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19명의 국내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올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 베스트 애널리스트 조사’에서 삼성증권은 법인영업력에서 받은 탁월한 평가를 바탕으로 베스트 증권사로 선정됐다. 삼성증권의 법인영업력이 대우증권이나 현대증권에 앞선다는 것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평가다. 주문체결능력은 물론이고 고객관리능력 정보제공능력 펀드수익기여도면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이다. 또 리서치팀의 자료에 대해서도 신뢰도와 정확성 부문은 뛰어나다는 견해를 밝혔다.최근 삼성증권은 외형 1위가 아닌 내실 1위를 추구하고 있다. 한국 증권업계의 오래된 약정추구문화를 바꿔보겠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지난 6월 새로 부임한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은 삼성그룹 자산운용전문가답게 ‘실익이 없는 약정경쟁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선진증권사를 지향한다면 브로커리지하우스로서 외형경쟁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삼성이 베스트 증권사라는 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대우증권이나 현대증권이 그룹위기로 함께 흔들리는 동안 내부정비에 전념할 수 있었다는 좋은 여건이 뒷받침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미 해외영업 분야에서는 삼성증권이 외국계 주요 브로커들 못지 않은 영업력을 발휘하고 있다. 경영지표에서 보여주는 안정성이 무엇보다도 카운터파트로서의 신뢰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삼성의 리서치팀에 대해서는 아직은 다소 인색한 평가를 했다. IMF이후 국외보다 국내기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대우증권에 다소 밀렸다. 그러나 삼성 리서치팀은 신뢰도와 정확성 부문에서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98년 이남우 상무가 영입되면서 리서치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재구축한 삼성은 현재 국제감각이 있고 영어가 되며 전문성 있는 젊은 애널리스트들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리서치의 인프라스트럭처는 가장 뛰어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들이 해당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해 온 대우리서치의 벽을 뛰어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대우는 영업쪽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리서치팀의 맹활약으로 베스트 증권사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업종담당 경력 10년이 넘는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이 아직도 매주 1, 2회 기업방문을 다니고 연륜과 오랜 대인관계에서 오는 무게 있는 자료를 내는 등 펀드매니저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타 증권사에서 현재 업종별로 1, 2, 3위 하는 애널리스트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도 대우리서치라는 점에서 ‘애널리스트 사관학교’라는 명예에 부족함이 없다. 대우증권은 올들어 해외영업을 조금씩 재개하고는 있으나 아직 그룹 위기의 그늘이 크다. 또 영어프리젠테이션 및 해외투자가용 자료공급 능력면에서 삼성은 물론 현대에 뒤진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그러나 최근 도매영업보다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소매영업 분야에 향후 리서치역량을 드라이브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분야에서의 경쟁우위 전략이 주목할 만하다.한 때 업계 1위의 약정고를 자랑했던 현대증권은 지난해 현대그룹 유동성위기와 신뢰위기의 후유증을 아직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태욱 이사가 이끄는 현대증권 리서치팀은 그룹위기와 함께 약세장 전략이 펀드매니저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3위에 만족해야했다.현대리서치센터도 영어가 되는 글로벌감각의 애널리스트가 많고 업종별 평가에서 상위권에 고르게 포진해 있다. 