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리포트 적시성 우수 … 중량급 애널리스트 보유도 강점

대우의 강점은 '해당업종의 경험이 풍부한 중량급 애널리스트의 보유'로 요약될 수 있다.대우리서치의 전통은 강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이후 대우채사건 등 그룹위기를 겪으면서 흔들렸으나 국내 기관투자가사이에서는 아직도 입지가 공고한 것으로 보인다.대우증권 리서치팀은 팀으로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데다 27개 분야별 최고애널리스트 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1위를 배출했다. 자동차를 비롯, 거시경제 거래소시황 운수창고 제약 음식료 거래소시황팀 등 7개 분야에서 7명의 1위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다.펀드매니저들은 대우리서치팀에 대해 상위증권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장세의 변화에 따라 신속하게 자료를 내는 적시성에서 가장 우수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마케팅능력에서는 5점 만점에 평균 3.70점을 받았다. 상위 5위 이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대우의 강점은 우선 ‘해당업종의 경험이 풍부한 중량급 애널리스트의 보유’로 요약될 수 있다. 자동차 1위 장충린 부장을 비롯, 신후식 부장 최기림 차장 임진균 차장 백운목 과장 전병서 조사부장 이종승 차장들이 대부분 해당분야를 최소 8년에서 10년 이상 맡아왔다. 중간규모 증권사에 가면 리서치팀 헤드급의 연륜이다. 여기에 5년 이상 10년차 전후인 이승주 민경세 허성일 손제성 애널리스트들도 베스트급에 진입을 했다. 중간 허리급의 저변도 만만치 않은 셈이다.2위를 차지한 삼성증권 리서치팀은 리포트 신뢰도 정확성에서는 대우와 대등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리포트의 적시성이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뒤진 것으로 지적받았다. 기업심층리포트는 가장 많이 나왔으나 시장변화에 즉각 대응한 스팟성 자료공급이 부족했다는 것이다.삼성, 리포트 적시성 부족애널리스트들이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얼마나 부지런히 잘 설명을 했는가를 볼 수 있는 프리젠테이션에서도 현대나 LG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삼성증권이 대우나 LG에 비해 해외영업 비중이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내기관들에게 소홀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업종별 베스트 애널리스트에서도 은행(백운) 철강(김경중) 도소매(강관우) 등 세 분야에서만 1위를 배출했다. 한 분야를 오래 맡아온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이 적다는 것이 반영된 결과다.삼성은 IMF직후 회사의 집중투자와 98년 스카우트돼 리서치팀을 재정비한 이남우 상무의 노력으로 단시일내 정상급 리서치센터로 발돋움 했었다. 99년 <한경 BUSINESS designtimesp=21245> 조사에서 최우수리서팀으로 평가받았고 지난해 국내와 해외의 각종 애널리스트 평가에서도 국내 증권사 중 수위를 차지했다. 퍼스트콜(First Call) 등 외국조사기관 통계에서도 한국의 증권사로는 삼성의 자료가 가장 많이 읽힌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국내조사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온다.삼성증권 이남우 리서치담당상무는 “국내 기관투자가 시장이 위축된 데 비해 해외투자가 주문비중이 늘다보니 국내고객에 투입한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리서치인프라 재구축 과정에서 펀드매니저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주니어급으로 많이 교체된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장인환 KTB자산운용사장은 “삼성증권 리서치자료는 인프라의 우위를 바탕으로 가장 짜임새 있는 양질의 보고서가 많은 것 같고 대우자료는 짧은 의견을 적시에 내는 점에서 앞서는 것 같다”고 평한다.현대, 그룹위기 부담으로 작용 ‘치명타’현대증권은 그룹위기의 부담이 역시 컸다. 여기에 지난해말 올해초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면서 1월과 5월의 단기반등장에 신속히 대응을 못했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증권과 보험 두 분야에서 2관왕을 차지한 조병문 애널리스트를 비롯, 지헌석(유틸리티), 한승호(미디어, 엔터테인먼트)애널리스트 등 4개 분야에서 1위를 배출했고 신경제와 구경제 모두에서 고르게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인력이 적지 않다.LG는 최근 국내법인영업과 지점영업에서 약정경쟁을 선도하는 등 공격적 영업의 주역으로 분류된다. 이에 힘입어 LG리서치도 요즘 가장 많이 뛰는 곳으로 꼽힌다. 통신서비스 가전 섬유 등 세 분야에서 1위를 배출했다. 중위권사로는 굿모닝증권과 신영증권의 약진이 돋보인다. 이근모 전무가 이끄는 굿모닝증권 리서치팀은 외국계증권사로 소유구조가 안정되면서 도약기회를 맞고 있다. 메리츠증권에서 스카우트해 온 허도행(인터넷) 애널리스트를 비롯, 이창근(건설) 애널리스트가 1위를 차지했다. 장득수 부장이 이끄는 신영증권리서치팀은 통신장비와 코스닥시황 분야에서 노근창이라는 발군의 스타를 보유한 데다 조선분야에서까지 조용준 애널리스트가 1위로 올라서 상위권사를 위협하는 위치로 자리잡았다.외국증권사로서는 모건스탠리가 반도체분야의 스타 구본준 애널리스트를 필두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모건스탠리는 국내지점에서 활동하는 애널리스트는 적지만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정보력과 영업력을 기반으로 6위 자리를 차지했다.외국증권사들이 리서치역량의 대부분을 외국기관투자가에게 쓰고 있음을 고려하면 외국증권사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높은 평가가 국내 증권사에 의미하는 바는 크다.리포트의 신뢰도 정확성 면에서 대우 삼성 현대가 모두 평점 4점내외인 것에 비해 모건스탠리는 평점 4.31, 메릴린치는 4.43, UBS워버그는 4.21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베스트 리서치팀 인터뷰하상주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3년 이상 근무 … 전문성 키운 덕분”잘 나가던 시절에도 대우그룹에는 해당 분야 1등이 드물었다. 다만 그룹내 유일하게 해당업종에서 10년 이상 1위를 해온 것이 대우증권이었다. 그룹리스크로 한 때 휘청거렸지만 대우리서치의 전통은 광고카피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대우리서치본부장 하상주 이사는 대우리서치가 강한 이유에 대해 “체계적으로 리서처를 훈련해온 시스템에 있다”고 밝힌다. 과거 다른 증권사들이 조사부에서 1, 2년 근무하면 운용으로 돌리거나 지점으로 순환보직시켰던 것과 달리 대우는 조사부에서 최소 3년 이상 근무시켜 전문성을 키워줬다는 것이다.또 그룹위기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의 이직이 낮은 편이라고 말한다. 이는 잘하는 사람에게는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내부평가에 대해 부서원들이 공정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이사는 대우 애널리스트에게 펀더멘털에 대한 분석을 늘 강조한다고 말한다. “회사의 가치를 애널리스트가 안보면 볼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조직면에서도 대우는 외국계증권사나 삼성 현대가 택하고 있는 리서치헤드시스템과 다르게 운영된다. 대우의 리서치 헤드는 관리를 주로 하고 실제 부문별 헤드역할을 4개 업종그룹의 그룹장이 맡도록 하고 있다. 리포트나 자료는 그룹장의 OK만으로 발표가 돼 상대적으로 헤드가 보는 시스템보다는 신속성이 있는 셈이다.하이사는 앞으로 외국계증권사의 본격공략에 대비, “도매영업뿐 아니라 소매영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리서치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대우리서치의 경우 작은 기업까지 커버하므로 외국증권사 대비 경쟁우위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