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 읽기도 덩달아 인기 … 완구·로보트 이용한 상품도 속속 선보여
비교적 여유 있는 부모들이 매달 수십만원씩 돈을 들여 어린이 영어학원이다 영어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거나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단기 영어연수로 몰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보다 많은 수의 부모들이 눈을 돌리는 것은 영어 학습지나 영어동화책이다.영어 학습지의 경우 대부분 회원제로 한 달에 몇 만원대의 저렴한 비용에다 교사의 방문교육으로 어린이들의 흥미를 지속시킬 수 있는 장점을 부각시키며 급성장하고 있다. 어린이대상 영어 동화책은 좀 더 단순하다. 엄마와 함께 책을 읽거나 테이프를 들으면서 이야기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상상력을 키워가면서 영어능력까지 동시에 배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밖에 영어교육을 위한 로보트 등 각종 영어교육 도구들도 영어교육 열풍을 부채질하고 있다.학습지조기 영어교육 학습지 시장은 매출액 기준 1조2천억원 규모. 95년 이후 매년 1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해 왔다. 어린이 대상으로 영어교육 교재를 펴내고 있는 업체만 해도 2백여개, 회원수는 2백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들 학습지 업체중 대표적인 업체 및 영어학습 교재가 (주)현대영어사의 윤선생 영어교실과 대교의 ‘눈높이 영어’, 재능교육의 ‘스스로 영어’, 웅진닷컴의 ‘웅진 씽크빅 영어’ 등이다. 윤선생영어교실은 영어만을 특화한 ‘울타리 없는 학교’를 목표로 80년 탄생했다. 대교 재능교육 웅진 등이 종합학습지 업계의 ‘빅 3’라는 점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영어 조기교육 열풍이 불기 훨씬 이전부터 20여년간 영어교육 한길을 걸어온 만큼 조기 영어교육에 관한 풍부한 노하우와 ‘업계 최초’ 수식어를 많이 갖고 있다.88년 업계 최초로 전화관리제도를 시행한 것이나 91년 제1회 전국 어린이 영어듣기대회 개최, 92년 발음중심의 새로운 영어교수법 제시, 97년 초등학교 영어교과서 공급 등이 그 좋은 사례들이다.윤선생 영어교실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오디오 교재를 근간으로 전화 및 방문을 통한 1대1 회원관리라는 점. 책과 오디오 테이프 3~4개로 구성된 교재(세트)를 구입한 회원에게 관리교사가 주 4회 전화관리, 한달에 3회의 방문관리를 통해 진도를 체크하고 문제점을 진단, 올바른 방법으로 영어공부를 하도록 도와주는 식이다. 교재 가격은 한세트 당 3만~5만원, 한달에 학생의 성취도에 따라 2~3세트를 소요한다고 볼 때 한달 회비는 대략 6만~12만원 선으로, 다른 학습지에 비해 가격수준이 약간 높은 편이다.현재 초·중·고교생 회원수는 약 40만명으로 95년 대비 2배가 늘었고, 전국 3백80개 대리점을 통해 이들을 관리 상담해주는 교사는 1만3천여명에 달한다. 95년부터는 학습지를 통해 기초를 끝낸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학원(English 2020)도 운영하고 있는데, 수강생은 4백~5백명 선이다. 최근에는 실생활 중심의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는데 중점을 둔 제 7차 교육과정에 맞추어 ‘Yoon’s BEFL’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외국어로서 균형잡힌 영어’라는 뜻으로 수준과 단계에 맞는 통합학습에 중점을 두고 있다.윤선생 영어교실 양인자과장은 “균형잡힌 영어, 균형잡힌 교육은 윤선생 영어교실의 교육철학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우리 교재의 공식적인 최소 교육대상이 초등학교 2학년인 것도 모국어를 어느 정도 습득한 후에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라고 전했다.대교의 눈높이 영어는 영어 학습지 시장의 40%를 잡고 있는 블록버스터다. 대교는 교재 자체의 우수성과 체계적인 학습관리 및 평가시스템 덕분이라고 밝힌다. 90년 첫선을 보인 눈높이 영어는 만 5세부터 고교생까지의 학습과정을 총 18단계의 스몰스텝(Small-Step)으로 나누어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는 감각인지 학습법(Perseptive Learning Method)에 바탕을 둔 프로그램이다. 63개의 이야기와 2백94편의 상황을 만화 노래 듣기테이프 플래시카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 입체적인 영어학습이 가능하도록 했다.