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와 워싱턴DC의 펜타곤에 대한 끔찍한 테러 사건이 일어나면서 미국 경제의 회복이 늦어지고 이에 따라 한국의 경기회복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사건으로 국내총생산(GDP) 3분의2를 차지하는 미국의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2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수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특히 반도체 수출물량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미 수출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자동차가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문제는 이번 사태가 한국경제의 회복을 다소 늦추는 선에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사태가 중동지역 분쟁으로 확대돼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에 치명타를 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미국정부가 추가 금리인하를 포함한 금융완화정책과 감세정책을 쓰며 적극적인 경기방어를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정책변수에 따라 이번 사태가 조기 수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것이 국내경제와 국내 경제의 거울이라 할 수 있는 은행업종에는 일단 호재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국내 은행들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실적호전이 전망됐고 은행주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올들어 종합주가지수대비 18.5%의 초과 상승률을 이어 오며 시장의 주도주로 자리매김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출자전환 및 추가지원 문제가 불거지며 은행 순자산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로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하지만 이런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우량은행의 경우 짧은 조정을 거치고 다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상반기 7대 은행 순이익 전년동기 대비 89.7% 증가이는 첫째, 미국 테러사태가 중동지역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세계적 공황상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국내은행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미국 사태로 인해 국내은행이 입는 직접적 손실은 없다는 데 기인한다. 국내경기 회복 지연으로 다소의 신규 부실채권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우량은행의 경우 신용카드 수입 증가, 신탁수수료 증가 및 금리하락에 따른 유가증권관련 이익증가에 따라 수익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꾸준한 순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은 신규 부실증가 속도보다 이익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올 상반기 중 7대 시중은행(주택 국민 신한 하나 한미 조흥 외환)의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89.7% 증가한 1조9천3백54억원에 달했다. 신용카드 사용 증가 및 현금서비스 이용액 급증으로 신용카드 수수료 수입이 대폭 늘어났고 금리하락으로 채권매매 및 평가익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3백% 이상 급증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신탁수수료 수입이 흑자로 반전됐기 때문이다.특히 우량은행주(주택 국민 신한 하나 한미)의 실적은 내년까지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나타났듯이 신용카드 및 신탁수수료 등 수수료 수입의 대폭 증대로 순이익이 증가할 전망이고 2002년에는 수수료 수입의 안정적인 증가와 대손충당금적립액 감소로 순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내년에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가 올 연말 혹은 내년 1분기에 저점을 통과하며 반등할 수 있으리라 전망되기 때문이다. 대우 및 현대그룹 같은 대규모 재벌그룹의 부도 사태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일단락되는 내년부터는 우량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내년 순이익 증가가 주가에 반영되는 2001년말~2002년 초반까지는 은행주의 지속적 상승이 전망된다.둘째, 국민 주택 하나은행의 경우 하이닉스반도체 여신이 총여신 자기자본 및 충당금 적립전이익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손실이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다.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채무재조정 문제는 우선 규모가 워낙 크고 채권단간(투신권 포함)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시간에 해결이 쉽지 않으며 대규모 출자전환, 이자감면 및 추가 만기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다만 미국경기의 회복 지연 가능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에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은행의 손실예상률을 상향조정, 은행별 순자산가치 감소폭을 계산해본 결과 손실예상률 증가에 따른 순자산가치 감소폭이 가장 큰 은행은 역시 주거래은행 및 대형 시중은행이었다.우량은행들은 1백% 손실률을 가정하더라도 순자산가치의 하락폭이 최대 7%로 이들 은행의 ROE가 16 ~ 33%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 때 충분히 커버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하이닉스반도체의 문제가 5개 우량은행의 순자산가치 및 수익성에 직접적으로 주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또한 하이닉스반도체 문제가 새로운 것도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우량은행주의 상승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하이닉스반도체에 우량은행들이 추가지원을 하게 된다면 그 자체에 실망한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다소 상승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셋째, 금리가 당분간 하향안정화할 것으로 전망돼 금리하락시 종합주가지수대비 초과수익률을 내고 있는 우량은행주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금리하락 인한 수익성 개선 “투자 긍정적”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초반에 은행은 예금금리를 대출금리보다 먼저 내림으로써 다소간의 순이자마진 상승효과와 유가증권 투자이익을 함께 취할 수 있어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금리 하락=유동성 장세=증권 건설 무역+은행주 상승’이라는 공식으로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금리하락기에 은행은 종합주가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가져오는 성향이 있다.<표1 designtimesp=21543>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올들어 은행의 주가는 금리하락기에 종합주가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고 반면 금리상승기에는 수익률이 종합주가지수에 못 미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당분간 경기회복 지연으로 정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존하며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은행주는 금리하락의 수혜주로서 향후 지속적으로 종합주가지수대비 높은 상대강도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자산건전성이 급속하게 회복되고 있고 우량은행 중 가장 저평가돼 있는 하나은행과 합병후 IT비용 절감과 조달금리 하락 등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국민은행 및 주택은행을 추천한다.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불안감과 미국사태로 인해 은행주가 조정을 받을 때가 오히려 이들 우량은행주를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망된다.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