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사업을 키워드립니다. 간편하게 몸만 오십시오.”서울 태평로 파이낸스 센터 21층 1천평에 가까운 사무실 공간. 우윳빛 유리로 정돈된 입구를 지나면 솜씨 좋은 비서, 24시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회선, 언제든지 손님을 맞을 준비가 돼 있는 카페, 그리고 패스워드 기능을 갖춘 복사기 등이 나타난다. 이와 함께 사방으로 열린 전망들. 시청 남산 광화문 종로 태평로의 맑은 가을 하늘이 눈 앞에 펼쳐진다.올해 초 태평로 파이낸스 센터에 둥지를 튼 이규제큐티브 센터(The Executive Center) 모습이다. 이 기업은 서울에서 비즈니스를 펼치려는 기업들을 위한 쾌적한 사무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센터 기업.이영서 이규제큐티브 지사장(아래 사진)은 “활발한 외자유치, 빈번한 국제업무 덕분에 비즈니스 센터를 찾는 외국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대기업 금융 정부기관이 집중해 있는 태평로 사무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며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사무실·집기는 기본, 비서업무까지 서비스흔히 비즈니스 센터로 불리는 이 사업은 사무실과 집기를 임대하고 비서업무 서비스를 대행하는 서비스가 핵심이다. 최근 2년 사이 외국기업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국내에도 비즈니스 센터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비즈니스 센터는 쾌적한 사무공간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단순 사무 집기는 물론 첨단 컴퓨터시스템 등 하드웨어를 임대 방식으로 지원한다. 이와 함께 단순 전화상담은 물론 고급수준의 문서업무까지 대행할 수 있는 비서시스템을 갖추고 고객기업을 유치한다. 비즈니스 센터는 기업의 호텔. 외국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하기 위해 국내 시장을 탐색하거나 지사 설립을 위해 임시로 거처하는 일종의 전초기지로 활용된다.국내에서 비즈니스 센터를 펼치는 업체들은 10여개. 이 가운데 대규모 면모를 갖추고 활동하는 기업은 4개사를 꼽는다. 최근에 문을 연 이규제큐티브 센터, 피벗 포인트, 반자코리아, IBK 등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시내 중심가 고층 빌딩에 자리잡고 있다.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규제큐티브 센터는 9백80여평의 공간에 56개의 사무실을 마련했다. 최대 56개사 입주가 가능하다. 물론 대형회의실 2개와 소회의실,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최근 3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이영서 지사장은 “입주 기업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해 공간을 꾸몄다. 완벽한 방음과 개별 냉난방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업체의 특징은 비밀 프로젝트 룸.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비밀리에 작업을 원할 때를 대비해 널찍한 공간을 한 쪽 구석에 마련했다. 이를 위해 대형 테이블과 30회선 이상의 전용네트워크를 준비해 놓고 있다.이 회사는 홍콩 외에 베이징 자카르타 멜버른 사이공 상하이 싱가포르 시드니 도쿄 8개 도시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현지 도시의 사무실을 5일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시회 바이어 미팅을 위해 별도로 호텔을 잡을 필요가 없도록 편의를 갖췄다.현재 파이낸스와 경영컨설팅 업체 30여개 사가 입주해 있다.99년 8월에 문을 연 반자(VANZA)코리아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포스코 빌딩에 위치하고 있는 데 주로 정보통신 네트워크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반자는 중후한 인테리어가 기업의 품위를 더하고 있다”며 “특히 분산형 비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각 입주사들의 비서들이 독립된 업무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비즈니스 센터에서 비서지원 업무는 기본. 그러나 이 회사는 기본업무를 특화했다. 대부분 업체들이 입구 리셉션 데스크에 비서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는 것에 비해 반자는 담당영역을 분할해 맡고 있는 입주업체에 서비스를 집중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시스코 폰다컴 등이 여기를 거쳐 나갔다.부가서비스 경쟁 치열아셈타워 30층에 있는 피벗 포인트는 호텔급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입주사 직원들이 쉴 수 있는 수면실(Nap Room) 카페 샤워룸까지 갖춰 놓고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책상 비서 업무 컴퓨터네트워크 등은 비즈니스 센터의 기본이다. 피벗 포인트는 기본업무는 물론이고 입주사에 근무하는 개개인의 업무 편의를 위해 특급 호텔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지난해 말 문을 연 피벗 포인트는 아셈타워라는 지리적 이점과 정보통신기업 들이 밀집해 있는 환경을 십분 활용, 기업 유치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1천1백30평 공간의 입주율이 1백%에 육박하고 있다. 알려진 기업으로는 정보통신 전문업체 볼랜드와 웹메소드가 입주해 있다.이밖에 IBK라는 비즈니스 센터가 여의도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4개사가 거둬들이는 연간 수입은 2백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 센터를 이용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외국 정보통신 기업들이다. 1년 안에 지사설립을 목적으로 시장 조사와 인재 선발 등을 타진한다. 대부분 비밀을 요구하기 때문에 일부 기업은 간판달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철저하게 개인중심으로 운영된다”며 사무실 분위기를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최소 2인용 사무실 임대료는 월 5백만원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정확한 입주 비용 공개는 불가능하다. 각 입주사 마다 입주 조건, 시간,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입주사들의 목적은 단순하다. 얼마나 단기간에 부여받은 미션, 즉 비즈니스 목적을 달성하느냐이다. 입주비용은 다음이다. 따라서 비즈니스 센터 사업은 매우 전망있는 사업의 하나”라고 설명했다.한편 대형 비즈니스 센터가 늘어나고 경쟁이 가열되자 각 업체들의 부가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초고속 인터넷 전용선(T1급), 여행 호텔 예약은 물론이고 세무 법률 상담, 지사장 숙소를 위한 부동산 컨설팅 등 서비스가 다양해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