여기에다 각 단계마다 듣기테이프를 듣지 않으면 그 다음과정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시스템과 4년제 대졸 이상의 눈높이 선생님이 주 1회 가정을 방문, 1대1 학습관리 및 평가를 통해 학습지 학습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 대교측의 설명. 회비도 월 2만7천원으로 저렴한 편. 덕분에 현재 44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지난해엔 만 4세이상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 ‘수퍼토크토크(Super Talk Talk)’ 프로그램을 개발, 올 상반기 일부 언론사 히트상품으로 선정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월회비 3만5천원, 회원수 4만4천명.재능교육의 ‘스스로 영어’는 93년 출시, 올 6월 현재 10만여명의 회원이 이용중이다. 스스로 영어는 만 5세의 어린이에서 중 3까지의 학생을 대상으로 인사하기, 이름묻기, 감사 표현하기, 좋아하는 것 말하기 등 66가지 상황을 기능별로 분류해 영어교육의 목적인 의사소통능력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월회비 3만원.99년엔 만 2세에서 취학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스스로 리틀영어’를 출시했다. 총 2개 등급에 기본교재, 복습교재, 듣기테이프, 비디오테이프 등 72개 세트의 교재로 구성돼 있다. 1일 학습량 제시, 주 1회 방문지도를 통해 영어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월회비 3만원, 현재 회원은 1만5천여명.90년 설립된 유니북스의 ‘튼튼영어’는 소리와 연상력 훈련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튼튼영어는 영어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리에 친해지는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영어 교육 프로그램도 음악 등을 이용해 소리에 친해지기-그림 떠올리기-연상력 훈련-말문열기-문법을 통한 영어의 질서와 법칙파악- 응용력 완성(영어의 생활화) 이란 순서에 맞춰져 있다. 이 원칙에 따라 현재 4백24권의 교재와 1천여개의 테이프를 펴내고 있으며 2백50개 지사에 10만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씽크빅’으로 종합학습지 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웅진닷컴은 영어학습지 시장에는 비교적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 어학기기 개발 및 영어관리 시스템인 ‘웅진잉글랩’을 개발, 올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어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고, 올해 6월부터 제 7차 교육과정에 맞게 개편한 ‘웅진 씽크빅 영어’를 선보이고 있다.이밖에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은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배울 수 있는 ‘구몬 잉글리시 인카운터즈’를, 푸른영어는 ‘헬로우’ ‘둘리’ 등 6~8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조기 영어교육 교재를 내놓고 있다.영어 동화책 읽기 모임요즘 학부모들에게 학습지 버금가는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영어 동화책 읽기다. 영어 동화책 읽기는 책을 읽으면서 상상력 및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는 독서의 기본 특징에다 책을 읽으면서 영어와 친숙해 질 수 있다는 장점덕분에 영어 학원이나 학습지와는 별개로 독창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학원이나 학습지가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일종의 대체개념의 교육방법인데 비해 영어 동화책 읽기는 학원이나 학습지와 병행할 수 있는 부교재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게다가 교육학자들이 “독서가 교육의 기본이듯 지속적인 읽기 교육이야말로 영어교육에서도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영어 읽기 교육을 장려하고 있는 실정이라 영어 동화책 읽기는 큰 붐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영어 동화책 읽기를 주도하고 있는 기관은 국제 영어책 읽기모임(EBRI 클럽)와 스쿨하우스, 스토리월드 등 3개 정도를 꼽을 수 있다.