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식 사장 40년 근무 ‘최장 기록’ … ‘조선업 산증인’ 이우식 사장 등 전문분야 뚫어 ‘최고’ 등극

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에 오른다는 것은 신입사원들에겐 그야말로 꿈만 같은 얘기다. 사장은 고사하고 정년퇴직마저 보장받지 못하기가 일쑤인 까닭이다. 하지만 꿈은 때론 현실로 이어지는 법. 윤종용 삼성전자대표이사부회장 유상부 포스코회장 황두열 SK(주)부회장 등은 신입사원때 품은 ‘대권야망’을 달성한 입지전적인 전문경영인들이다. 이들을 포함해 한국 1백대 기업 CEO들중 사원으로 출발, 20~30여년만에 사장에 오른 전문경영인들은 모두 17명이다.먼저 근속연수가 가장 많은 전문경영인은 유충식(65) 동아제약(85위)사장이다. 유사장은 지난 61년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자마자 동아제약에 입사, 현재까지 40년 동안 근무하고 있다. 유사장의 성장의 궤는 동아제약 효자상품 박카스의 성장과 함께 한다. 박카스는 유사장이 입사하던 때 출시됐다. 유사장은 박카스를 드링크제품류 1위로 지속시키면서 급성장했다. 유사장은 초대광고팀을 이끌며 박카스를 일약 ‘스타상품’으로 만들어 나갔다. 광고로 상품을 최고로 만든 국내 첫사례이기도 하다. 유사장은 “힘과 용기를 주는 내용의 광고카피가 바로 박카스의 장수 비결”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사장은 근무 32년째인 지난 93년 총사령관인 대표이사사장으로 올라 8년째 최고자리를 지키고 있다.유사장 다음으로 오랫동안 근무한 전문경영인은 이우식(66) 한진중공업(67위)사장이다. 이사장은 지난 62년 인하대 조선공학과를 졸업, 그해 한진중공업에 입사했다. 이사장은 38년만인 지난해 대표이사사장으로 올랐다. 이사장은 국내 조선업계의 산증인으로 조선기술사 자격까지 갖고 있는 기술인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이사장은 지난 69년 국내 최초로 대만에 어선 20척을 건조, 수출한 주역이다. 이사장은 1만8천t급 대형선과 석유시추선 특수화학제품운반선 냉동선 등 특수선박을 국내 최초로 건조하기도 했다.황두열(58) SK(주)(11위) 대표이사부회장은 ‘OK 캐쉬백’ 서비스를 개발한 주역이다. 황부회장은 지난 66년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 68년 유공(SK 전신)에 입사했다. 황부회장은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황부회장은 ‘마케팅도사’로 알려져 있다. 황부회장은 석유사업 영업담당 전무로 재직하던 97년 ‘엔크린 보너스 카드’를 히트시킨 이후 ‘OK 캐쉬백’으로 발전시켰다. 황부회장은 석유류 소매시장에서 선두주자 자리를 굳히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며 입사 3년만에 고참선배들을 제치고 과장으로 승진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이인호 신한은행장 ‘달리는 노트북’이인호(58) 신한은행(12위)은행장은 일명 ‘달리는 노트북’이다. 이행장의 머리 속에는 신한은행의 모든 경영 내용과 청사진이 입력돼 있는 데다 발은 항상 현장을 달리기 때문이다. 이행장은 지난 82년 신한은행 설립준비위원으로 참여, 지난 99년 은행장이 됐다. 이행장은 차장때 부도난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돼 1년만에 뛰어난 실적을 올리는 정상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같은 노력 등으로 이행장은 은행내에서 실시하는 종합 업적 평가에서 ‘대상’을 2회 연속 받기도 했다. 이행장은 최근 직원연수 교육에서 “은행원으로 청렴하고 성실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며 월급을 받는 대로 저축해 지금까지 만든 통장이 1백개쯤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성재갑(63) LG화학(15위)부회장은 부산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지난 63년 락희화학(LG화학의 전신)에 입사한 뒤 지금까지 38년 동안 화학 업종에서만 몸담았다. 성부회장은 94년 처음으로 LG화학 대표이사사장에 올랐다. 성부회장은 LG가 국내 처음으로 완전한 석유화학 수직계열화를 이루는데 큰 기여를 했다. 성부회장은 지난 94년 세계 두번째로 젖소산유촉진제(BST) ‘유트로핀’ 등 의약품 분야에서 히트상품을 속속 내놓기도 했다. 성 부회장은 수치에 관한 한 컴퓨터처럼 정확해 3M을 비롯한 세계적 기업들의 연간 매출액은 물론 직원들의 생일에서부터 한번 만난 현장 인부의 말까지 모두 기억해 낸다고 한다.위성복(62) 조흥은행(20위) 은행장은 지난 64년 조흥은행에 입행한 뒤 34년만인 지난 98년 최고사령탑의 자리에 올랐다. 싱가포르 사무소장 샌프란시스코 지점장 등 해외지점장을 거친 국제통이다. 위행장은 지난 80년대 중반 영업3부장 재직시 부실 해외건설업체를 성공적으로 정리한 솜씨를 발휘했고 97년에는 쌍용자동차의 빅딜을 주도적으로 성사시키기도 했다.