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감면 혜택 적어 고수익 기대난 … 운용사 능력 꼼꼼히 따져봐야
국내 리츠 시장에서는 상당기간 오피스 빌딩이 주 투자대상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부동산과 금융을 유기적으로 접목한 리츠(REITs) 제도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개미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리츠란 전문운영 기관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벌어들인 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상품이다.리츠 제도 운영을 규정한 부동산투자회사법에는 모든 부동산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일반 리츠와 구조조정 매물만 투자해 수익을 벌어들이는 구조조정 리츠(CR REITs)로 나눠져 있다.최근 미국계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얼티 어드바이저(Realty Advisor)와 한빛증권 하나은행 등이 공동으로 구조조정 리츠와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각 기관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구조조정 리츠 설립 본격화정부는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제정하면서 일반 리츠엔 법인세를 과세하고 구조조정 리츠엔 법인세를 비과세하는 등 차등 세제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세금부담이 적은 구조조정 리츠 설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태다.산업은행은 1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리츠 회사인 가칭 ‘코크렙(KOCREF·한국기업구조조정 부동산펀드)’을 한빛은행 교보증권 등 10여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과 만들기로 하고 8월 건설교통부에 정식으로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한국토지신탁도 증권 회계법인 은행 등과 공동으로 구조조정 리츠 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마친 상태다. 한토신은 자본금 규모를 출범 초기엔 5백억원으로 하고 추후 2천억원, 4천억원, 5천억원 등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미국계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얼티 어드바이저도 한빛증권 등 국내 증권 금융기관들과 공동으로 구조조정 리츠 회사를 오는 9월쯤 출범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이밖에 현대건설 한화 등 대형업체와 대한주택공사 등 여러 곳에서 구조조정 리츠 설립을 준비하고 있으나 가시화되지는 않은 상태다.반면 일반 리츠사 설립은 전무한 상태다. 당초 일반 리츠 설립을 계획했던 업체 기관들이 법인세 과세를 이유로 구조조정 리츠 설립으로 전략을 수정했기 때문이다.현재 출범을 앞두고 있는 구조조정 리츠사의 경우 초기엔 임대형 리츠 상품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임대형 리츠 상품이란 오피스빌딩을 사들여 임대를 놓거나 매각해 벌어들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상품이다.리츠가 활성화된 미국은 임대형 리츠 상품외에도 헬스케어 리츠 호텔 리츠 등 다양한 상품이 있다. 그러나 국내 리츠 시장에서는 상당기간 오피스빌딩이 주 투자대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수익률 ‘정기예금 금리+α’ 수준리츠가 오피스빌딩에 투자했을 때 벌어들일 수 있는 예상수익률은 당초 기대치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만 해도 리츠는 연 10~12%의 고소득을 보장해줄 수 있을 것으로 선전됐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우선 일반 리츠의 수익률은 6~7% 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서울시내 오피스빌딩 평균 수익률은 7~8% 선. 일반 리츠의 경우 순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물기 때문에 이 부문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수익률도 버겁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법인세를 면제받는 구조조정 리츠도 수익률이 당초 기대치 이하를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당초 10~12% 정도의 고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정부가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지출 항목에 대한 배당부분을 삭제하고 기존의 상법을 따르도록 했기 때문이다. 즉 당기순이익의 25%에 해당하는 감가상각비를 의무적으로 적립토록 한 것이다.이런 가운데 현금배당액의 10%를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고 투자자들이 내야 하는 배당세를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만도 못할 수 있다.일반 리츠나 구조조정 리츠 모두 이런 단점으로 인해 실질 수익률은 정기예금 금리수준보다 다소 높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금융상품만도 못한 수익률을 내는 리츠 상품도 속출할 수 있다. 따라서 리츠가 고수익 배당 상품으로 자리잡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투자 요령리츠에 투자하는 방법은 △초기 자본금 모집과정에서 참여하는 것 △거래소 상장시 자본금 증자과정에서 투자하는 것 △상장 후 리츠 주식을 매입하는 것 등 세가지로 나눠진다.자금모집 방법은 일반 리츠나 구조조정 리츠 모두 일반공개모집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리츠는 자본금의 30%를 일반인으로부터 공모토록 돼 있는 반면 구조조정 리츠는 이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다.