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대미문의 테러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째, 공황상황으로까지 치닫던 전세계 금융시장은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유럽과 아시아 각국의 주식시장이 테러직전 가격을 점차 회복하고 있으며 엔/달러 환율도 1백20엔대로 복귀하고 있다. 전쟁에 대한 불안감으로 치솟던 금값도 하락세로 반전했다.무엇보다 걱정이던 국제 원유가는 경기침체 우려감이 반영되며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해 배럴당 20달러를 밑돌고 있다. 미국의 FRB를 비롯한 전세계의 중앙은행이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통화확대 정책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고 있어서다.FRB는 올해만 해도 무려 9회에 걸쳐 총 400bp의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 결과 세계경제의 핵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2.5%로서 지난 6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실질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면서까지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FRB의 다급함을 바라보며 투자자들은 전혀 상반된 두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첫째, 미국경제가 예상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이처럼 공격적인 통화확대 정책이 과거의 사례를 봤을 때 현재의 고통을 잘 참고 견뎌서 바닥시점을 잘 포착한다면 짧은 기간에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다는 생각이다. 한 가지 사건에 대해 상반된 생각과 반응이 일어나는 곳이 주식시장이다.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분명히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으며 주식시장 앞에 주어진 현실은 당장 V자형 회복보다는 다소 어두운 것이 사실이다. 아직 경기회복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번 테러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어떤 식으로 경제에 파급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미국 경제의 경우 소비부분이 전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비중이 큰 상황인데 미국 내 소비지출의 악화는 대미 수출 비중이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수출에 큰 타격을 입히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 실적도 7월 마이너스 21.0%에 이어 8월에도 전년동기 대비 20.1% 감소한 1백18억달러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러사건 여파로 9월에도 부진한 추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 수출경기 회복에 따른 국내 경기 회복의 전망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특히 반도체 경기의 회복 전망이 아직도 불투명한 상황하에서 국내 증시의 핵인 삼성전자가 큰 폭으로 주가가 오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테러사건 직전의 지수를 곧바로 회복하기는 어려운 국면이다.향후 주가, 좁은 박스권내 행보 예상이와 같은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종합지수는 좁은 박스권내의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관련주보다는 업황이 좋은 내수 관련주를 주요 포트폴리오로 운용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연말을 앞두고 실적이 좋은 저가주를 대상으로 배당투자에 나서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다.배당투자 종목으로는 LG전자우 계룡건설 이수화학 한국제지 등이 유망하며 내수 관련주로는 신세계 한미약품 등이 좋아 보이고 대우조선 현대화재 등도 최근 낙폭이 커 유망해 보인다.주식투자 성패는 결국 종목선택에 달려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요즘처럼 시장전체의 리스크에 대한 예측이 어려울 때일수록 시장보다는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나수익률 획득에 훨씬 더 효과가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