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카지노사업을 고부가 관광사업으로 집중 육성시킴과 동시에 대규모 종합레저 기업으로 키운다는 게 도약플랜의 핵심이다. 파라다이스는 그동안 카지노 사업을 중심으로 종합레저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이는 호텔 5개, 카지노 5개, 면세점 3개, 골프장 3개, 백화점 1개 등 계열사 면면에서 나타난다. 이런 점만 보면 제2 도약플랜이 예나 지금이나 특별히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파라다이스의 이번 도약플랜은 코스닥 등록을 전환점으로 투명기업으로 탈바꿈해 추진한다는 점에서 다르다.파라다이스가 코스닥등록을 추진하는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더 이상 음지사업으로 남지 않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적인 카지노 업체들과 어깨를 겨루는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이제는 카지노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고 기업의 자본을 분산, 소득을 재분배해 국민과 함께 하는 기업으로 변신해야 할 때”라며 “카지노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도 많이 달라져(코스닥 등록을) 강력하게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여기엔 카지노업계의 대부 전낙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도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회장은 상장을 통해 경영실태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파라다이스가 무엇보다도 코스닥등록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대규모 레저시설을 갖춘 세계 카지노 업체들이 아시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시설을 확충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외국의 몇 카지노 업체들은 국내진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아시아지역에서의 카지노 관련 매출액은 현재 80억달러에서 2010년 2백4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란 게 카지노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마카오는 라스베이거스식 대형 카지노 시설을 확충하고 있고 필리핀은 마닐라만을 겜블링만으로 개발 중에 있으며 대만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신설 중에 있다. 그리고 캄보디아 베트남 북한이 카지노를 신설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 및 대만 고객이 70%인 국내 카지노업체들은 시설을 확충하지 않으면 이들을 놓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경영 공개로 부정적 이미지 해소 기대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대형 카지노 업체들은 국내 진출마저 타진하고 있어 국내 카지노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올들어 미국 하원의원 출신 스티븐솔라즈가 방한해 카지노 투자 가능성을 엿보고 돌아갔고 대형 카지노를 둔 미라지호텔 관계자들과 인터베스트그룹 관계자들도 한국을 다녀갔다. 인터베스트그룹은 카리브연안 및 브라질서 대형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대형 카지노 시설인 겐팅하이랜드를 운영중인 겐팅그룹 관계자들은 인천 송도에 카지노 설립 가능성을 두드리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같은 세계적인 카지노업체들의 움직임을 예전부터 주시해온 파라다이스로가 생존을 위한 대책을 강구해온 것은 당연한 일이다.파라다이스는 지난 98년 인천 국제공항 인근에 3단계 대규모 리조트 시설 투자계획을 세웠다. 이는 기존의 단조로운 집객시설 위주의 관광시설에서 벗어나 관광객들이 수일간 단지내에 체류하면서 다양한 위락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시아로 몰려드는 외국의 대형 카지노 및 호텔업체들에 맞서 싸우기 위한 의지도 담겨 있음은 물론이었다.문제는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파라다이스가 1단계로 추진을 준비 중에 있는 리조트시설비는 2천9백억원이다.코스닥위원회 “요건 갖추면 언제든 등록 OK”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선 외국 투자자의 유치가 필수적”이라며 “주식의 유동성 여부를 최우선시 하는 외국 기관투자가의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선 코스닥 등록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 대형 카지노업체들은 이미 주식시장에 상장돼 공개시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에는 20개 기업이 카지노&게이밍 인더스트리로 분류돼 상장돼 있고 이중 시가총액이 5억달러가 넘는 카지노업체만 7개에 달한다. 이밖에 영국(3개) 프랑스(6개) 호주(7개) 말레이시아(2개) 등의 카지노 업체들도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따라서 파라다이스가 이같은 세계 카지노업체들과 같은 경쟁대열에 끼느냐는 코스닥 등록 여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11월14일은 파라다이스에게 중요한 날이다. 코스닥위원회가 이 회사의 코스닥등록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날인 까닭이다. 물론 파라다이스가 이번에 보류 판정을 받는다고 해도 내년에 다시 신청하면 등록심사를 받을 수 있다.파라다이스의 코스닥 진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9년 국내 카지노 업체로는 최초로 증시에 상장하려 했지만 당시 ‘사치 향락업종을 증시에 진입시킬 것인가’를 놓고 논란이 일어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어 파라다이스는 지난해에 다시 등록신청을 했으나 ‘부실계열사 자금지원과 지급보증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두 번째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10월말 세 번째 시도를 했지만 이 또한 미뤄졌다. 당시 국내에서 유일한 내국인 상대 카지노업체인 강원랜드가 코스닥등록 심사를 통과해 파라다이스의 무사통과가 점쳐졌다. 하지만 코스닥위원회는 10월30일 파라다이스가 예비심사에 필요한 서류제출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등록심사를 11월14일로 연기했다. 이번에는 파라다이스의 숙원인 코스닥등록이 가능할까.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서류가 미진해(파라다이스의 코스닥 등록이) 보류된 것일 뿐 다른 뜻이 없었다”고 말해 요건만 갖춰지면 무사통과할 것임을 내비쳤다. 그동안 파라다이스의 발목을 잡았던 계열사 대여금과 지급보증이 해소되면 등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계열사 대여금은 거의 제로에 육박할 정도로 회수했고 지급보증은 담보설정 기간을 연장하지 않아 해소할 계획”이라며 “필요할 경우 ‘담보연장을 안한다’는 각서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파라다이스의 코스닥 등록은 시간만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도 파라다이스의 연내 등록을 거의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코스닥에 등록되면 국민의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만큼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문화재단 및 복지재단 등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