곽주영(49) 한국담배인삼가스공사(21위) 사장은 지난 74년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당시 정부산하기관인 전매청에 입사했다. 곽사장은 대학시절 기술고시에 합격한 수재. 곽사장은 그후 전매청 전산담당관 경영기획국장 등을 거쳐 올해 최고 사령탑에 올랐다.김주형(54) 제일제당(28위)사장은 73년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제일제당에 입사한 뒤 25년만인 99년 대표이사부사장에 올랐다가 지난해 대표이사사장으로 승진됐다. 이재현 제일제당부회장의 경복고 선배인 김사장은 조직관리와 수익구조 개선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 데다 대표이사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7%대의 영업이익률을 10%대로 끌어올리는 수완을 보였다.윤종웅 하이트맥주 사장 영업사원부터 시작윤종웅(51) 하이트맥주(43위)사장은 75년에 조선맥주에 입사해 영업사원부터 시작했다. 윤사장은 전무시절 98년 맥주판매가 갈수록 떨어지고 깔아놓은 외상이 수거되지 않고 현금 유동성도 나빠지자 미국 캐피털 그룹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해 3천만달러, 99년엔 독일 칼스버그사로부터 1억달러의 투자를 끌어내는 대성공을 거뒀다. 윤사장은 24년만인 99년 4월 사장으로 승진했다.김극년(61) 대구은행(68위)은행장은 고려대 법대를 4년 동안 국비장학금으로 다닐 정도로 수재였다. 김행장은 64년 졸업 후 대구은행에 입행, 은행원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김행장은 지난 86년 서울지점장 시절에는 전국 은행 점포 중에서 가장 많은 1천6백50억원의 수신고를 올려 대구은행이 수신고 1조원을 달성하는 데 큰 몫을 했다. 김행장은 은행의 전산시스템 구축에도 상당한 일조를 했다.김행장은 전산부장 시절 IBM 초청으로 미국 BOA 전산센터를 방문, 모든 은행업무가 컴퓨터를 통해 이뤄지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국내에 돌아오자 마자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억원을 투자해 국내 선두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시 김행장이 전산화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한해 당기순이익을 훨씬 웃도는 것이었지만 이후 대구은행이 전산정보화 부문에서 앞서갈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김행장은 사이버 뱅킹도 전국 은행 중 최초로 시도해 큰 성공을 거뒀다.김선진(59) 유한양행(84위)사장은 지난 68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실장 부장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97년)까지 계단을 타고 오르듯 올랐다. 김사장은 재정기획분야에 잔뼈가 굵은 전형적 전문경영인이다. 김사장은 ‘CEOstock.com’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연일 폭발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이용구(55) 대림산업(35위)사장은 71년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나온 뒤 곧바로 대림산업으로 들어왔다. 이사장은 사우디사업본부장(86년) 기획조정실장(91년) 등을 거쳐 입사 29년만인 지난해 대표이사사장으로 영전됐다. 정환진(61) 한일시멘트(88위)사장은 66년 성균관대 상학과를 졸업후 69년 한일시멘트에 입사했다.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30년후인 지난 99년이다.김성기(53) 대덕전자(58위)사장은 71년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나와 77년 대덕전자에 입사했다. 김사장은 그후 84년 이사로 승진했고 96년 대표이사 전무로 올라섰다. 사장에 오른 것은 입사후 22년만인 99년이다. 이창용(59) 대한전선(60위)사장은 지난 68년 대한전선에 입사,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됐다.한국 1백대 기업중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 윤종용(57)부회장과 3위 포스코의 유상부회장도 사원으로 출발해 최고 전문경영인에 오른 화제의 인물이다. 윤부회장은 66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후 삼성전자에 입사, 기획조정실장(79년) 가전부문 대표이사사장(92년) 총괄대표이사사장(97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유회장은 70년 포스코에 입사해 90년 전무까지 승진했다가 4년간의 외유를 마친 후 98년 회장으로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