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카피 판매, 일본 등 해외시장 성공진출 … 온라인·모바일분야로 사업확대 추진

소프트맥스가 설립 이래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창세기전' 판매에 힘입어서이다.90년대 후반 PC게임 마니아들을 매료시켰던 게임 ‘창세기전’. 롤플레잉게임인 ‘창세기전’은 국내에서 개발한 PC게임으로는 최고 히트작이다. 95년부터 지금까지 누적판매량만 60만 카피에 이른다. ‘창세기전’을 개발한 업체가 바로 소프트맥스다. 소프트맥스는 국내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게임 본고장인 일본에 직접 진출, 자사 브랜드로 2만 카피를 판매했고 중국 대만에도 수출하는 등 해외에서도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이 업체는 지난해 53억원의 매출과 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소프트맥스가 94년 설립된 이래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창세기전’ 판매에 힘입어서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 작품은 정영희 사장이 PC통신을 통해 만난 게임 마니아들을 모아 만들었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 곳에서 만난 개발자들이 현재 이 회사의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창세기전’ 시리즈인 ‘서풍의 광시곡’과 ‘템피스트’ 등 연달아 히트작을 내놓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특히 ‘서풍의 광시곡’은 지난 99년 일본 게임개발 회사인 팔콤을 통해 3만 카피를 판매, 일본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서 번 자금으로 지난해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이곳을 통해 소프트맥스는 PC게임인 ‘서풍의 광시곡’을 콘솔(비디오용) 게임으로 전환한 상품을 내놓았다. 그 결과 지난 2월부터 누적판매량이 2만 카피를 넘어서 일본 직접 진출의 가능성을 열었다. 국내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자사 브랜드 수출이 이뤄진 것이다.일본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것은 일본게임에 뒤지지 않는 그래픽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실제 소프트맥스는 일본 디자이너를 고용, 일본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는 그래픽을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또 ‘몽테크리스토퍼 백작’ 스토리를 바탕으로 구성된 ‘서풍의 광시곡’은 음모와 배신 그리고 복수 등 일본인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는 점도 성공적 진입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사장은 “일본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앞으로 1~2년은 더 걸리겠지만 진입초기부터 수익을 냈다는 사실이 사업 전망을 밝게 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PC게임 분야는 올해 ‘창세기전’을 마감하고 새로운 게임을 내놓아 게임 마니아들을 붙잡아 둘 계획이다. 지난 99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새 게임은 올 4분기부터 출시할 예정이다.일부 온라인게임 유료화 통한 수익확대 예상올해 소프트맥스가 주력할 사업분야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 콘텐츠 분야다. 지난해 구축한 게임 포털사이트 포리프(www.4leaf.co.kr)를 통해 PC게임은 물론 온라인게임과 콘솔게임 그리고 모바일게임 제공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게임은 엔씨소프트 등 이미 이 시장을 장악한 선발주자들이 있지만 앞으로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보유한 업체들에 시장 주도권이 넘어갈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한다. 온라인게임의 춘추전국시대가 온다면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후발업체들에 기회가 올 것이란 분석이다.이에 대비하기 위해 소프트맥스는 게임포털사이트를 통해 제공한 테일즈위버 게임 등을 올 10월부터 유료로 전환하면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이 사이트의 회원을 대상으로 모니터한 결과 올해 말까지 15억원의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실적이 나타나면 내년엔 온라인게임과 PC게임의 매출비중을 50대50으로 가져갈 계획이다.모바일분야는 7월 중순부터 KTF에 콘텐츠를 공급할 계획이다. 휴대폰이나 PDA 등을 통해 소프트맥스가 개발한 캐릭터나 벨소리 등을 내려 받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사업분야에서 예상되는 매출규모는 작지만 이 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영업력을 집중할 방침이다.소프트맥스는 개발과 경영이 분리된 업체다. 대부분 게임업체들은 개발자가 경영도 겸하고 있지만 이 업체는 출발부터 분리됐다. 정영희 소프트맥스 사장은 시장의 흐름과 게임 마니아들의 욕구를 파악해 개발자들에게 개발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개발자들이 자기 스타일에 빠져 본인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 가능성을 차단시킨 것이다. 소프트맥스의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 업체의 전체 직원은 74명이고 이 중 개발인원은 62명이다.소프트맥스의 지분은 정영희 사장 등 특수관계인이 51.92%, 미래에셋 등 4개 펀드가 6.36%, 그리고 우리사주가 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애널리스트 시각게임 다양화가 ‘성장 관건’소프트맥스의 최대 강점은 역시 ‘창세기전’ 시리즈가 꾸준히 히트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통상 시리즈물이 히트를 거듭하면 고정적 유저층을 확보, 후속작이 안정적 매출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흥행산업인 게임분야에서 이러한 안정성 확보는 커다란 장점이다.약점을 꼽자면 현재의 제품 포트폴리오로는 PC게임의 최대 마켓인 미국시장 진출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다. ‘창세기전’류의 일본풍 롤플레잉게임은 미국시장에서 크게 히트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다. 미국 등 다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다양화가 필수라는 얘기다.이에 소프트맥스는 올 하반기에 사업영역을 기존의 개인용 PC게임에서 PC방 중심의 온라인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 신규사업들을 포함한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다.김명찬·SK증권 리서치팀 연구원CEO 탐구정영희 사장남다른 고집·순발력 ‘게임 대박’ 원동력고집과 순발력은 어찌 보면 상충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을 유연하게 체크하면서 한 번 결정한 것은 우직하게 밀고 나간다면 경영자의 자질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다. 소프트맥스가 큰 부침 없이 7년 동안 안정적 경영실적을 가져온 것도 CEO의 이런 자질 때문이다. OEM으로 공급하는 제품에도 소프트맥스의 고객카드를 넣어 시장의 반응을 체크하려 했던 노력이나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아이템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잘라내는 행동에서 그만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위기의 순간에도 정사장은 고집과 순발력으로 버텼다. 지난 98년 주거래업체 부도로 매출채권이 부실화되고 유통채널까지 막히자 정사장은 직원들을 모아놓고 “죽기 아니면 살기, 둘 중 하나”라며 결연한 자세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그는 생산방식을 주문생산에서 직접생산체제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 결과 수익성이 호전됐고 직원들의 게임개발 속도도 평상시보다 두 배나 빨라졌다.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것이다.정사장의 꿈은 한국의 ‘코나미’가 되는 것이다. ‘코나미’는 수많은 게임 개발회사를 거느리는 마케팅 전문 조직이자 지주회사 형태를 갖춘 일본의 게임업체다. 게임 개발부를 분사시키고 이들을 ‘코나미’라는 끈으로 엮은 것. 이런 시스템이 소프트맥스에도 적용된다면 10년 뒤에도 회사는 살아남아 있으리란 확신이 든다고 정사장은 말한다.“사실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습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소프트맥스라는 회사는 없었을 거에요. 소프트맥스가 성장하면 직원들도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란 말은 꼭 하고 싶어요.”약력 : 64년 출생. 83년 서울여상 졸업. 85년 성신여대 경영학과 중퇴. 85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93년 소프트맥스 설립. 98년 문화관광부 게임산업정책자문위원. 99년 소프트웨어 산업발전 대통령 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