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회사와 약속한 순이익 규모를 달성하면 연말엔 1억원의 보너스를 받기로 했죠. 물론 자신 있습니다.”지난 98년 ‘손보업계 최초’ ‘LG그룹 최초’의 기록을 남기며 여성 임원으로 발탁된 LG화재 장화식(52, 서울 강남본부장) 상무. 탁월한 조직장악력과 영업력이 별을 단 뒤에 더욱 빛을 발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런 그녀가 이젠 ‘최초의 여성 부사장’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82년 명동영업소장이 됐을 때 LG그룹 사보와의 인터뷰에서 “영업 담당 이사가 되겠다”고 선언, 꿈을 이뤄냈던 ‘패기’는 변함이 없다.장상무는 첫 직장이었던 조흥은행 인사부에서 해마다 특진을 거듭하는 맹활약을 했지만 74년 결혼과 함께 회사를 나와야 했다. 당시만 해도 결혼한 여직원은 ‘자동 퇴사’ 수순을 밟아야 했기 때문. 그러나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낸 다음 당당하게 사회에 복귀했다. LG화재는 장상무가 조흥은행에서 세운 공훈을 높이 평가해 대리로 특채, 명동영업소장 자리를 맡겼다.영업 현장에서 뛴 6년 10개월 동안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첫 부임지인 명동영업소를 최고의 위치에 올린데다 옮겨가는 곳마다 ‘최단기간 최고실적’ 기록을 세웠다. 39세에 지점장, 49세에 상무보 자리에 오른 초고속 승진은 당연한 결과였다.“생명보험과 달리 손해보험은 ‘남자의 일’로 여겨져 왔습니다. 선박이나 빌딩, 공장 등을 상대하는 일이라 유난히 딱딱한 분야로 분류되지요. 그러한 특징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어요. 손해보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회가 됐으니까요.”“1시간 먼저 일어나고 1시간 늦게 자라” 강조장상무는 기업 중심의 영업 범위를 일반 가정으로 확대, 손해보험 개념 자체를 바꿔놨다. 장기 보장성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등 ‘가정’을 중요한 고객으로 끌어들인 것. 경직된 기존 이미지를 부드럽게 바꾸는 전기를 마련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장상무는 현재 서울 한강 이남의 6개 지점, 40개 영업소와 2개의 대리점 영업부, 고객서비스센터를 관장하고 있다. 철저한 책임경영체제다. 또 지점장과 소장을 상대로 한 영업전략 강의가 한 달에 20번 안팎인데다 오산대학 관광경영학과에 겸임교수로 출강, 마케팅과 고객상담심리학을 가르친다. 틈틈이 다양한 분야의 잠재 고객을 만나는 일까지 합하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 회사 생활을 시작한 후 하루 5시간 이상 자 본 일이 없을 정도다.“영업전략 강의를 할 때 ‘1시간 먼저 일어나고 1시간 늦게 자라’를 항상 강조합니다. 공부를 하든 TV를 보든 깨어있는 시간에 아이디어를 얻으라는 거죠. 또 고객에게 정확하게 얘기하라고 말합니다. ‘일단 가입시키고 보자’는 영업 행태는 배격합니다. 고객에 대한 애정, 서비스의 질이 성패를 좌우하니까요.”장상무는 지점장 시절 한국외대 대학원에 진학, 보험경영학을 전공했고 산업자원부 공인 경영컨설턴트 자격도 획득했다.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니 천상 영업체질”이라는 자평.LG화재는 4~6월 3개월 동안 5백6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장상무는 “이익 창출에 기여해 직원과 회사, 주주가 윈-윈하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