국제 영어책 읽기모임은 88년 국내 처음으로 영어 동화책 읽기를 영어교육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생후 6개월에서 시작해 고등학교 1~2년까지 약 15년 동안 1천여권의 영어책을 읽게 한다는 것이 기본 목표. 현재 7만여명의 회원과 2천여권의 영어 책을 확보해 두고 회원들에게 매달 4권 정도의 책을 집으로 보내 준다. 회원 연령은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는데 초등학생이 주축이다. 연회비는 35만원이지만 1개월에서 6개월까지 기간을 조절할 수 있다.스쿨하우스는 96년 영어교재 전문 서점으로 시작, 영어독서클럽 ‘스토리아’ 운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영국 캠브리지대학 출판사와 뉴질랜드의 스토리북 전문 출판사인 웬디파이(Wendy Pye)의 책들을 주로 들여 온다. 현재 2백50여권의 책을 선보이고 있으며 만 2세 이상의 유아부터 초등학교 6년까지의 어린이 7천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매달 4권의 책과 학습장 및 원어 테이프를 회원들에게 공급하고 회비는 월 2만3천원씩 받고 있다(연회비 가입비 별도).영어학습기(주)랭귀지뱅크가 최근 개발한 마이로보컴은 사람과 영어로 대화하는 대화용 로보트. 3천여개의 영어 회화 문장을 인식할 수 있는 음성인식칩을 장착한 것이 비결이다. 학습은 사용자가 전원을 연결한 후 로보컴을 향해 “헬로우 로보컴(Hello Robocom)”이라고 말하면 로보컴이 응답을 하면서 시작되는데 로보컴과의 대화 도중 사용자가 언제든지 전단계로 이동 또는 반복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돼 있다. 국내 시판가격은 98만원선.이밖에 토이스쿨은 취학전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영어교육용 완구를 내놓고 있다. ‘브이텍’이라는 이름의 이 완구는 음성합성장치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내장한 일종의 꼬마 컴퓨터로 어린이들이 게임을 즐기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인터뷰강수잔 국제영어책읽기모임 교육원장영어책 읽으면 상상력·창의력 쑤~욱“책은 무엇보다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창의력을 높여주는데 가장 적합한 도구입니다. 따라서 저희들이 보급하는 영어 동화나 영어교육 프로그램은 단순히 기능적으로 영어를 익히기보다는 영어책을 통해 유아교육의 기본목표인 상상력, 창의력을 기르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국제 영어책읽기 모임 강수잔(39) 교육원장은 “영어 동화책 읽기가 붐을 이루는 것은 좋지만 너무 영어공부의 한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어 동화책도 유아교육 및 언어발달 이론에 맞추어 선택하고 이를 제대로 교육해야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듣고(Listening) 말하고(Speaking) 반복하는(Repeating) 과정을 통해 자연스러운 문장구조 및 문법을 체득하고 이를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면서(Brainstorming) 결국 읽기 쓰기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제대로 된 교육과정입니다. 책에서 본 그림 하나가 음악이나 수학 과학 사회 등 모든 분야의 아이디어와 연결될 수 있을 때 참교육이 될 수 있죠.”강원장은 7세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경제학을 전공한 경제학도. 미국에서 결혼해 아이를 낳은 뒤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때문에 뒤늦게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10년 전 한국에 들어왔다. 10년 동안 각종 학원에서 영어강사로도 활약했던 강원장은 “어린이 발달과정을 무시한 기능적인 영어교육은 창의성을 오히려 해칠 수도 있다는 점을 한국 부모들이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강원장은 그동안 주로 미국 영국에서 영어 동화를 수입해 왔으나 한국적인 정서교육의 필요성에서 한국의 전래동화를 영어화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