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수입자동차 업계엔 작지 않은 ‘빅딜’이 있었다. 국내에서 볼보자동차를 수입, 판매하는 볼보자동차 코리아를 중심으로 재규어코리아 랜드로버코리아가 하나로 통합된 것.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그 동안 포드세일즈서비스 코리아 산하에서 활동해 왔다.통합된 신규법인의 이름은 프리미어 오토모티브 그룹 코리아(Premier Automotive Group Korea). 그리고 이 PAG 코리아의 대표이사엔 이동명(46) 볼보자동차코리아 사장이 임명됐다.“그 동안 포드그룹은 고급차 브랜드 개발전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애스톤 마틴 재규어 랜드로버 링컨 및 볼보자동차로 구성되는 PAG를 설립, 각국별로 통합을 추진해왔습니다.”이번 통합으로 우리나라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재규어 랜드로버 및 볼보자동차 수입, 판매를 모두 관장하는 신규법인을 탄생시킨 것이고 이사장은 아시아지역 최초의 PAG 지사장이 된 셈이다. 여기에 2~3년 안에 애스톤 마틴도 추가로 합세할 계획이어서 그는 국내에서 모두 4개 수입차 브랜드를 총괄하게 된다.수입차 마케팅 노하우 독보적이사장이 PAG 코리아의 초대 사장으로 선임된 데는 재규어와 랜드로버 측의 면밀한 검토가 있었다. 현지인에게 지사장직을 맡기지 않는 외국자동차 브랜드들의 관례를 깰 수 있었던 데에는 국내에서 그가 지난 4년간 볼보자동차 마케팅에서 보여준 노하우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주효했다.사실 그의 수입차 마케팅력은 지난 95년 코오롱상사 자동차사업부를 총괄할 때부터 돋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BMW 판매에 무이자할부 타깃마케팅 VIP커뮤니티 구성 등 독창적 기법을 구사하면서 부임 1년만에 벤츠와 볼보를 제치고 국내 수입차 판매부문 1위를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후 대도시에 영업망을 구축하고 서비스 설비센터를 확충하며 당시 연간 6천대 규모의 전체 국내수입차 시장에서 최고 1천2백대를 판매하는 등 안정적 점유율을 확보했다. 97년말 볼보자동차 영업담당부사장으로 옮긴 뒤 1년만에 본사 파견 사장의 바통을 이어 받은 것도 볼보의 해외사업 스타일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이사장은 마치 이번 PAG 코리아의 대표로 낙점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3개 브랜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짜 놓았다. 우선 볼보 재규어 랜드로버의 브랜드매니저를 따로 둬 영업과 마케팅을 관리할 생각이다.“볼보는 비교적 대중적인 패밀리 카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재규어는 고급 스포츠 세단이, 랜드로버는 4륜구동의 RV가 각각 주류란 점에서 개별 브랜드의 독자적 마케팅이 필수적입니다.” 대신 재무 경리 인사 등의 관리 업무와 PR 업무에선 통합지원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겠다는 게 그가 세운 기본 방침이다. 또 이런 효율성 제고를 통해 딜러망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이를 통해 올해 볼보 7백대, 랜드로버 1백대, 재규어 50대 등 모두 8백5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판매 대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더욱 주력하겠다고 그는 고집한다.“단기간에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되는 볼보 5천대, 랜드로버 1천5백대, 재규어 4백대에 대한 서비스를 얼마나 만족스럽게 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판매경쟁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장기전에 돌입해야 한다는 이사장의 전략이 성공할 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