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노인 전용으로 운영하는 미용실이나 1층을 카페로 운영하는 미용실도 늘고 있다.일본의 서비스 물가는 비싸기 짝이 없다. 전체 수준에서도 세계 톱 클래스를 달리는 것이 일본의 물가지만 서비스 부문은 특히 심하다. 가전 통신 생활용품 등 일반 공산품에서 자기 나라와의 물가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던 외국인들도 일단 서비스 물가에 부닥치면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같은 우동 한 그릇, 카레 한 그릇이라도 서서 먹느냐, 아니면 자리에 앉아 물 한 컵이라도 대접받아 가며 먹느냐에 따라 가격이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진다. 사람의 손을 한번이라도 더 거치면 치러야 할 대가가 반드시 커지니 어찌 보면 냉정한 합리주의가 규율하는 것이 일본의 서비스 물가라고 할 수 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비스 물가는 상대적으로 예비 창업자들에게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품격과 고객의 만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요금만 조금 낮추면 사업자의 존재를 세상에 부각시킬 수 있는 틈새가 서비스 시장에서는 비교적 넓기 때문이다.성공을 꿈꾸는 초보사장들이 각양각색의 신업태를 선보이는 곳 중 대표적인 곳이 미용시장이다. 최소한 3천~4천엔씩을 줘야 하는 이발 요금을 1천엔짜리 지폐 한 장으로 낮추고 그 대신 모든 서비스를 최대한 생략한 이용체인점 ‘QB’의 성공사례는 이미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시간과 사람 손길을 절약한다며 요금을 꼭 1천엔짜리 지폐로만 받는 한편 이발후 진공청소기로 고객의 머리를 빨아 내는 이 업체의 각 점포에는 돈과 시간을 아끼려는 인파가 장사진을 이뤄 제2, 제3의 QB출현을 짐작케 하고 있다.오사카에서 성업중인 ‘커트스페이스 다이코쿠’는 QB의 초간편주의에 스케일과 세분화된 서비스를 함께 갖춘 곳이다. 단일 가격, 단일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QB와 달리 이곳은 대형 실내에서 고객들이 좀 더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본 커트는 1천엔을 받지만 부분 커트는 7백엔, 이용사 지명·예약의 경우는 5백엔을 플러스한 1천5백엔을 받는 등의 식이다. 대기 고객을 위한 음료용 자판기도 갖춰 경쟁업체 점포에 비해 삭막함이 덜하다. 편안한 분위기 연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여성고객들이 의외로 자주 드나드는 게 또 다른 특징이다. 오사카 신사이바시에 자리잡은 커트스페이스 다이코쿠의 히라노 히사구미 점장은 “초염가 커트전문점이라는 인상 때문에 남성고객들만 올 줄 알았는 데 6대4 정도의 비율로 여성들이 오히려 더 많다”고 말한다.고령자 전문·카페 동시 운영 점포도 늘어또 하나 주목을 끄는 오사카 커트전문점은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점포 뉴 코스모스다. 개호(환자를 돌보는 간호와 달리 지체 부자유자, 고령자들의 곁에서 일상 생활을 도와주는 보조서비스임) 복지사 면허증을 갖고 있는 나카무라 요리코씨가 운영하는 이 점포는 2000년 11월 문을 열어 개점 후 아직 1년이 채 안됐다. 하지만 고령자와 휠 체어를 탄 고객들이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도록 실내 집기와 설비, 서비스에 신경을 쏟은 덕에 오사카 일대에서는 벌써 인기업소로 부상하고 있다. 뉴 코스모스는 커트 2천엔, 퍼머 5천엔으로 요금이 아주 싸지는 않지만 출입구 문턱을 없애 몸이 불편한 고객이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한 것이 매력이다.고급스런 분위기의 카페를 동시 운영하는 업체도 승승장구 성공의 길을 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도쿄 외곽의 미나미 후나바시에서 지난 96년 첫 등장한 미용실 ‘리무헤어 리무카페’는 점포내 카페와 미용코너를 함께 설치, 젊은 고객들로부터 특히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페 부분을 대합실 형태로 꾸며 친구 연인들과 함께 온 고객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2층을 미용코너, 1층을 카페로 꾸민 이 점포는 고객들이 미용에 관계없이 수시로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는 등 다목적으로 쓰이고 있어 부대 매출 상승효과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업주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