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1~2년 동안은 리츠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투자자는 리츠를 정확하게 이해한 다음 투자하고, 리츠 경영자는 한국 부동산시장 특성에 맞게 운용해 투명한 시장질서를 만들어야 하지요. 수익률에 대한 과잉기대는 금물입니다.”아더앤더슨의 리츠팀을 이끌고 있는 임승옥상무는 요즘 기대반 불안반의 복잡한 심경이다. 지난해 초 건설교통부로부터 리츠제도 도입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받은 후 지금까지 머릿속엔 오로지 ‘리츠’뿐이었다.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 발표와 본격적인 상품 발매 시점을 맞고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는 이야기. 리츠를 언급할 때 어김없이 거론되는 몇 안되는 전문가인데다 자산관리회사(AMC) 및 기업구조조정용 투자회사(CR리츠) 설립을 지휘하는 위치라는 점에서 책임감도 막중하다.최근 아더앤더슨은 미국 리얼티 어드바이저스와 한빛증권 하나은행과 함께 자산관리회사 ‘리얼티 어드바이저스 코리아’ 설립을 위한 투자 조인식을 가졌다. 외국의 대형 투자전문회사가 국내업체와 합작으로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향후 CR리츠 설립에 대한 예비인가도 신청할 계획이다. 갓 태동한 리츠시장 한복판에 미리 자리를 잡은 것이다.“리얼티 어드바이저스는 미국 리츠에 대한 지분 투자와 자산운용 자문업무를 수행하는 회사입니다. 미국 리츠가 지닌 자산운용 노하우가 전수되면 국내 리츠시장도 한 차원 발전할 겁니다. 여기에 아더앤더슨의 컨설팅 역량, 국내 유수 금융기관의 영업기반이 결합해 큰 시너지효과가 기대됩니다.”리츠 경영자 ‘책임감있는 자산 운용’ 강조공인회계사와 미국 부동산투자분석사(CCIM) 자격을 보유한 임상무는 지난 10여년 동안 부동산금융 컨설팅을 해왔다. 코레트신탁과 한국부동산신탁 실사 및 워크아웃 계획 수립, 삼성에버랜드 종합 개발계획 수립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가 그의 손을 거쳐갔다. 리츠제도 도입 결정 후 건교부가 부동산투자회사법안 제정 자문을 맡긴 것은 ‘부동산금융전문가가 없다’는 국내에서 돋보이는 경력을 지녔기 때문이다.임상무는 리츠시장이 과거 코스닥시장처럼 한때 끓고 마는 ‘냄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 ‘리츠 경영자와 투자자의 자세’로 답을 대신했다.“리츠 경영자들은 책임감있게 자산을 운용해야 합니다. 투자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 투명하게 관리해 신뢰를 얻어야 하지요. 적은 수익률을 약속한 다음 초과 성과를 기록하자는 경영자세가 필수입니다. 투자자도 마찬가집니다. 리츠가 일확천금을 가져다 주진 않아요. 개인적으로는 투자성향이 차분하고 자금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에게 맞는 상품이라고 봅니다.”더불어 리츠시대의 ‘부동산전문가’ 요건도 밝혔다. 부동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물론 자본시장 흐름을 꿰뚫어보는 안목, 부동산 가치평가 및 분석능력 등을 갖춰야 비로소 ‘전문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날로그식 찍어주기가 통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