때문에 구조조정 리츠는 연기금 증권회사 등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자금을 모집, 일반인들은 참여 기회가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조조정 리츠 설립을 준비중인 업체들은 일단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돈을 모으고 부족분에 대해서만 공개모집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수익률 측면에서는 구조조정 리츠가 그나마 다소 유리하다. 구조조정 리츠는 법인세 양도소득세 취득 등록세 면제 등 각종 세제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하지만 안정성 측면에서는 일반 리츠가 훨씬 낫다. 구조조정 리츠는 페이퍼컴퍼니 형태로 운영되는 한시회사다. 영속적으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당초 약정한 운영기간이 지나면 해당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매각할 수밖에 없다. 이 때 부동산을 팔지 못하거나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잖은 손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반면 일반 리츠는 영속적인 회사다. 부동산 가격 하락시엔 임대로 계속 돌리면 되고 상승시엔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 수 있어 위험부담을 한결 줄일 수 있다. 또 코스닥 또는 주식시장에 상장토록 돼 있어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실적배당형 상품 … 원금손실 투자자 책임투자자들이 절대로 잊어서는 안될 것이 일반 리츠나 구조조정 리츠 모두 ‘실적 배당형 상품’이라는 점이다. 주식의 뮤추얼펀드와 마찬가지로 원금 손실에 따른 손해는 모두 투자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상품 선택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이들 상품을 고를 때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부동산을 운용하는 전문인력의 능력과 실무경험이 풍부한 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이들 전문인력에 의해 운용 수익률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및 금융시장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을 겸비했는 지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또 초기 자금모집 단계에서 사전에 매입하거나 개발하고자 하는 부동산을 정해 놓은 리츠는 피하는 게 좋다. 미국 일본 등의 경우 리츠 초기에 건물주와 결탁, 수익성 없는 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투자자와 협의를 거쳐 운용하고자 하는 부동산을 정하는 상품이 안전하다.덧붙여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는 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원금 손실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 어떤 안정장치를 갖추고 있는 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정부의 인가를 받은 업체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 일반 리츠와 구조조정 리츠 모두 건설교통부에 등록토록 돼 있다.‘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상품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게 좋다. 현 상황에서 리츠가 고수익을 올리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정기예금 금리보다 다소 높은 수익을 제시하는 리츠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리츠 현주소소액투자자 “김칫국부터 마셨다”“시작은 거창했지만 결국엔 보잘 것 없는 법이 되고 말았습니다. 용두사미인 셈이죠. 일반 리츠가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리츠 제도 운영을 규정한 부동산투자회사법 제정 과정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이 법이 당초 입법 취지에서 1백80도 달라져 기업의 대형 부동산 처리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리츠가 명실상부한 소액 간접투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일반 리츠가 활성화돼야 하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법인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구조조정 리츠에만 관심을 가질 뿐 일반 리츠는 아예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그러나 구조조정 리츠의 경우 일반 공모 의무화 조항이 없어 소액 개미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폭이 극히 제한돼 있다.당초 리츠 도입을 통해 정부가 노렸던 것은 소액 투자 활성화를 통한 부동산 투자기반 확대, 부동산 투자 대중화, 부동산의 유동성 문제 극복 등이었다. 그러나 구조조정 리츠는 일반 리츠와 성격부터 엄연히 다른 개념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그림의 떡’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반 리츠에도 법인세를 비과세 하는 등 일반 리츠 활성화 조치가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자금차입에 대한 조치 완화,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 마련 등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리츠가 명실상부한 소액 간접투자 상품으로 위상을 굳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