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앞다퉈 주식투자형 신탁상품 판매를 재개하고 있다. 국민은행 창구.은행 신탁 상품의 ‘봄날’은 다시 오는가. 전체 신탁의 수탁고 감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판단은 아직 섣부르지만 최근 인기를 끄는 신탁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요즘 뜨는 상품 중 하나는 특정금전신탁이다.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정금전신탁은 정기예금을 대체하는 인기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5월 한달간 은행 신탁계정에서 전체적으로 1조5천억원이 빠져나갔지만 특정금전신탁만 8천4백11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특정금전신탁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고객이 자산운용 대상을 지정하는 ‘맞춤형’인데다 만기가 3개월 이상으로 짧은 편이라 단기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투자성향, 자금 용도와 투자금액이나 기간에 따라 투자유형을 선택하거나 운용자산을 지정하는 상품. 신한은행 ‘마이 펀드’의 경우 가입 금액이 ‘투자유형 선택형’은 채권형일 때 최소 3억원 이상, 주식형은 10억원 이상 가입 가능하고 ‘자유지정형’은 1억원 이상 가입할 수 있다. 맡긴 신탁자금은 계약 건별로 따로 관리되며 월 단위로 수익률이 투자자에게 통보된다.은행들은 기업들이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를 확보한 뒤 고객들을 모집해 투자를 유도하는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해 재미를 보고 있다. 한빛은행은 지난 한달간 특정금전신탁 잔액이 2천4백9억원 늘어나는 급증세를 보였다. 또 주택은행이 1천9백29억원, 조흥은행이 1천2백80억원의 증가를 기록했다. CP금리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단기 고수익을 원하는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처럼 기업CP를 인수해줬던 종합금융사 영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같은 특정금전신탁 증가는 기업자금난을 덜어주는 효과도 발휘하고 있다.기업 자금 조달에도 한몫한편 은행들은 신탁 신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 주식투자 상품이 원금을 까먹어 고객의 지탄을 받자 판매를 줄였으나 올들어 주가가 오르자 다시 주식투자형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원금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국민은행은 14일부터 ‘빅맨황금분할 투자상품’을 내놓았다. 고객의 예금을 8대2로 나눠 각각 정기예금과 주식형 투자신탁에 투자한다. 정기예금 금리를 6%로 볼 때 주식 투자분의 수익률이 -20%이 될 때까지 원금 손실이 없다는 게 은행측의 계산이다. 이 은행은 이자만 주식에 투자하는 ‘이익투자형 단위금전신탁’도 13일부터 5백억원 한도 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원금은 국공채 등에 투자하고 이 투자분의 예상 수익률 범위 안에서 주식에 투자한다.외환은행은 이번주 중 발매 원금의 30%를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전환형 단위금전신탁’의 판매에 들어간다. 이 상품은 목표 수익률인 연환산 수익률 15%에 도달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한다. 하나은행도 그동안 판매를 중단했던 ‘주식형 단위금전신탁’의 판매재개를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