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효성인포·스토리지텍 ‘3두마차’ 영업조직 재정비, 공격 마케팅 서둘러

국내 시장 50%를 점유하면서 국내 스토리지 업계를 이끌고 있는 스토리지 전문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EMC 히타치(효성인포메이션) 스토리지텍 등은 보다 큰 파이를 차지 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또 IBM 썬 등 서버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컨설팅, 서비스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전세계 스토리지 시장 리더인 EMC는 국내에서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EMC측이 밝히지 않아 정확하지 않지만 업계에선 지난해 2천억~3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정도면 전체 시장의 40%를 점유한 것. 그러나 EMC 자체로 보면 ‘새발의 피’다. 한국EMC는 EMC 전체 매출의 1.5%가 한국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한국EMC는 어쨌든 시장을 수성하면서 올해부터 컨설팅, 서비스 등 스토리지 토털 서비스 업체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EMC를 바짝 뒤쫓아오는 곳이 히타치다. 히타치는 현재 효성인포메이션 LG히타치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중 효성인포메이션이 가장 많이 팔고 있다.(지난해 매출 6백10억원) 효성인포메이션도 올해 스토리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 간접판매 확충 등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스토리지텍은 테이프 전문 스토리지 시장에서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SAN 시장에 진출 EMC 히타치와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이에 스토리지 전문업체간 시장점유 확대경쟁도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한국EMC한국EMC는 ‘E-Infostructure’라는 스토리지 토털 솔루션 제공을 위해 중형급 제품과 판매 라인을 보강했다. 판매 협력사는 기존 대인정보, 데이터게이트 등 4개 대형급 제품 협력사와 함께 중형급 판매 협력사 20여개를 추가했다. 올해는 스토리지 토털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컨설팅을 담당하는 프로페셔널 서비스 조직과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담당하는 시스템 엔지니어 조직에 대한 투자와 전문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유지보수 부문 등 서비스 및 기술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EMC는 현재 3백20명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는 기존 인력 50% 정도를 더 충원할 계획이다.산업별로는 통신 금융 대기업 시장에 이어 신규시장인 인터넷 제조 공공부문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형급과 중형급 시장을 구분, 세분화하고 차별적인 마케팅과 영업전략을 전개할 예정이다.한국EMC의 전략제품은 ‘시메트릭스 아키텍처’다. 지난 90년에 발표된 ‘시메트릭스 아키텍처’는 독특한 데이터보호 관리 공유기능과 함께 고성능, 확장성, 지속적인 데이터 가용성 및 광범위한 접속성을 제공한다. 이 제품은 전세계 외장형 스토리지 부문에서 약 4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EMC는 국내외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올해 스토리지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스템 아키텍처에 따라 개발된 제품은 ‘시메트릭스 8000’. 이 제품은 높은 신뢰성 기반의 첨단 스토리지 기술, 메인프레임 및 오픈시스템 환경에서의 이기종 환경 접속 구현, 대량의 정보를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 기업의 확장 및 신규사업 진출을 지원하는 EMC소프트웨어 장착 등이 특징이다.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EMC를 바짝 추격하면서 ‘넘버2’를 노리는 곳이 히타치다. 히타치 제품은 현재 일본 히타치의 미국법인 히타치데이터시스템과 합작 설립된 효성인포메이션, 일본 히타치 합작사인 LG히타치가 공급하고 있다. 이중에서 스토리지 전문업체로 효성인포메이션이 한국EMC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이하 효성인포)은 99년 3백90억원, 지난해 6백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천억원을 목표하고 있다.“업계에선 시장규모를 약 4천억에서 5천억원 규모로 봅니다. 이중에 EMC가 약 40% 정도 점유했다고 치면 저희는 약 10% 정도죠. 과거에 비해 격차를 많이 줄였습니다. 그만큼 기술과 가격에서 뒤질 게 없다는 것입니다.”(박찬균 효성인포메이션 마케팅 부장)실제로 효성인포메이션은 지난해 전년대비 1백60%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면서 EMC를 추격하고 있다. 