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여성을 정부요직에 가장 많이 등용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 클린턴 전대통령은 재임 중 상원의 승인을 요하는 정부 고위직에 3백명 가까운 여성을 기용했다.정부의 권력서열 3위인 국무장관에 메들린 올브라이트 여사를 기용한 것을 비롯, 장관급에만 5명의 여성을 기용했다. 클린턴 전대통령이 이처럼 여성을 중용한 것은 부인 힐러리 여사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으나 여성 인력의 중용은 시대 흐름에 따른 자연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미국은 이 지구상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가장 활발한 나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만 여성이 장관에 기용된 것은 지난 1933년 루즈벨트 대통령이 프렌시스 퍼어킨 여사를 노동부 장관에 기용한 것이 처음이며 여성 대통령이나 부통령을 아직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대통령이나 부통령직과 관련해서는 1984년 민주당 먼데일 대통령 후보가 제랄린 페라로 여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바 있으나 공화당에 패해 빛을 보지 못했고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엘리자베스 돌 여사가 공화당 후보에 도전했으나 부시 대통령 후보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미국에서 아직까지 대통령과 부통령에 여성이 진출하지 못했지만 정부를 비롯, 사회 각 분야에 여성인력의 활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사회 지도층에도 여성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그동안 여성인력 활용에 매우 소극적이었던 우리나라도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부쩍 늘고 있으며 여성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얼마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최고경영자로 있는 사업체수가 1백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를 기준으로 작성된 사업체 기초통계 조사자료 결과를 보면 전체 사업체수 3백1만7천1백98개 중 여성이 대표자로 돼 있는 사업체가 무려 1백2만2천6백62개로 전체의 33.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60년대 이후 의욕적인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해 오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여성인력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너무 낮아 전체 인력의 반밖에 활용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우리나라도 이제 본격적인 여성인력 활용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실제로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정보화 사회의 한 특징은 모든 것이 여성화되고 여성인력이 더 유용하게 활용되는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지난 산업사회는 남성들이 자랑하는 물리적인 힘(근육의 힘)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시스템이었으나 정보화 사회는 물리적인 힘보다 지식과 정보 등 머리의 힘을 주로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기본적으로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물리적인 힘을 요하는 일은 대부분 기계가 담당하고 이 기계를 활용하는 기술과 지식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나 유연성이 점점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이제 정보화 시대가 진전될수록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인력의 수요는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 나라 경제는 물론 한 기업의 성패는 여성인력을 어떻게 개발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여러가지 여성적인 특성을 남자들도 서둘러 이해하고 이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