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PDA를 손에 쥐었다’.SK 교보 동양 메리츠 신한 한화 등 중위권 증권사 6개 업체가 손을 잡고 공동 서비스 전선을 구축했다. 11월1일부터 주식투자자들에게 PDA를 무료로 공급하고 이를 통해 손에서도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골자. 데이터와 음성통신을 결합한 PDA로 전국 어디서나 주식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가 이미 이동단말기를 통한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수도권에만 국한됐다는 점과 이용료가 비싸다는 점 등이 고객들의 불만이었다.6개 증권사의 PDA 프로젝트 ‘모바일로’ 서비스의 또 다른 장점은 SKT LG텔레콤 KTF 등 3개사의 휴대폰 망을 이용, 이동중에도 통신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달 이용료는 통신료를 포함, 4만원 선.모바일로 프로젝트에 들어간 자금은 1백억원대다. 각 증권사별로 동일한 출연금을 내놓았고 기술적인 부분은 아이엠넷피아 컨소시엄이 진행했다.지난해 12월 모바일을 통한 증권거래 서비스를 구상하던 SK증권이 사실상 이 프로젝트를 앞장서 진행했다. 뒤를 이어 교보증권 동양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사업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냈고 같이 진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각 증권사들은 60억~70억원의 투자비를 절감했다.과거 증권사마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람에 중복투자의 고통을 안아야 했다. 오호수 증권업협회 이사는 “과도한 설비투자로 증권사의 경영압박이 심한 때 이처럼 증권사들이 공동으로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단말기가 없는 주식투자자들은 우선 해당 증권사에 계좌를 연다. 증권사 창구에서 고객에게 PDA를 내주지만 가격은 무료다. 다만 2년 동안 일정액의 주식 약정고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예컨대 90만원짜리 컴팩의 아이팩을 구입할 경우, 매월 4천3백만원의 약정고(총 주식 거래금)를 2년 동안 유지해야 한다. 말하자면 2년 분할상환인 셈이다.무료 PDA로 어디서나 주식거래 ‘주목’고객은 삼성 LG 팜 컴팩 셀빅 등 원하는 PDA 제품을 고를 수 있다. 또 모바일로 서비스는 외환카드와 각 증권사 계좌, 그리고 SK주식회사의 OK캐시백 서비스를 결합, 고객이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누적시킨 포인트를 단말기 구입 대금으로 상환시킬 계획이다.이처럼 증권사와 PDA가 결합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PDA는 최근 성장성 높은 산업으로 부각됐지만 현실에서는 달랐다. 일부 기업들만 PDA를 사용할 뿐 일반인에게는 그다지 필수적인 상품이 아니었던 것. 기능이 복잡하고 기존 휴대폰의 기세에 짓눌려 그동안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PDA 사업의 성장가능성으로 삼성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시설 투자는 해놓았지만 소비가 이를 뒷받침 해주지 않았다. 일반인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했고 이를 6개 증권사가 숨통을 틔워준 셈이다.휴대폰 산업도 초창기에는 무료로 나눠주고 통신 이용료만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해 냈다. PDA 역시 이 방법을 따르는 것이다. 주식투자자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 일반 수요도 늘 것으로 PDA 업체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