특히 올 5월까지 3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지난 99년 한햇동안 올린 매출을 이미 달성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박부장은 “매출 목표를 1천억원으로 잡았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영업조직을 시장별로 세분화해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간접판매 비율을 높이기 위한 협력사 교육 지원 프로그램도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동안 SAN 등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주력해오던 효성인포는 최근 중형급 제품 썬더 9200을 출시하고 NAS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를 위해 미국의 스토리지 솔루션(NSS)사와 손을 잡았다. 효성인포의 주력제품은 대형급 스토리지로 37TB의 저장용량을 갖고 있는 ‘라이트닝 9900’이다. 이 제품은 광스위치 아키텍처로 설계돼 정보관리 솔루션의 필수요건인 확장성 신뢰성 고성능 등 3박자를 골고루 갖췄다고 회사측은 밝혔다.한국스토리지텍한국스토리지텍은 테이프 스토리지 전문업체다. 최근에는 디스크 스토리지 등 SAN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테이프로 1천8백75TB의 용량을 공급해 2백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분기에 90억원어치를 팔았다. 올해는 3백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 디스크 스토리지, SAN 솔루션으로 약 9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스토리지텍은 올해 테이프 전문업체에서 벗어나 SAN 솔루션 업체로 거듭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2개의 판매 협력사를 확보, 채널 영업 비중을 65%까지 올린다는 방침이다. 또 올 1월부로 이사급 팀장제를 도입, 분리 운영해오던 영업부와 영업기술지원부를 영업사업팀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도 실시했다.SAN 전문업체를 표방하고 있는 한국스토리지텍의 주력제품은 ‘스토리지9176’. 이 제품은 고속 데이터 입출력 처리를 위한 온라인 트랜잭션은 물론 광대역폭을 요구하는 이미지 데이터 프로세싱, 데이터웨어하우징, 이기종 연결을 위한 인터넷 데이터 센터용으로 설계됐다. 스토리지 9176은 72GB의 디스크를 2백개까지 증설할 수 있다. 또 썬 IBM 등 유닉스 운영체제는 물론 윈도NT 등 서로 다른 운영체제를 지원한다.EMC ‘직지찾기’ 캠페인문화마케팅으로 기업이미지 ‘업그레이드’스토리지 전문업체인 EMC가 대중속으로 뛰어들었다. 대중에 EMC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에 나선 것.“스토리지 업계에선 EMC의 이미지가 ‘공격적이다, 제품가격이 비싸다, 시장을 독점해 고자세다’ 등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더욱이 일반인들에겐 스토리지가 뭔지 EMC가 뭐하는 회사인지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를 쇄신하기 위해선 뭔가 다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유상모 마케팅부 과장)한국EMC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것은 문화마케팅이었다. 단순히 현물을 제공하는 스폰서가 아니라 고도로 계산된 기업 마케팅을 적용한 것. EMC는 지난해 8월부터 청주시민회와 공동으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 찾기 운동 후원에 나섰다. 지금까지 직지관련 사외보 제작, 홈페이지, e메일을 통한 정보 제공을 하고 있으며 EMC 고객사의 후원으로 동아리, 직지찾기 탐방 등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유과장은 “EMC란 회사를 일반인들에게 홍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이때문에 EMC의 기업 이미지를 연결시킬 수 있는 문화 마케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정보를 저장 관리 보호하는 회사의 이미지와 세계 최초의 정보기록 매체인 직지가 서로 잘 맞아떨어진 점이 후원의 배경이다. 그는 또 “마케팅 측면에서 EMC의 아이덴티티를 알리는 열쇠가 됐다”며 “고객과 일반인들로부터 반응이 좋아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EMC는 올해도 청주 시민단체와 함께 체계적 대국민 홍보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EMC는 본사의 후원을 받아 직지에 관한 수필집을 발간할 계획인데 현재 출판사와 기획단계에 있으며 한글, 영문판을 내놓을 계획이다.EMC는 세계 최대 스토리지 전문 업체다. 하지만 한국시장 포션은 세계 시장의 1.5% 정도밖에 안된다. 매출 면에서 미미하다는 얘기다. 이런 곳에서 직지 찾기 등 문화 마케팅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당 지역 고객과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어야 보다 효과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