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밀러(William Miller, 사진)는 미국 뮤추얼펀드 업계의 스타다. 그는 90년 이후 매년 S&P500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 유일한 매니저이기 때문이다. 밀러가 맡고 있는 레그 메이슨 밸류 트러스트(Legg Mason Value Trust)의 운용수익률은 90년대 10년간 연평균 22.8%로, 대형주 펀드 중 상위 1%에 속한다. 같은 기간 중 대형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4.9%였으며 S&P500지수는 연평균 16.3% 상승했다.그의 펀드는 펀드평가회사인 모닝스타로부터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고 있다. 모닝스타는 이 펀드를 ‘위험은 평균이지만 수익률은 높은’ 펀드로 평가하고 밀러를 90년대 최고의 매니저로 선정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7.1%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역시 지수 하락률 7.7%보다는 양호했다. 금년에는 지수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밀러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정보장교로 복무한 다음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철학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그후 제조업체 회계담당자와 연기금 매니저를 거쳤다. 81년 현재의 레그 메이슨 운용회사에 입사, 리서치담당 임원으로 일하다 85년부터 펀드 운용을 맡고 있다. 그는 저평가된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스타일이다. 주식을 한 번 사면 평균 5년 정도 보유한다. 그래서 펀드의 연간 회전율이 20% 밖에 안된다.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종목도 겨우 35개 정도로 대단히 적다.그는 10월 중순에 미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주가는 테러사건 전부터 이미 바닥권에 와 있었으며 이번 폭락으로 확실한 바닥을 다졌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주가의 저점은 상황이 가장 암울할 때 형성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기사이클의 주기는 보통 4년이므로 경기침체는 4년에 한번 꼴로 오는 데 이번 불황과 주가하락은 82년 이후 무려 18년간 계속된 활황 후에 오는 것이어서 투자자들이 경기하강에 관련된 뉴스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주가는 이미 예상했던 것과 다른 일이 생길 때 변동한다. 경제전망이 어둡고 기업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은 테러사건 직후의 주가폭락으로 다 반영됐으며 9월21일 주가가 이번 하강국면의 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테러사건 이후가 주식 살 때” 주장그는 테러사건 이후 발표된 추가 금리인하,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경기부양책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하반기부터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성장률이 회복되고 기업수익이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며 금리는 현재 수준이나 약간 더 낮은 수준에 가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 주가는 지난해 9% 떨어진 데 이어 올해도 20% 떨어져서 9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에 와 있으므로 지금이야말로 주식시장을 밝게 보고 투자금액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테러사건 이후 전문가들은 경제전망이 좋지 않으므로 주식투자에 신중을 기하라고 얘기하고 있으나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신중을 기해야 할 때는 지난해 3월처럼 기업 이익이 급증하고 주가가 고공비행하며 금리가 오르고 인플레 조짐이 나타날 때다. 요즘과 같이 기업 이익이 바닥을 기고 금리와 인플레율이 떨어지며 주가가 몇 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을 때는 조심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야 한다.”