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환 대우증권 재무관리부장“윗자리도 지식 충전”… 늦깎이로 CFA 취득증권사 근무 경력 15년째에 접어드는 이인환(42) 부장이 처음 CFA(Chatered Financial Analyst, 국제 재무분석가)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주변에서는 “직위도 남부럽지 않은 데 그 나이에 뭐 하러 사서 고생이냐”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나이가 많고 위치가 올라갈수록 젊은 사람들보다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열심히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CFA는 금융계에서는 가장 고급으로 인정받는 국제 자격증이다. 공부가 고시처럼 무척 힘들거나 까다롭지는 않지만 1년에 한 번씩 모두 3차례의 시험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고 분량도 많다.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금융업 종사자 사이에서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자격증이다. 도전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30대.그래서 늦깎이로 자격증을 취득한 이부장은 남다른 감회가 있다. 97년 시험에 응시하기로 결정하고 회사의 지원을 받아 국내 현직 대학 교수들이 중심이 돼 있는 IAG라는 교육 기관서 공부를 시작했다. 일이 바빠 수업에 참석하지 못한 때도 많았고 한 부서의 장을 맡고 있어 각종 모임도 피할 수 없었다. 시험준비 중이라는 말도 못하고 밤늦게까지 술을 마셔야 할 때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보고 있어서 중도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재무 회계 투자의사 결정 등에 대해 체계적인 공부를 할 수 있어 업무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후배들에게도 도전을 권했다.권동찬 삼성화재 특별계정파트 전임“투자를 직업으로 삼으려면 CFA 도전”“천재소년 왔다” 권동찬(25) 전임이 나타나자 회사 동료들이 축하와 약간의 부러움을 섞어 이렇게 말했다. 본인은 쑥스러워 어쩔 줄 모르고 손을 내젓는다. 권전임은 지난주 CFA 3차 시험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CFA 최종 시험에 합격하게 된 것이다.그가 시험 준비를 시작한 것은 98년. 당시 학부(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이었는데 교수로부터 ‘CFA라는 시험이 있는 데 한 번 도전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았다. 졸업후 투자에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었던 그는 자격증을 따면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관심을 갖게 됐다.99년 2월 졸업을 하면서 곧바로 삼성화재에 입사했고 입사 직후 바로 본격적인 시험준비를 시작했다. 직장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신입사원인 만큼 시간이 많이 나지 않아 학원은 다니기 어려워 혼자 책을 보고 공부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도 정작 권전임은 “그냥 주말에 공부했어요”라고 덤덤하게 말한다.입사 후 융자파트 등에서 일하다 지금은 원하던 대로 채권 운용을 맡고 있다. 회사 선배 한 명과 함께 1조5천억원 가량의 채권자산을 운용한다. 자격증 취득으로 회사서 30만원의 수당을 받게 되는 것 외에는 당장 겉으로 드러나게 도움이 되는 것은 없지만 업무에는 직접 연관이 된다고 한다. 대학생들이 이 자격증에 보이는 관심에 대해서 그는 “앞으로 투자를 직업으로 선택하고 싶다면 발을 들여놓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자격증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된다고 기대하면 곤란하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