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연구성과 활용 치료보조제 판매, 수익창출·개발 재투자 ‘일석이조’ … 싸이제닉 선도적

국내 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IT기업과 달리 바이오 벤처기업은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투자비용 회수기간이 길게 걸릴 수밖에 없다.그런데 싸이제닉을 비롯한 바이오 벤처들이 이런 난점을 극복한 자가발전형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나섰다. 바이오 벤처의 ‘자가발전형’ 비즈니스 모델은 신약개발의 중간 연구성과를 활용, 신약 이전에 치료보조제를 개발해 판매하는 모델.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여기서 나온 수익을 다시 신약개발 연구에 재투자하고 있다.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뉴트라수티칼’ 제품. 뉴트라수티칼은 ‘Nutrition(천연 영양) +Pharmaceutical(제약)’의 합성어. 미국 유럽 등 선진기업에서 적용하고 있는 상품 개발 기법이다.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食=藥’, 즉 먹는 음식과 약을 의미한다. 식용으로 사용되던 천연물에서 특정질병에 유효한 성분을 찾아내 이를 신약 이전의 치료보조제 형태로 개발한 것이다. 신약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임상연구 비용 및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매출을 통해 기업의 성장 및 수익성을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막대한 개발 비용·시간 단축 ‘장점 많아’벤처기업이 수 십년이 걸리는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에만 몰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특히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신약 개발 분야에서 국내 바이오벤처가 아무리 좋은 기술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상용화에 실패하면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신약으로 등록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각종 임상실험 및 연구에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감당하기도 버겁다.요즘은 경기가 불안해 이렇다할 성과도 없는 버티기 전략은 통하지 않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버티기’ 보다는 ‘스스로 벌어서 살아가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이같은 필요성에 의해 싸이제닉(www.scigenic.com)은 ‘자가발전형’ 사업모델을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업체는 신약개발의 중간 연구 성과물을 활용, 신약 이전단계의 치료보조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싸이제닉이 생산하고 있는 치료보조제품으로는 치매 예방 및 치료보조제 ‘알치마176’과 수험생 전문직 등 활발한 두뇌활동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두뇌 영양제 ‘뉴로맥스’가 있다.‘알치마176’과 ‘뉴로맥스’는 싸이제닉이 국내 자생식물에서 찾아낸 천연물질 INM176이라는 물질이 주요 성분이다. 싸이제닉은 두뇌에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뇌의 노화를 방지하고, 치매의 원인물질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가진 단일성분 몇 가지를 INM176에서 확보하고 신약연구에 전념해 왔다.INM176의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 싸이제닉은 INM176을 원료 형태로 혹은 ‘알치마176’및 ‘뉴로맥스’ 등의 완제품 형태로 지난 2년 동안 수 십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판매채널을 다양화하고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이 뒷받침 될 경우 내년 한해 매출 규모를 1백억 여원으로 잡고 있다.이밖에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비만 치료제도 만들고 있다. 순수 한방약재에서 추출한 물질을 주로 한 새로운 비만 치료제는 다이어트 효과와 작용에 있어서 획기적인 것으로 회사는 평가했다. 이 회사는 비만 치료보조제로 다이어트 식품 및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의 형태로 신약 연구 이전에 제품화한다는 계획이다. 싸이제닉은 이에 대해 “앞으로 신약연구를 진행함과 동시에 다양한 종류의 ‘뉴트라수티칼’ 제품을 치료보조제 형태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와 함께 싸이제닉과 유사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채용하는 기업들이 늘어가고 있다. KBP는 콜레스테롤 억제 기능을 가진 ‘폴리만’, 식이섬유소재 ‘폴리G’ 등과 같은 생물유래 기능성 식품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남양알로에로부터 분사해 독립한 유니젠은 알로에의 성분분석을 위해 식물 구성성분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신약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호프 마늘 브로콜리 서양고추 등 10여종의 식물에서 추출, 정제한 물질에 홍삼성분을 함유한 생리활성 전달물질 ‘바이오맥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에 앞서 출시하는 것이 시장 승부의 관건이다. 이때문에 완제품에 앞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을시장에 선보이는 바이오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바이오기업의 변화를 진단했다.이희설 싸이제닉 사장“세계적 신약 개발업체 목표”이희설 싸이제닉 사장은 다국적 생명공학 기업인 듀퐁 경력을 기반으로 바이오벤처를 시작했다. 최근 중간 결과물을 상품화하는 비즈니스모델로 바이오벤처의 새지평을 열고 있다. 이 사장으로부터 경영비전과 최근 추진하고 있는 한라산 탐사 프로젝트를 들어봤다.싸이제닉의 경영 비전은.싸이제닉의 궁극적인 사업 목표는 세계적인 신약 개발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싸이제닉은 ‘자가발전형’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싸이제닉은 치매 당뇨 비만 관절염 암 등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심각하게 대두되는 질병 치료제 개발을 주사업분야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 치매 비만 관절염 등의 신약 후보물질은 이미 확보했다. 치료보조제 개발도 마쳤다. 그외 신약 후보물질들은 내년 상반기 중 확보될 예정이다.이에 따른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앞으로 개발될 제품들은 예외없이 신약개발 수준의 안전성 시험을 거쳐야 한다. 일례로 싸이제닉이 개발한 치매 치료보조제 ‘알치마176’의 경우 수차례의 안전성 시험은 물론 논산백제노인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의 임상연구를 통과한 제품이다. 과학적 연구와 실험의 뒷받침이 싸이제닉의 경영원칙이다.대규모 공동연구 프로젝트나 전략적 제휴도 추진하는가.싸이제닉은 대학연구소, 국책 연구기관 등과 광범위한 연구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이들 연구소 및 기관들은 과학적인 연구분석을 담당하고 싸이제닉은 이들 연구소에서 나온 연구결과를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방향으로 상업화시키는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국내 처음으로 한라산 생태계 조사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데.한국의 자생식물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로서 유효성분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이에 제주대학교와 공동으로 고혈압 치매 당뇨 등과 같은 질병 치료에 유효한 자생식물 탐색 프로젝트를 협의했다. 최근 한라산 자생식물을 이용한 ‘천연추출물 라이브러리’ 구축을 논의했다. 자생식물의 보고인 한라산에서 자라는 식물과 이들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