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같은 자물쇠도 집주인이 사용법을 모르거나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무용지물이다. 정보보안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탄탄한 방화벽(Firewall)이라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 보수를 해 주지 않으면 안된다.장문수(45) 어울림정보기술(www.oullim.co.kr) 사장은 최근 자사 제품을 24시간 원격 관리할 수 있도록 콜센터를 구축했다. 어울림정보기술은 방화벽, VPN(가상사설망) 등 보안관리시스템 개발전문 업체다. 특히 인터넷 침입차단 방화벽인 ‘시큐어웍스(SECUREWORKS)’는 조달청으로부터 방화벽 부문 우수제품 1호로 선정됐을 만큼 성능을 인정받았다. 현재 국내 방화벽 시장에서 35%의 점유율로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시큐어웍스’ 방화벽 부문 우수제품 1호 선정“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 제품 마케팅에서도 큰 차이가 있죠. 수만 개의 제품 가운데 하나라도 불량이 있으면 물량 전체가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따라서 지속적인 컨설팅과 때맞춰 업그레이드를 해주지 않으면 고객으로부터 불신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그는 말한다.그가 콜센터를 본격 가동하며 고객 서비스 부문에 주력하는 데는 해외 시장 개척 과정에서 체득한 교훈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년여에 걸쳐 방화벽 제품을 들고 미국 시장을 뚫으면서 이 부분을 뼈저리게 느꼈다. 보따리 장사로 들어가서는 절대 제품을 팔 수 없는 곳이 미국이란 나라였다. 몇몇 HW업체들처럼 물건만 팔고 떠나버릴 지도 모른다는 불신이 만연해 있었던 것. 패키지의 품질 보증은 물론 이후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해줄 수 있어야만 제품을 받아주겠다는 게 그들의 요구였다.결국 현지에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서야 판로가 뚫렸다. 지난해 미국 뉴저지에 마이크로시큐어(www. microsecure.com)란 법인을 세우고 마케팅에 나섰다. 그 결과 지금은 보안업계에서 해외 매출을 올리는 몇 안되는 업체 중 하나가 됐다. 최근 방화벽 시장에서 코스닥시장 등록 기업인 시큐어소프트를 뛰어넘기까지 했다.그리고 당초 계획했던 대로 국내외 모두에 콜센터를 구축하고 밤낮없이 상담과 유지보수 서비스를 강행하고 있다. “미국이 밤일 땐 우리 나라가 낮이고 우리가 밤일 땐 미국이 낮이니까 인원을 늘리지 않고도 교차 상담이 가능하죠.”전화상담으로 안되면 고객의 동의하에 시스템을 열어 인터넷상에서 점검을 하고 그래도 해결이 안되면 담당직원을 파견하는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겠다는 게 그가 세운 원칙이다. 앞으로는 벤처기업들도 대기업 못지 않은 사후 서비스 관리가 이뤄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이런 서비스 품질뿐 아니라 제품도 국제적 기준에 부합토록 한다는 게 그의 목표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공공기관용 납품 기준인 K4인증을 획득하고도 만족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까닭이다. 이어 미국 트루시큐어(TruSecure)사로부터 아시아에선 최초로 국제컴퓨터보안협회(ICSA) 인증을 받고 나서야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다.현재 한국정보보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숭실대 전자계산학과를 나와 두산정보통신에서 개발팀장, 영업부장을 거쳐 97년 창업했다. 회사 설립 후 네트워크 보안에만 전념한 끝에 드디어 올해 시장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지난해 6월엔 국가정보화 유공자로 선정돼 대통령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