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고 순위보다 고객들의 신뢰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6월초 삼성증권 사령탑에 앉은 황영기(50) 사장이 밝힌 취임 일성이다. 황사장은 만족스런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삼성증권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내 대표적 금융전문가로 통하는 황사장의 삼성증권 개혁안을 들어봤다.베스트증권사로 선정됐지만 리서치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대우증권의 저력을 인정합니다. 삼성증권은 지난 98년 이남우 상무 등을 영입하면서 리서치센터를 대대적으로 보강했습니다. 리서치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증권사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스타급 애널리스트들을 영입하기보다 내부 리서치시스템 자체의 역량강화에 주력할 것입니다. 또 투자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와 함께 요약본을 각 지점에 배포하는 등 마케팅에도 신경 쓸 계획입니다.외국계 증권사들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삼성증권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금융업은 제조업과는 달리 지역적 한계가 적습니다. 뉴욕의 투자가가 노트북 한 대만 가지고 국내에 들어와 영업할 수 있거든요. 특히 투자은행 리서치 등 머리를 쓰는 분야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삼성증권이 국내에 있다고 해서 그다지 메리트가 있다고는 할 수 없지요. 그렇지만 국내 기업분석만큼은 삼성증권을 따라올 수 없다고 자신합니다. 이런 점에서 삼성의 경쟁력이 있고 앞으로도 리서치하면 삼성증권을 떠올리도록 노력할 것입니다.올해 법인영업 시장전망이 그리 밝지 않습니다.갈수록 개인과 외국인이 끌고 가는 장세가 되다보니 기관들의 영향력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게다가 60개의 증권사들이 한정된 기관물량을 유치하려다보니 경쟁도 치열합니다. 신생 기금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주식투자를 금지한 기금들도 많고 보험사들은 주식을 팔아서 역마진의 손해를 막으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올해 법인영업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게다가 법인들이 외국증권사를 점점 더 활용하고 있구요. 이를 뚫고 나갈 방법은 투자자들에게 삼성증권과 거래하면 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실적으로 꾸준히 증명해 내는 길밖에는 없습니다.올해 경영 목표가 궁금합니다.삼성증권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갖추는 것입니다. 약정고 만능주의로 가다가는 생존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은 이미 큰 폭의 이익을 내려다 손해를 보기보다는 안전하게 자산을 관리하는 증권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증시 상황에 따라 속절없이 영향을 받는 약정고 위주 영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얘깁니다. 현재 매출의 80%를 주식약정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를 30%로 낮추고 투자은행·자산관리 분야에서 각각 30%의 매출을 올리는 시스템으로 갈 겁니다. 이를 위해 회사가 손해를 보더라도 직원들의 손해는 보전해줄 방침입니다. 약정고 위주의 영업을 하지 않으면 직원들의 손해가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좋은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을테니까요. 이를 통해 만족하는 고객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1위를 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