삼성리서치팀과 마찬가지로 국영문리포트를 함께 내고 있다. AIG외자유치 문제가 해결돼 그룹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되면 최상위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법인영업 부문에서는 모건스탠리 출신의 공현무 이사가 이끄는 법인영업팀이 펀드매니저들로부터 ‘부지런하다’는 평가를 받아 2위인 대우증권과 간발의 점수차이로 3위를 차지했다.새 사장이 취임하면서 외형확대를 선언한 LG투자증권은 최근 리서치분야와 법인영업분야 공히 ‘빅3’를 바짝 뒤쫓고 있다.중위권 증권사에서는 리서치분야에서 5위를 기록한 굿모닝증권과 모건스탠리에 이어 7위를 차지한 신영증권팀의 도약이 돋보인다. 특히 굿모닝증권은 리서치팀과 국제영업 및 법인영업을 함께 담당하고 있는 이근모 전무가 올 상반기에 “국내보다 해외에 있는 날이 더 많았다”고 할 정도로 해외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외국계자본이 지배주주가 된 굿모닝증권은 높은 대외신인도와 씨티은행출신의 도기권 사장을 비롯, ABN암로 등 외국증권사의 법인영업인력이 대폭 보강되면서 6월 중 해외약정이 삼성증권과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올라왔다.외국계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국내리서치 및 영업인력, 해외주문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확고한 평가를 받고 있다. 6위를 차지한 모건스탠리나 8위 메릴린치, UBS워버그 CSFB 등은 국내 기관투자가에 들이는 역량이 해외쪽에 대한 투자보다 적을 수밖에 없는 데도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특히 리서치 분야에서 모건스탠리나 메릴린치 UBS워버그 등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리포트의 신뢰도와 정확성 부문에서 국내증권사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애널리스트 세계에서는 전체적으로는 올들어 현업 출신 애널리스트가 부상한 것도 눈에 띈다. 스타애널리스트들이 다수 버티고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 출신의 메리츠 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이 1위 자리로 올라왔다. 굿모닝증권 허도행, 동양증권 하태석, 한누리 장동식, LG투자증권 황호성 애널리스트들 역시 삼성SDS와 LG-EDS, 제일제당 등 업계에서의 현업경험을 토대로 짧은 시일내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자리매김 했다.조사방법 개요펀드매니저 3백19명에 설문배포·회수이번 조사는 지난 6월15일과 18~21일까지 5일에 걸쳐 국내 투신 자산운용 투자자문 은행 보험 연기금 종금 등의 펀드매니저 3백1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은 주식형펀드 운용규모에 따른 할당배분을 기본으로 은행과 연기금 등의 경우 실제 주식자산운용여부를 감안해 배포했다. 연인원 35명의 조사원을 투입, 면접조사 및 당일회수를 원칙으로 했으나 당일 회수가 불가능한 경우 배포 후 익일 회수방식도 병행했다. 배포된 3백19부의 설문지 가운데 2백70부의 설문지가 회수됐으며 이 가운데 설문가치를 인정할 수 없는 11부의 설문지를 제외하고 2백59부를 대상으로 3인의 통계전문가가 분석을 실시했다. 국민연금이나 일부 은행은 당일 및 익일 회수가 불가능해 배포만 하고 한부도 통계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사에 참여해준 기관투자가들은 다음과 같다.(괄호 안은 설문회수부수)■조사참여기관 및 회수부수 =동양투신(9) 교보투신(6) 동원BNP투신(2) 아이투신(1) 한일투신(3) 태광투신(1) 동부투신(4) 신영투신(5) 신한투신(3) 대신투신(4) SK투신(2) 템플턴투신(2) 서울투신(1) 조흥투신(3) 주은투신(3) 한빛투신(1) 하나투신(3) 국은투신(2) 한화투신(4) 미래에셋투신(5) 외환코메르츠투신(1) 세종투신(1) 삼성투신(9) 한국투신(16) 대한투신(18) 현대투신(22) LG투신(13) 제일투신(8)글로벌에셋(3) 마이에셋(2) 유리자산운용(4) 맥쿼리IMM자산운용(3) 와이즈에셋 (4) 미래에셋자산운용(6) KTB자산운용(4) 월드에셋(3) 다임인베스트먼트(2) 세이에셋 (3)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7) 튜브투자자문(3) B&F(3) 피데스투자자문(3) 신한은행(4) 조흥은행(1) 기업은행(3) 부산은행(4) 대구은행(1) 한빛은행(3) 국민은행(4) 서울은행(3) 주택은행(1) 한미은행(5) 농협(4) 수협(1) 신한생명(2) 푸르덴셜(1) 대한생명(2) SK생명(2) 대한재보험(1) 서울보증보험(2) 삼성생명(1) 교보(6) 동양생명(2) 흥국(1) 쌍용화재(1) 삼성화재(2) 동부화재(2) 신동아화재(1) 동양현대(2) 한불종금(1) 금호종금(1)공무원연금(1) 사학연금(4)■조사내용◇베스트 리서치팀 =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증권사 리서치팀을 순서에 관계없이 3곳씩 추천받았다. 