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이유 없이 윗니와 아랫니를 맞대고 갈아대는 것을 이갈이라 한다. 코골이와 마찬가지로 불쾌한 소리를 내고 주위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대개 이갈이는 수면 중에 나타나지만 본인도 모르게 낮에 하기도 한다. 또 이를 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누군가 알려주기 전까지는 이를 간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실제 이갈이 환자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이갈이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한때 윗니와 아랫니가 서로 만나는 치아의 접촉관계가 나쁘면 이를 꽉 물거나 이갈이가 발생한다고 여겼지만 연구결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것으로 생각된다. 또 심리적 원인으로 인한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이갈이와 관련있고 이를 가는 사람은 이를 갈지 않는 사람보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거나 얼굴이나 입과 관련된 나쁜 습관이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약물 복용, 유전적 원인, 중추신경계 장애 등이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치아나 음식물을 씹는 근육, 턱관절은 위 아래로 누르는 힘은 잘 견디지만 이갈이에서와 같이 옆으로 가해지는 힘에는 약하다. 따라서 이갈이를 계속하면 턱을 움직이는 근육들이 반복적으로 비정상적 힘을 많이 받아 근육에 묵직하고 뻣뻣한 느낌이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 턱관절에 소리가 나고 통증 및 기능 이상을 일으켜 정상적인 턱운동을 방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갈이 할 때 닿는 치아들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닳게 돼 이로 인해 치아가 시리고 통증이 발생한다. 이처럼 심한 이갈이는 치아는 물론 턱관절, 주위 근육에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이갈이 진단을 위해서 우선 환자 본인이나 주위 사람들에 의해 심한 이갈이가 있다고 하는 경우 앞서 말한 증상들이 있는 지 검사한다. 턱관절 및 치아에 손상이 있는 지를 확인하려면 방사선 촬영이 필요하지만 얼굴 주위 근육과 턱운동 및 턱관절에 이상이 있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치아가 얼마나 닳았는 지도 함께 검사한다. 또 정서적 문제를 평가하기 위해 간이 정신심리검사도 필수적이다. 이런 과정에서 얻어진 여러 정보들을 가지고 담당의사와 면담을 한다.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이갈이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현재 이갈이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턱주위의 근육 긴장을 줄일 수 있는 안정장치를 입안에 끼는 방법과 행동조절요법을 병행하는 것이다.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틀니 비슷한 모양으로 쉽게 끼고 뺄 수 있는 안정장치는 이갈이 때 나타나는 과도한 근육 긴장을 줄일 수 있다.행동조절요법이란 이갈이 때 움직이는 근육의 긴장을 낮춰 그 활동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우선 낮 동안에 근육 긴장을 유발하는 나쁜 습관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줄이는 것이 첫걸음이다. 이 외에도 전기적 자극으로 근육의 이완을 유도하는 방법, 자기 전 명상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푸는 점진적 이완요법 등이 있다.지금까지 설명한 대로 이갈이는 완전히 없애기는 힘들지만 증상 정도에 따라 적극 대처하면 충분히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므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겁게 웃으며 살아가는 것이 이갈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02)760-3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