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분야 재테크 전문가 초빙에서 현장견학까지 다양 … 불법투자자 모집 우려 시각도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서 간혹 참석합니다. 쉬는 시간에 참석자끼리 커피 한잔 나누다 보면 알짜배기 투자 정보를 건지는 경우도 있어요.”지난 10월11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목요 무료 부동산 강연회’에서 만난 김인자(54) 주부의 말이다. 한국토지신탁이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개최하는 이 강연회는 이날 1백회를 맞아 ‘특강’으로 꾸며졌다. 강사는 잦은 TV 출연으로 주부들 사이에 인지도가 높은 정광영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장. ‘중장기 부동산시장 예측과 투자전략’이라는 제목의 이 강의에선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부동산시장 동향이 자세히 언급됐다.부동산에 투자해 돈 번 사람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공통점은 시장 흐름에 밝고 부지런히 투자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 경제지와 전문지를 정독하는 것은 물론 모델하우스나 중개업소 컨설팅업체 등 ‘현장’에 자주 나가 시장 감각을 키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빼 놓지 않고 참석하는 곳이 바로 부동산 투자 강연회장이다. 부동산 관련 업체와 언론매체 등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부동산 투자 수요를 겨냥, 각종 강좌 기획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일반투자자 대상 강좌 ‘인기’건설사업관리업체 한미파슨스는 부동산114와 함께 부동산 재테크 세미나를 개최한다. 10월22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 4층 아트홀에서 열리는 이 세미나의 주제는 ‘부동산 재테크로 보유자산 2배 늘리기’.부동산114 김희선 상무가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을 설명하고 해밀컨설팅 황용천 대표가 부동산 재테크 성공사례에 대해 강연한다. 또 최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리츠 투자 포인트에 대해 알투코리아 서후석 대표가 강연하며 김상운회계사가 자산관리 및 세테크에 대한 조언도 곁들인다.이 세미나를 기획한 한미파슨스 이영호 차장은 “저금리 때문에 보유의 자산 활용 방향을 놓고 고민하는 일반투자자가 많다. 각 분야별 전문가를 초빙, 재테크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현대백화점은 문화센터 프로그램으로 부동산투자전략 강좌를 편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사는 오랫동안 한강변 재개발 컨설팅을 해오면서 서일대학 부동산학과에도 출강 중인 반도컨설팅 정종철 사장. 지난 9월3일부터 11월19일까지 격주 월요일마다 본점과 신촌점, 미아점에서 1시간 30분간 강의를 진행한다. 주부뿐 아니라 부동산 투자에 관심있는 중년 남성들도 참여해 매번 열띤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현대백화점 외에도 롯데 신세계 등 일부 대형 백화점도 지역점별로 부동산 재테크 강좌를 비정기적으로 편성하고 있다.전원주택 전문업체 그린홈넷은 제주도에 관심있는 예비 전원생활자 및 사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투자 워크숍 여행을 떠난다. 11월9일부터 2박3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새로운 숙박형태 펜션을 비롯한 제주도 전원주택지를 돌아보고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적. 1~2시간 진행되는 일반 투자전략 강좌에 비해 한층 깊은 정보를 체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부동산정보 제공업체 부동산뱅크의 경우엔 건설사와 실수요자의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벤트 모델로 부동산설명회를 채택하고 있다. 주로 건설사 모델하우스를 강연회 개최 장소로 설정, 비정기적인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중이다. 99년부터 지금까지 22번의 개최 경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베테랑으로 꼽힌다.투자설명회 기획을 맡고 있는 김용진 차장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객 집중력이 뒤떨어지는 오피스텔, 주상복합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강연회 주무대다. 윤은기 박사, 엄길청 교수, 김우희 편집장 등 유명 경제전문가를 강사로 초청하기 때문에 매번 수요자 반응이 뜨겁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부동산 투자설명회에는 평균 3백명 선의 청중이 모여든다. 이밖에 21세기컨설팅은 양화석 사장을 강사로 한달에 한번꼴로 투자전략 강연회를 열고 있으며 한국토지신탁은 매주 목요일마다 무료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사모펀드·유사수신 행위 ‘주의’그러나 부동산 투자 강연회가 모두 좋은 평을 받는 것은 아니다. 개별 업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특정 부동산을 빨리 매각하기 위한 홍보의 장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월 2~20% 확정수익’ ‘원금보장’ 등의 선전문구와 함께 신문에 등장하곤 하는 투자강연회 광고는 십중팔구 사모펀드나 유사수신 행위 업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저금리와 증시 침체로 투자할 곳을 절실하게 찾는 이들에게 원금 보장과 일정한 확정금리 지급까지 약속,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상태다. 건교부 인가를 받지 않은 채 ‘리츠’라는 용어를 사용하거나 원금 및 확정금리를 보장하는 업체는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다.또 강연회에 참석하는 청중들도 가릴 건 가려 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종철 반도컨설팅 사장은 “간혹 부실채권 매각이나 미분양 해소를 위해 개최하는 강연회에 가 보면 ‘무조건 좋다’는 식의 설명이 본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고 “청중들도 강의의 주제가 무엇인지 간파하고 소화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부동산 투자 ‘골드 마우스’윤은기·이문숙 등 청중몰이부동산 투자를 주제로 하는 각종 강좌, 세미나에는 청중몰이를 하는 강사가 따로 있다. 부동산뱅크의 투자설명회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윤은기 IBS컨설팅그룹 대표. 경제 전반의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청중을 몰입시키는 강의 능력을 가졌다는 평이다. 이 회사 김우희 편집장도 친숙한 외모와 말솜씨로 주부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대한부동산경제연구소 김정렬 소장은 과거 대한부동산신탁 컨설팅팀에서 오랫동안 갈고 닦은 경험과 예측능력이 탁월하다는 평. 특히 어려운 부동산 논리를 쉽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초심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이문숙 LMS컨설팅 대표는 TV에서 다져진 조리있는 언변과 오랜 컨설팅 경력에서 나오는 투자 조언으로 인기 강사 반열에 올랐다. 정종철 반도컨설팅 사장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 실질적인 투자정보 전달에 능하다는 평이다. 오랫동안 서울 성동구 일대에서 한강변 재개발 컨설팅을 해 왔고 이를 토대로 서일대학 외래교수로 출강하고 있는 점이 강남권 주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강연회 일정이 끝난 후에도 수강생을 대상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 개인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그렇다면 인기 강사들이 받는 강의 수수료는 얼마나 될까. 지명도와 경력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개 A급 인기 강사는 1시간당 1백만원 선의 대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