각 리서치팀에 대해 추천사유로 리포트 신뢰도와 정확성, 리포트의 적시성, 프리젠테이션 마케팅능력 등 4개 분야를 기준으로 5점만점 기준으로 평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여기서 나온 점수를 합산해 총점의 오름차순으로 순위를 매겼다.◇베스트 애널리스트 = 최근 산업변화와 거래소 시가총액 비중을 반영, 22개 산업분야와 투자정보 및 전략 관련 5개 분야를 합해 27개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애널리스트를 2명씩 추천받았다. 리서치팀에 대한 평가기준과 마찬가지로 리포트 신뢰도와 정확성, 리포트의 적시성, 프리젠테이션, 마케팅능력 등 4개 분야를 기준으로 5점만점 기준으로 평가를 받았다.◇베스트법인영업팀 = 매매체결능력 고객관리능력 정보제공능력 펀드수익률기여도 등 4개 항목에서 가장 뛰어난 법인영업팀을 순서에 관계없이 3곳씩 추천받아 다빈도 순으로 절대총점을 구했다.◇베스트 증권사 = 베스트 리서치팀 부문과 베스트 법인영업팀 부문에서 사용된 척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표준화방법을 사용했다. 5점 척도로 평가해 총점을 비교한 리서치부문은 전체 증권사들이 얻은 점수의 총점에서 각 증권사가 얻은 점수의 비율을 백분율점수로 환산했다. 증권사 선택 빈도수를 기준으로 평가한 영업부문은 전체문항에 대한 각 증권사의 출현빈도를 합산한 점수를 백분율로 환산해 표준화하고 이 두 부문의 백분율점수를 합산, 순위를 정했다.■조사방식의 한계베스트리서치팀과 베스트법인영업팀을 묻는 항목에는 펀드매니저들이 충실히 답변했다. 반면 업종별 베스트애널리스트의 경우 애널리스트 항목에 공란으로 비워두는 경우가 많아 무효항목이 많이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주니어 애널리스트와 중하위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반사적 불이익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특히 시황팀에서 공란이 많아 이 부문은 회사별 시황팀으로 집계를 해야 했다.또 설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면접조사 및 당일회수를 원칙으로 했으나 10페이지를 넘는 설문에 부담을 갖는 매니저가 많아 불가피하게 익일회수가 병행된 것도 이번 조사의 어려움이었다.응답 펀드매니저 현황펀드운용경력, 5년 이하 ‘70%’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펀드매니저들은 총 2백70명이다. 지난해 <한경BUSINESS designtimesp=21289>가 베스트 펀드매니저로 선정한 이준희 동원BNP 팀장을 비롯, 김형찬 KTB자산운용 팀장, 오종문 마이다스에셋 자산운용팀장, 권호진 SEI에셋코리아 상무 등 국내 내로라하는 매니저들이 설문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했다. 운용규모를 감안, 설문지를 배포한 결과 투신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55.3%)을 차지했다.펀드매니저들은 증권사 리서치 자료를 운용에 많이 반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62.2%가 ‘많이 반영한다’고 대답했고 8.5%가 ‘아주 많이 반영한다’고 응답했다. 70%가 리서치 자료를 토대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추세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증권사 리서치팀의 질적 향상과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99년 이후 투신 및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자리이동과 부침이 심했고 펀드매니저들도 세대교체가 많이 됐다. 펀드운용경력을 살펴보면 3년 이하가 39.4%, 3~5년이 32.1%를 차지, 5년 이하 경력의 펀드매니저들이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했다. 35세 미만의 젊은 매니저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5~10년 동안 펀드를 운용한 중견급 매니저는 21.5%, 10년 이상 운용경력이 있는 매니저들은 6.9%에 불과했다. 사실상 40대 이하의 매니저들이 전체 90% 이상을 구성하고 있다.간접투자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규모는 99년 조사당시보다 줄어 들었다. 1천억원 이하가 전체 63.4%를 차지했다. 3천억원 이상의 대규모펀드를 운용한다고 응답한 펀드매니저도 13%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