 대한 시험적인 의미가 있다.단기적으로 6월은 2분기 기업수익이 정식 발표되기에 앞서 개괄적 실적 전망치가 나오는 예비수익 노출(프리 어나운스먼트) 기간이다. 현재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S&P 500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로 추정돼 이 부문이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한국도 수출기업들을 중심으로 2분기 실적이 부담스러워 보인다. 특히 세계경제를 반영하고 외국인의 투자 의사결정을 반영하는 삼성전자의 이번 분기실적이 여름장세의 키를 쥐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한 발 떨어져 볼 때 미국 증시 역사상 경기가 완전히 회복된 이후보다는 금리하락과 경기회복의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사례가 더 많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올들어 외국인 선취매가 꾸준한 이유는 이머징 마켓임에도 불구, 서울 증시가 경기선행적이고 국제화된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순환 성격이 강한 업종 대표주의 수익개선에는 앞으로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지수의 상승 한계는 있을 것이다.그러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주식시장에서 이기는 비결은 주변이 어두워 보일 때 사서 주변이 화려할 때 파는 단순한 원칙을 실행하는 용기다. 특히 물가상승 압력이 적고 금융완화(금리인하)가 진행되는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더욱 그 승률이 높다. 미시적으로 보아 배당만 받아도 금리소득보다 우월한 종목이 다수 있다는 점 역시 주식을 평범하게 접근해도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